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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수와 인류문명 발생지
icon 조희래
icon 2010-08-23 12:4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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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수와 인류문명 발생지

홍수로 인한 피해가 연일 방송되고 있는 요즘이다. 그래서 홍수하면 우리는 먼저 자연재해를 떠올리게 된다. 과연 홍수는 사람에게 해롭기만 한 걸까? 아이러니하게도 나일강, 유프라테스-티그리스강, 인더스강, 황하강 유역에서의 인류 문명 발생은 홍수의 혜택을 크게 받았다. 강물과 홍수가 가져다준 양분으로 비옥해진 땅에 정착하여 농사를 지으면서 사람은 비로소 문명을 일궈 낼 수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 문명 발생지는 퇴화되었고, 심지어 사막이 된 곳도 있다. 왜 그렇게 되었을까?
이집트 나일강은 다량의 비옥한 토양입자를 운반해 와서 하구 평야에 뿌려주고 강물은 매년 홍수와 더불어 화산재에 유래된 비옥한 양분을 한껏 운반하여 나일 문명을 낳게 하였다. 1만 4천년에 걸쳐 충적된 나일의 삼각주는 해마다 지중해로 뻗고 있었으며 그 면적은 1백만ha가 넘는다. 그러나 야생식물을 걷어내고, 댐으로 막히면서 수 만년을 이어온 자연균형이 깨어지고 지하수위가 높아진 평야는 염류집적과 알칼리화가 심해져 물 있는 사막으로 변하고 있다.
유프라테스-티그리스 강 사이에 둘러싸인 충적단구지에 위치한 메소포타미아도 홍수로 경사가 심한 아르메니아 고원의 눈 녹은 물이 흐르면서 매년 많은 량의 양분을 보태어 주어 수천 년 동안 고도의 문명이 발달될 수 있었다. 그러나 이 문명은 멸망하였고 흙도 사막화되었다. 이는 삼림남벌과 관개수로를 잘못 관리하여 홍수가 나고 가뭄으로 계속된 관개는 토양의 염류집적을 초래하였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인더스강 유역에 찬란했던 인더스 문명 또한 거대한 건물을 만드는데 필요한 벽돌을 굽는 땔감을 조달하기 위하여 막대한 양의 삼림을 파괴한 결과로 황폐화 되고 말았다. 중국의 황하문명은 바람에 날아와 쌓인 풍적토인 황토에서 만들어졌다. 황토는 자연 식생이 파괴되면 쉽게 침식되며 수분이 적당하면 비옥하나 건조하면 생산력이 급격히 저하되는 특성이 있다. 이 곳 또한 부적절한 토양관리로 흉작이 잦은 실정이다.
구름이 모여 비가 내리면 물은 흘러 어디서든 모이게 된다. 평야를 이루어 문명을 일구기도 하고 막힌 하수구에 머물러 마을을 침수시키기도 한다. 오랜 인류 문명 발생지가 번성하지 못하고 오히려 퇴화된 것이 우리 모두에게 어떠한 메시지를 남기고 있는지 되짚어 봐야한다. 자연에 거스르지 않으며 더불어 사는 지혜가 필요하다. 이것을 실천하는 가장 기본은 아마도 물길과 흙, 자연식생이 조화롭게 균형을 이루도록 관리하는 것이라 생각된다.

자료제공 : 농촌진흥청 토양비료관리과 한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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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23 12:4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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