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한마음의 치유/교 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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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한마음의 치유/교 환
  • 고재섭
  • 승인 2011.08.01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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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재섭
(상한마음의 치유)
 

교 환



어떤 뛰어난 등반가가 있었다.

그는 절벽에서 미끌어져

죽음의 위기에 놓였으나 가까스로

절벽 등성이에 삐져나온 나뭇가지를

붙잡게 되었다.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었겠는가?

그는 기도하기 시작하였다.

그러자 우렁찬 목소리가

산을 울리며 메아리쳐 왔다.

"나는 하느님이다. 무엇을 원하는가?"

등반가의 기쁨이 어떠했을지 생각해 보라.

다급한 등반가의 대답은 분명했다.

"저를 살려주십시오!"

자신의 신화가 그러하였듯이 등반가는

흥정하기 시작했다.

"만약 저를 살려만 주신다면,

더욱 자주 미사를 드리고

미사 독서자의 일도 하며

보이스카웃도 열심히 하겠습니다."

하느님께서 응답하셨다.

"그래, 좋다. 그런데 너는

나를 사랑하느냐?"

그는 누군가를 사랑한다고 대답하였다.

"정말 사랑합니다. 그러니 제발 빨리 구해주십시오.

가지가 부러지려 합니다."

"너는 나를 믿느냐?" 하느님이 묻자,

"물론 믿습니다." 하고 새파랗게 질린

등반가는 대답했다.

"누구나 알고 있습니다. 당신께서는

무엇이든 하실 수 있다는 것을."

"그러면 너를 구해 주마." 하느님께서

말씀하셨다.

"네가 해야 할 일은 하나뿐이다."

"어서 말씀해 주십시오."





"가지를 놓아라."



그순간 침묵이,



아주







침묵이

흘렀다.



등반가는 벼랑 위를 보고 외쳤다.

"거기 아무도 없오?"

 

-"하느님을 찾는이들"(어네스트 라센 신부 지음/고재섭 옮김/성요셉출판사 펴냄)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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