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케스트라와 자연의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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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케스트라와 자연의 소리
  • 고현준 기자
  • 승인 2011.08.10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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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자연과 오케스트라가 닮은 이유

 

오케스트라와 자연의 소리는 많이 닮아 있다

 

제주도의 음악계를 이끌고 있는 한 오케스트라 지휘자가 사석에서 오케스트라와 자연의 닮은 점을 소개해 관심있게 들은 적이 있다.


매주 제주도의 오름과 숲길 그리고 곶자왈을 찾아다니며 자연을 즐긴다는 이 지휘자의 이론은 이렇다.

"오케스트라는 현악기와 관악기 그리고 타악기로 이뤄져 있다. 또한 모든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음악은 현악 중심으로 흐른다는 것이고 특히 대부분의 곡은 피아니시모(아주 작은 소리로) 중심으로 흐르며 폴테(아주 크게)는 아주 작은 부분밖에 차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렇게 오케스트라의 곡은 현악기-관악기-타악기 순으로 소리의 부분을 차지하는 음악에서 의 비중을 재미있게 소개했다.

얘기는 거기에서 끝나지 않고 이를 자연의 소리와 비교하기도 해 더욱 경청하게 만들었다.

"현악기는 숲속의 바람소리와 같고 관악기는 물의 소리이며, 그리고 타악기는 현대의 시끄러운 소리"로 대별하기도 했던 것.

그래서 음악에서도 타악기가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낮다는 분석이었다.

결국 도시에서 시끄러운 타악기 소리에 익숙해진 사람들은 바람과 물의 소리를 찾아 숲길을 찾는 것이며 바다나 계곡을 찾아 자연의 소리를 듣고 싶어 올레길을 걷고 싶은 것인데 제주도의 개발정책이 이들이 듣고 싶은 소리를 막아버리고 있다는 지적이었다.

새소리와 바람소리를 듣고 싶은 현대인들에게 올레길에서 나는 시끄러운 음악소리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얘기이다.

이 지휘자는 또 세계 어느 나라건 자연을 거스리는 건물이 생기지 않도록 수천 년 전부터 노력해 왔는데 제주도는 자연과 배치되는 건축 또는 건설이 최근 많이 이뤄지고 있는데 대한 아쉬움을 덤으로 전해줬다.

한라산을 바라보거나 자연의 경치를 감상하고자 할때 이를 막고 선 건축물이 주는 그 답답함에 대한 아쉬움이었다.

사실 세계 유수의 유명관광지들은 자연을 막지 않고 나지막한 건물로 조화롭게 서 있는 건축물이 많다.

그리스의 산토리니 같은 곳에는 높은 집은 아예 없다.

그저 자연과 더불어 겸손하게 만들어진 집들이 즐비하지만 이 집들이 주는 아름다움과 그곳의 석양을 보기 위해 많은 관광객이 몰리는 곳이다.

우리는 크고 높은 것을 선호하지만 사실 제주도는 대봐라지지 않은 소형주택이 어울리는 곳이다.

옛날 초가집이 다 그랬고 곳곳에 만들어진 자연부락들도 자연과 어우러져 거슬림이 없었다.

이 지휘자는 업자와 정계인사와 동석한 자리에서 나눈 대화내용을 잊을 수가 없다고 하나 더 소개하기도 했다.

이 지휘자는 우연히 동석했던 한 자리에서 한 업자는 그 자리에 함께 있던 누군가에게 "그 정도만 해결된다면 한 4백억원 정도 투자하겠다"는 얘기를 했다고 한다.

그말을 듣는 그 누군가는 4백억원이라는 투자금이 제주도에 들어온다면 제주도 경제에 얼마나 도움이 될까를 생각하지 않을 수 있겠느냐는 것.

하지만 간과하고 있는 건 그 투자금으로 인해 사라질 자연환경에 대한 고민은 없었다는 지적이다.

언제부터인가 제주도에 100층 건물을 건설한다는 얘기가 들린다.

그리고 수많은 아파트들이 즐비한 지역이 많아지고 있다.

지금 제주환경을 거스리는 것들은 섭지코지의 경우가 그렇고 앵커호텔이 그런 곳이고 해군기지가 만들어지려는 강정마을이 그런 종류에 속할 것이다.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음악은 대부분 아주 작은 현악기 소리로 시작한다.

귀 기울이게 만드는 것이다.

우리가 들을 수 있는 자연의 소리는 숲속에 앉아 있기만 해도 편안한 음악을 선물한다.

제주환경은 있는 그대로 두거나, 아름다움이 더 돋보일 수 있도록 정책이 재편돼야 한다는 교훈을 이 지휘자의 말은 우리에게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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