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장 팔린 음반, 그래미상 후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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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장 팔린 음반, 그래미상 후보로..
  • 고현준 기자
  • 승인 2011.09.19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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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국악과 많이 닮아 있는 환경

 


 
전통 가곡을 담은 국악 음반이 국내 음반 사상 최초로 그래미상 후보에 올라 화제다.

클래식, 가요, 전통음악을 통틀어 국내에서 레코딩된 음반이 그래미상 후보에 오른 것은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1957년 제정된 그래미상은 전미국 레코드예술과학아카데미가 1년 동안의 우수한 레코드와 앨범을 선정해 수여하는 음반업계 최고 권위의 상. 영화의 아카데미상에 비견되는 상이라 관심이 높다.

이는 국악 전문 음반사 ‘악당이반’ 김영일 대표(51)가 최근 음반 '정가악회 풍류 Ⅲ-가곡'이 내년 봄 열리는 제54회 그래미상에서 ‘서라운드 사운드’와 ‘월드뮤직’ 등 2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는 통보를 그래미상사무국으로부터 메일을 받으면서 확인됐다.


김 대표는 최근 “콩글레튜레이션으로 시작되는 메시지를 받고 자신도 놀랐다”고 할 정도로 이번 쾌거는 사건이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이 음반의 판매량.

김 대표에 따르면 이 음반은 "국내에서는 8장이 팔렸고 전 세계적으로는(미국 판매량) 20장이 팔린, 달랑 28장만 팔린 음반"이라고 밝혔다.

음반에 수록된 가곡은 조선시대 문인들이 지은 시를 관현반주에 노래로 부르는 문인악의 하나로 2010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작품이다.


녹음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경주 양동마을 관가정의 대청마루에서 공연하고 녹음됐다.

국악 음반으로는 처음으로 일반 CD의 최고 24배 용량에 이르는 월등히 높은 음질인 데다 멀티 채널이 가능한 SACD(슈퍼오디오CD)로 제작, 현장의 풀벌레 소리, 바람 소리가 고스란히 가미된 것도 이 음반의 특징.

김 대표는 "세계문화유산인 곡과 장소가 이들에게 특별히 어필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한국의 전통 가곡이 그래미상 후보에 올랐다는 소식에 음악계도 "기적같은 일이며 영광"이라며 반기고 있다.


팔리지 않는 음반과 우리나라 국민들의 국악에 대한 무관심.

우리나라 음악이라는 국악이 외면받고 있다는 것은 제주도의 환경에 대한 무관심과 많이 닮았다.

국악인이나 국악애호가들이나 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 국악이나 환경운동가나 환경전문가들이나 하는 것으로 오해하고 있는 환경은 그렇게 많이 닮아 있다.

누군가 하고 있기에 서편제라는 영화가 나와 상이라도 받게 되면 대단한 우리 음악이라고 치켜 세우다가 멀어지는 국악에 대한 관심이나, 방사능 물질에 대한 얘기라도 나오면 엄청난 관심을 보이다가 곧 사라져 버리는 환경에 대한 관심과도 닮았다.

당장 나에게 주어지지 않는 피해라면 아주 먼 훗날 누군가에게 그 비극이 생겨날 때 걱정하면 되는 게 환경이라는 문제라고 생각하는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환경은 먼 훗날을 대비해서 오늘 실천해야 할 과제다.

오늘 우리가 환경에 대해 무지할 때 그 피해는 우리가 사랑하는 자식과 손자가 아니 우리 모든 후손들이 감내해야 할 고통으로 나타날 것이기 때문이다.

최근 여러 분야에서 친환경적인 대책이 만들어지고 있긴 하지만 아직 많이 부족하다는 것이 환경문제를 보는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제주도의 경우 모든 분야에서 가장 우선해야 할 것이 환경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면 WCC가 열리는 2012년이나 트리플 크라운 지역이라는 명성에 걸맞지 않는다는 생각을 더 가다듬어야 할 때다.

세계환경수도는 제주도민 전체가 친환경적인 마인드와 생활화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요원한 일임에 틀림없다.

국악과 환경은 전혀 다른 분야이지만 무관심이라는 부분에서는 많이 닮아 있다는 점이 씁쓸하다.

우리나라 최초로 그래미상 후보에 오른 이 음반에 대한 수상 발표는 2012년 2월에 있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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