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기지,제주도는 서둘 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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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기지,제주도는 서둘 일이 없다"
  • 고현준 기자
  • 승인 2011.11.30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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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쥐세계에서의 계급제도' 연구결과를 보면..

 

 

불란서 낭시대학 행동생물학연구소의 한 연구원이 조사한 '쥐세계에서의 계급제도'라는 연구결과가 흥미롭다.

'동물의 사회행동'이라는 저서도 낸바 있는 이 연구자의 이름은 디디에 드조르다.

그는 쥐 여섯 마리를 한 우리 안에 넣었다. 문은 하나 뿐이고 이 문은 수영장으로 통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먹이가 있는 사료통은 수영장 건너편에 놓아 두었다.

쥐가 먹이를 먹으려면 수영을 해서 갔다 와야 한다.

탐구결과 쥐 여섯마리가 일제히 수영을 해서 먹이를 가지러 가는 게 아니고 여섯 마리의 쥐는 4부류로 나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즉, 두 마리는 수영을 해서 구해온 먹이를 빼앗기는 피착취형이었고 다른 두 마리는 가만히 있다가 남이 구해 온 먹이를 빼앗아 먹는 착취형, 한 마리는 헤엄을 쳐서 구해 온 먹이를 빼앗기지도 않고 남의 것을 뺏지도 않는 독립형이었고 마지막 한 마리는 헤엄을 치지도 않고 먹이를 빼앗지도 못하는 천덕꾸리기형이었다.

먼저 피착취형에 속하는 두 쥐가 먹이를 구하러 가기 위해 물속으로 뛰어 들었다.
그들이 우리로 돌아오자 착취자들은 그들을 공격해서 애써 가져온 먹이를 포기하게 만들었다.

피착취형은 착취자들이 배불리 먹고 나서야 남은 것을 먹을 수 있었다.

착취자들은 헤엄을 치는 법이 없었다.

그저 헤엄치는 쥐들을 때려서 먹이를 빼앗으면 그만이었다.

그러나 독립적인 쥐는 튼튼하고 힘이 세서 스스로 헤엄을 쳐서 먹이를 가져 올 뿐만 아니라 착취자들의 압력에 아랑곳하지 않고 노동의 대가를 온전히 누렸다.

끝으로 천덕꾸러기 쥐는 헤엄을 칠 줄도 모르고 헤엄치는 쥐들에게 겁을 줄 수도 없었다. 그러니 그저 다른 쥐들이 싸우다가 떨어뜨린 부스러기를 주워 먹을 수 밖에 없었다.

드조르는 스무 개의 우리를 만들어서 똑같은 실험을 해 보았다.

어느 쪽에서나 똑같은 배분 즉, 피착취형 두 마리 착취형 두 마리 독립형 한 마리 천덕꾸러기 한 마리가 나타났다.

연구자는 그러한 위계구조가 형성되는 과정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 착취형에 속하는 쥐 여섯 마리를 따로 모아 우리에 넣어 보았다.

그 쥐들은 밤새도록 싸웠다.
다음 날 아침이 되자 그들의 역할은 똑같은 방식으로 나뉘어 있는 현상을 알아냈다.

피착취형 독립형 천덕꾸러기형 등 각 유형별로 여섯 마리를 모아서 같은 우리에 놓아도 똑같은 현상이 나타났다.

드조르는 큰 우리에 2백마리의 쥐들을 넣어서 실험을 계속 했다.

쥐들은 밤새도록 싸움을 벌였다.

아침이 되자 세 마리의 쥐가 털가죽이 벗겨져 죽은 처참한 모습으로 발견됐다.

이는 개체수가 증가할 수록 천덕꾸러기형의 쥐들에 대한 학대가 가혹해진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연구결과다.

낭시대학 연구자들은 이 실험의 연장선상에서 쥐들의 뇌를 해부해 보았다.

그들이 확인한 바에 따르면 가장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쥐는 천덕꾸러기나 피착취형 쥐들이 아니라 바로 착취형 쥐들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착취자들은 특권적인 지위를 잃고 노역에 종사해야 하는 날이 올까 봐 전전긍긍한 것이 아닌가 하는 것이 연구자들의 결론이다.

30일 우근민 제주도지사와 강동균 강정마을회장이 오랜 만에 만나 해군기지에 대한 대화를 나누었다.

결론은 없었다.

다만 장성철 정책기획관이 1일 계룡대에서 열리는 국방부와 제주자치도의 해군기지 크루즈항 설계 의혹 규명을 위한 재검증 문제 2차 실무협의에 참석한다.

올바른 예는 아니겠지만 강정마을 주민들의 고통이나 해군측의 고심이나 종류가 다를 뿐 거의 비슷할 것 같다.

다만 현재는 약자인 입장에 있는 강정마을 주민들은 피착취형(?)이고 해군을 착취형(?)으로 본다면 스트레스는 해군측이 더 많다고 볼 수 있다.

제주도로서는 해군기지와 관련 모든 결정을 서둘러 낼 일이 아니라는 얘기다.


우근민 지사의 윈윈전략이건 공사중단이건 모든 절차와 함께 도민과 강정주민의 합의를 이뤄낼 때 까지는 명명백백하게 요구할 건 요구하고 검증절차의 신중함이 요구된다.

강 회장의 "발파하면 함께 폭파 당하겠다"는 강경한 언급이 아니더라도 구럼비 바위 발파는 일단 막아놓고 가야한다.

더욱이 도민의 합의가 없는 군가기지 건설이나 환경파괴를 묵과할 수는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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