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이벤트보다 실질을 찾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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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이벤트보다 실질을 찾자"
  • 고현준 기자
  • 승인 2012.01.26 17: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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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세계델픽대회와 꼭 닮은 세계7대자연경관 선정 논란


 

 제3회 세계델픽대회가 제주에서 열렸지만 이후 조직은 쪼개지고 다른 곳에서 열렸다는 소식이 없다. 사진은 제주델픽대회 개회식 광경

 

세계델픽대회는 고대 그리스의 델피에서 열리던 문화예술제전을 현대에 재현한 문화예술올림픽으로, 2000년 러시아의 모스크바에서 제1회가 열린 후 제3회 대회가 제주에서 개최됐다.
 

고대 그리스의 델피(델포이)는 태양신 아폴론의 신전이 있는 곳으로, 아폴론은 의술과 예언 외에 음악과 무용과 시 등 예술을 관장하는 신.

이곳에서는 BC 582년부터 AD 394년까지 리라·플루트 등의 악기와 노래·팬터마임·연극을 공연하는 문화예술제전이 올림픽과 마찬가지로 4년마다 열렸다.

지난 1994년 국제델픽위원회(IDC;The International Delphic Council)가 조직돼 고대 델피에서 열리던 문화예술제전을 되살리기 위한 델픽운동이 전개됐고 그 결실로 지난 1997년 그루지야의 트빌시에서 제1회 세계청소년델픽대회가 열린 데 이어 2000년에는 러시아의 모스크바에서 제1회 세계델픽대회가 열렸다.

제2회 세계델픽대회는 2005년 말레이시아의 쿠칭에서 열렸으며, 제3회 세계델픽대회는 한국의 제주특별자치도에서 '자연과 더불어(Turning into nature)'라는 주제로 2009년 9월 9일부터 15일까지 7일간 열렸다.


'델픽(Delphic)'은 고대 그리스 도시국가들의 문화예술 제전이다.

제우스에게 바친 올림픽과 달리 델픽 게임은 델피의 아폴론 신전에서 태양신이면서 음악·무용·시를 관장하는 아폴론에게 바친 제전으로, 악기와 노래, 연극 등을 겨루고 승자에게 월계관을 씌워주었다.

이 제전은 기원전 6세기경 시작해 서기 394년 로마의 테오도시우스 황제가 이교도 활동이라며 금지할 때까지 1000년간 지속됐다.

그러나 1997년 고대 델픽의 현대적 부활을 내걸고 '국제델픽조직위원회(International Delphic Council:IDC)'가 발족됐지만 이후 이 기관도 둘로 쪼개져 모스크바와 독일에 본부를 둔 2개의 조직으로 나뉘어졌다고 한다.

제주 개최후 4회 대회는 어디서 열렸는지도 알 수가 없다.

결국 이벤트를 통한 문화올림픽 행사가 유명무실한 조직과 함께 치러진 후 사라져 버린 것이다.

 제주도의 사후대책 미비가 아쉬운 세계7대 자연경관 선정 논란

세계7대자연경관 선정은 어떤가.

이는 많은 사람들이 참여를 유도한다는 명분으로 전화투표를 유도,전화료 수입을 올리고 수입을 나눠갖는 구조로 돼 있어서 처음부터 상업성 논란이 짙었던 캠페인이었다.

하지만 수많은 도민과 전국적인 국민들의 지지의 힘으로 제주가 세계7대 자연경관에 선정됐지만 사무실도 변변찮은 N7W의 실체가 방송을 통해 밝혀지면서 그 기쁨을 반감시키고 있다.

범국민추진위 등에서는 이왕 선정됐으니 웬만한 일은 덮고 가자는 취지이지만 문제가 있는 것을 없는 것으로 만들 수는 없는 일.

문제의 발단이 어디인가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가장 큰 문제는 N7W의 존재감이다.

버나드 웨버 이사장을 만나려면 이메일로 보내서 기다려야 하고 약속한 날이 되니 연락은 두절되고..

의혹을 갖지 않으려 해도 해소할 수 없는 부분을 재단 자체가 만들었다고 보는 편이 옳다.

많이 캥기는(?) 쪽은 늘 언론과의 접촉을 피하려고 한다.

꼭 그 짝이다.

문제가 발생한 후 한국에 찾아와 기자회견을 한들 이미 나타난 의혹이 사라질 수도 없는 일이다.

하지만 '문제가 과연 재단측에만 있는가'이다.

신7대 불가사의를 선정할 때도 현대적 건축물들이 선정된 후 의아해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 선정으로 N7W의 존재 자체가 여러 나라에 알려진 건 사실.

그렇다고 하여 이번 한국 기자와의 만남을 회피한 그 일이 정당화 될 수도 없다.

세계7대자연경관에 선정된 후의 일도 석연치가 않다.

제주도만 유일하게 확정된 세계7대 자연경관은 이메일로 확정소식을 알려왔다.

그후 다른 지역이 7대 경관을 확정됐다는 소식은 없다.

문제는 또 있다.

제주도의 준비부족이다.

만약 제주도가 2011년 11월12일 새벽 확정,발표된 후 해군기지 공사중단 선언이라든가 제주도의 환경과 관광 농업 등 모든 분야에서의 정책방향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사후조치가 미리 마련돼 있었다면 어땠을까를 생각해 본다.

그때 미리미리 사후대책과 방향이 마련돼 있었다면 지금의 의혹보다도 더 큰 힘을 발휘할 수 있었지 않았을까 하여 아쉬운 마음이 크다.

선정후에야 부랴부랴 사후대책을 만들고 있는 요량을 보면 만반의 대비와 준비가 덜 돼 있다는 점이 못내 아쉽다.

제주도는 유네스코가 인정한 세계인의 '환경 보물섬'이다.

세계인이 인정한 이러한 제주도에 메달 하나가 더해진 들 이 이상 더 의미있는 상이 될 일도 아니다.

이제는 실속을 찾을 때다.

이벤트성 행사와 가져봐야 큰 의미도 없는 상을 더 받으려고 애쓸 일이 없다는 뜻이다.

제주세계델픽대회 때도 세계델픽 조직에 대한 의혹이 많았었다.

확실한 조직이 아닐 때는 이들과 함부로 손잡을 일이 아니라는 사실을 두가지 사례를 통해 일깨워 주고 있다.

델픽조직은 어디에 있는지 모르지만 N7W재단이 실체가 있다면 순수성을 되찾아야 한다.

백만장자로 알려진 버나드 웨버 이사장은 상업성을 떠나 순수한 열정으로 세계인과 손잡아야 한다는 얘기다.

N7W재단은 빨리 세계7대자연경관을 확정하고 비영리단체라면 스폰서를 구하는 편이 옳다.

더 이상 대한민국과 제주도민을 우롱해서는 안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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