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만 떨다간 정부특사(?) 임종룡 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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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만 떨다간 정부특사(?) 임종룡 실장
  • 고현준 기자
  • 승인 2012.03.19 00: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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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정부는 진정성을 갖고 제주도와 소통하라

 

 

임종룡 국무총리실장이 느닷없이 제주를 찾아 해군기지 문제와 관련 여러 가지 사안을 정리하듯 자기 나름 마무리(?)하고 서둘러 올라갔다.

전광석화같은 임 실장의 행보는 언뜻 큰 일을 하나 마친 듯 보이지만 사실 한가지도 제대로 마무리한 일도 없이 부산만 떨다 간 느낌이 크다.

우근민 제주도지사를 만난 자리에서는 시뮬레이션 재검증을 위한 공사중단은 없다고 못박더니 강정주민과의 만남에서는 해군기지의 불가피성만 설명하고 끝냈다.

제주도청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는 “해군기지 공사와 관련 제주도에 대해 다른 어떤 인센티브도 없다”고 대놓고 선언했다.

그리고 덧붙이기를 “제주도민들은 해군기지로 인한 피해의식을 갖지 말라”는 당부가 전부였다.

이는 나라를 위한 일인데 당연히 제주도민은 이해해야 하며 그 어떤 잔소리도 하지 말고 불만도 갖지 말라는 엄포(?)로 들리게 했다.

그러면서 내놓은 정부의 당근은 “1조원의 지역발전 계획”이 전부였다.

1조원은 과연 어디에 쓰이는 걸까.

그 모두가 거의 기지건설 관련사업과 토목공사에 쓰일 돈들이다.

실질적으로 제주도민을 위한 발전기금은 한푼도 없는 셈이다.

그리고 지난 5년간 목숨걸고 투쟁해 온 강정주민에 대해서는 어떤 인간적인 배려도 나타내지 않았다.

단지 외부세력에 의해 해군기기 공사를 방해받고 있으니 외부세력은 빨리 사라지라는 얘기가 전부였다.

과연 정부가 지금 제주도와 제주도민에 대해 이같이 해야 할 때였는지가 궁금하다.

막힘이 없는 달변의 소유자인 임 실장은 말로는 누구에게도 지지 않을 입심을 가진 사람으로 보인다.

공부를 많이 한듯 그 어떤 말에도 흐트러짐이나 흔들림조차 없어 징그러울 정도로 완벽한 입술의 대가로 보였다.


그러니 정부를 대표해서 제주에 와서는 누구와 어떤 말을 해도 지지 않는다는 자신감이 몸에 베어있다고 보는 편이 옳을 지 모른다.

하지만 목소리에는 사람의 진실이 숨어 있는 법이다.

그는 말은 하되 진실은 보여지지 않았다.
그는 말을 하고 있었을 뿐 그 말속에 숨어있을 수만가지의 가치와 뜻은 모두 무시해 버리려 애썼다.

그게 무슨 대화인가.
제주도와 제주도민은 정부의 통보를 일방적으로 받았을 뿐이다.

“국가를 위해 불가피한 일이다. 제주도와 강정주민들을 위해 정부는 최선의 방법을 만들어 왔다.강정주민은 물론 제주도민 그리고 국민 여러분도 이 정도로 넓은 이해를 바란다”는 제주도민의 마음을 녹이는 진정성은 하나도 없었다는 얘기다.

그에게서 느껴진 건 “나는 힘을 가진 자다. 국가권력은 누구도 건들 수 없다. 국가 일에 방해한다면 누구든 가차없는 처단만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한다는 느낌 뿐이었다.

강정주민들도 그를 만난 후 “소통할 수 없는 불통을 느꼈다”고 말한 바 있다.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그 무서운 국가권력 앞에 누가 맞설 수가 있겠는가.


하지만 힘을 가진 그가 잊은 일이 있다. 그 무서운 국가권력도 국민이 주었다는 사실이다.
국민이 준 권력을 남용하다가 망한 여러 정권이 있다.


소통이 없는 정치는 이미 정치가 아니고 권력도 아니다.

소통을 하지 않는다는 건 독재다.
임 실장은 제주도민에게 현 정부가 독재권력임을 여실히 보여주고 갔다.


해군기지 건설에 있어 제주도에는 아무런 반대급부도 줄 수 없고 제주도가 요구하는 사항은 하나도 받아들일 수가 없으며 주민들의 고통이 뭔지도 통 모르겠고 국가는 해군기지 건설을 해야 하니 아무도 반대할 수 없다는 논리만 펴고 간 그가 속한 정부의 이같은 방침이 독재가 아니면 무엇이 독재인가.

그렇다면 지금 우리는 지금 독재국가의 독재권력에 살고 있는 것인지 그에게 묻고 싶다.

정부가 독재권력이라는 오명을 받지 않으려면 제주도가 요구하는 시뮬레이션 재검증 그리고 공사 일시중단 및 구럼비 발파 중단 등 모든 요구를 다 들어줘야 옳은 일이다.


정부가 그 요구를 들어줄 수 없다면 들어줄 수 없는 이유를 소상히 밝혀야 한다.
그게 소통이고 민주국가의 태도다.

일방적으로 국가권력이 원하니 힘없는 지방정부는 가만히 있으라고 한다는 건 어불성설이다.


더욱이 현재는 물론 앞으로도 영원히 고통을 받고 살아가게 될 강정주민들을 위한 삶의 대책부터 내놓아야 한다.


최근의 행태처럼 국가권력이라고 해서 제주도와 제주도민을 무시한다면 해군기지는 제주도에 영원히 세워질 수가 없을 것이다.

해군기지를 반대하는 세계 평화운동가들이 제주도에서 쫓겨 나고 있다.

이들을 제주도에서 쫓아낸다고 해서 그들이 지구를 떠나는 것이 아니라면 그들은 세계를 향해 더욱 이같은 불합리를 더많이 알리려 노력할 것이다.

그리고 오는 9월 제주도에서는 전세계 180여개국에서 환경전문가들이 제주에 모여 세계의 환경문제를 논의할 것이다.

해군기지 문제가 세계적인 문제로 부각되지 않으려 해도 부각될 수 밖에 없는 일이 현실이 되고 있다.

제주도를 무시하면 안되는 이유다.
정부는 진정성을 갖고 제주도와 제주도민과의 소통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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