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지사가 버린 강정, 미래는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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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지사가 버린 강정, 미래는 있나..
  • 고현준 기자
  • 승인 2012.03.29 11: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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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연일 해군기지에 파괴되는 슬픈 구럼비

 


 

우근민 제주도지사는 지난 27일 간부회의 말미에 느닷없이 해군기지 얘기를 꺼냈다.

"아침에 오면서 보니 도청앞에 해군기지를 반대하는 사람들이 와 있더라. 저 사람들은 해군기지를 절대로 반대하는 사람들이다. 그러나 알아보니 해군기지가 만들어지면 경제와 관광 등 지역경제에 많은 도움이 된다는 도민들이 많다. 앞으로는 이들 다수의 해군기지를 찬성하는 사람들과 함께 해군기지 문제를 풀어나가겠다"

이날 우 지사가 밝힌 이같은 요지의 해군기지 발언은 그동안 도지사의 공사중단 조치 등 도지사의 입만 바라보던 강정주민들을 비롯한 해군기지 반대운동가들에게는 청천벽력같은 얘기요 폭탄선언같은 발언이었다.


우근민 지사가 일부 제주도민이기도 한 강정주민을 버리고 해군과 손을 잡는 순간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날 도청 앞에서는 농성이 계속됐고 이어 28일 구럼비 바위는 폭파돼 다시 여지없이 깨지고 부서져 나갔다.

우 지사는 후보시절 해군기지 문제해결에 답을 갖고 있다며 이를 윈윈해법이라고 말했다.

그 윈윈해법은 해군기지도 들어오고 강정주민들에게도 이익이 되며 제주도에도 득이 되는 3자가 모두 윈윈하는 해법이라고 기회가 있을 때마다 얘기돼 왔고 일견 듣는 이들에게는 희망의 말(?)로 들리기도 했다.

그리고 약 2년이 흘렀다.

윈윈은 없고 잡음만 남게 됐다.

우근민 제주도정은 해군기지 문제를 적극적으로 도민 입장에서 풀려 했었는지를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

전쟁에서의 전략 중에  서로의 패를 내보이고 시작하는 법은 없다. 우선 붙어놓고 보는 것.

상대가 강한가 약한가를 알아보고 그 다음 전략을 마련해야 하기 때문이다.

제주도정은 아무 패도 갖고 있지 읺았다는 표현이 옳을 정도로 정부나 해군을 향해 그 어떤 대책도 내놓지 못했다.

그래서 제주도는 마구 짓밟혔다.

해군기지는 물론 들어와야 한다는 찬성론자도 많다.

하지만 반대하는 사람도 많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될 일이다.


강정주민들도 해군기지 자체를 부정하지는 않는다고 여러 번 강조해 왔다.

그들이 반대하는 건 절차상의 문제를 제대로 밟아달라는 것이었고 구럼비 바위는 한번 부숴지면 다시는 돌아오지 않으니 모든 문제가 해결한 후에 공사를 재개하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해군은 시공사를 앞세워 구럼비 바위를 마구 파괴하고 있다.
결국 해군의 구럼비 파괴는 제주도와 함께 추진키로 했던 시뮬레이션 검증 연기를 가져왔다.
제주도가 반발한 것이다.

하지만 이미 파괴돼 버린 구럼비는 어찌 할 것인가.

지역주민들로서는 말로 다하지 못할 슬픈 일이다.

"정부가 하겠다는데 누가 감히 막겠는가.."의 수세만 있었기에 제주도민으로서는 더욱 슬픈 일로 다가온다.

이처럼 현재 정부와 해군은 제주도와 제주도민을 완전 무시한 채 해군기지 공사를 진행중이다.

이런 안하무인은 제주도정의 무력감에서 비롯됐다고 보는 편이 옳다.

모든 공무원들이 다 해군기지에 찬성하는 것도 아닐 터.

도지사가 조금만 앞서서 주민 편에 서서 뭔가를 해 줬다면 피해의식 없이 해결될 일을..

최근 우근민 지사의 느릿느릿한(?) 이같은 행보는 제주도민들이나 강정주민들에게 두고두고 너무나 아픈 역사를 남겨주게 될 전망이다.

마지막 보루로 남아있던 도지사가 강정을 포기했다면 이제 강정주민들은 무엇을 보고 미래대책을 세워야 할 것인지 너무 까마득하기만 하다.

따뜻한 봄은 왔지만 도지사가 버린 강정은 추운 겨울보다도 못할 듯 하다.

도지사는 물론 도민들은 이제 이들의 한과 아픔을 더 감싸 안아야 할 책임 하나가 더 덧붙여졌다.

하지만 도지사에게 그런 마음이나 있는 지도 이제는 믿을 수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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