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먹는 빌딩은 이제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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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먹는 빌딩은 이제 가라!
  • 제주환경일보
  • 승인 2010.01.06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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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빌딩 그린 코리아 ②]건축물에 녹색바람 분다

 
‘녹색’은 이제 하나의 문화 코드가 되었다. 이 가운데 생활공간에 불어오는 녹색 바람은 개인이 변화의 흐름을 직접 경험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할 만하다. 물리적 공간의 변화는 생활양식을 바꾸고 나아가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정책포털 <공감코리아>는 정부가 ‘저탄소 녹색성장’의 한 분야로 추진 중인 친환경 녹색건축의 새로운 방향을 들여다보고 이를 세계의 흐름 안에서 점검해보는 기획시리즈를 마련했다.<편집자주>

서울역 앞 옛 대우빌딩은 오랫동안 시선을 가로막는 장벽처럼 서있었다. 소설가 신경숙은 ‘외딴방’에서 그 건물을 ‘내가 세상에 나와 그때까지 봤던 것 중 제일 높은 것’이라고 회상했다. 서울역에 내리자마자 맞닥뜨리게 되는 23층의 갈색건물은 1970~80년대 24시간 불이 꺼지지 않는 빌딩으로 우리나라 경제 성장을 상징하는 아이콘이었다. 지난달 16일 대우빌딩은 ‘서울스퀘어’라는 새 이름으로 서울역 광장의 새로운 얼굴로 거듭났다.

서울역 앞을 분주하게 가로지르는 직장인을 연상시키듯 건물 벽면 위로 영국작가 줄리안 오피의 ‘걷는 사람들’이 서류가방과 넥타이를 맨 채 걸어가고 있다. 건물 전면이 미디어작품을 상영하는 거대 캔버스가 됐다. 폭 99m, 높이 78m의 세계 최대 규모의 ‘LED 캔버스’가 건물 앞면에 설치돼 오후 6시부터 11시 20분까지 10분 단위로 여러 작품이 상영된다. 르네 마그리트의 ‘겨울비’에 나오는 중절모 신사가 우산을 들고 내려오는 우리 작가 양만기의 작품도 거리를 밝힌다.

서울스퀘어가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국내 최초로 빌딩 모든 부분의 석면을 100% 제거한 친환경건물이라는 데 있다. 서울스퀘어를 리노베이션한 아이아크의 건축가 김정임는 "페인트부터 흡음천장재, 타일, 카펫 등 모든 마감재에 친환경제품을 사용했다"고 밝혔다. 건물을 다시 짓지 않고 기존 건물을 재활용한 것에서부터 친환경 녹색건축은 시작됐다. 한편 리노베이션으로 서울 근대화의 역사적 상징성을 가진 외관을 그대로 살려 "도시경관의 연속성과 인지도 측면에서도 강점을 살렸다"는 건축가의 설명이다.

빌딩 전체에 실내 쾌적한 공기정화를 위한 플라즈마 공조장치가 가동되고 층별로 4개의 구역을 나누어 공조시스템을 운영해 에너지 절약을 꾀하였다. 날씨, 시간대 등에 따라 밝기가 변하는 감성조명이 설치돼 건물 사용자의 편의를 높였다. 또 엘리베이터 내에 고순도 산소가 공급되고 에너지 효율이 우수한 기계 설비 시스템이 적용됐다.

친환경건축물 인증제·건물에너지효율등급 인증제

국내 친환경건축물의 보급을 위해 국토해양부와 환경부가 공동으로 마련한 ‘친환경건축물 인증제’가 2002년부터 도입, 시행되고 있다. 단지계획, 교통계획 등 토지이용 및 교통 에너지 관련분야, 폐기물처리 건축 재료 등 에너지 자원 관련분야와 그 밖 생태조경과 토질 등 생태환경과 실내 환경 분야로 나누어 평가한다.

건축물 설계가 끝나면 건축주와 건물 소유자가 인증신청서를 인증기관인 대한주택공사 주택도시연구원에 제출해 인증 평가를 받는다. 각 항목별 점수를 합산해 85점 이상의 최우수와 65점 이상의 우수로 등급이 나뉘고 인증이 최종 결정되면 국토해양부와 환경부에 보고돼 공식적으로 친환경건축물로 인정된다. 인증유효기간은 인증일로부터 5년이다.

이와 함께 지식경제부는 에너지 효율과 절약이 우수한 건물을 보급하기 위해 ‘건물에너지효율등급 인증제도’를 2001년 제정하고 2008년 개정을 거쳐 시행해 오고 있다. 18세대 이상의 공동주택을 대상으로 건설사가 정부에 인증을 신청하는 방식이다. 창호의 단열을 강화하고, 보일러 효율을 높이는 등 건설사의 자발적 의지로 이루어지며 준공 후 평가를 통과하면 인증마크를 부여한다.

표준건물과 비교해 에너지 절약 수준이 20~30%인 경우 3등급, 30~40%를 2등급으로, 40%이상을 1등급으로 구분한다. 인증마크를 받은 건물은 “부동산 매매시 구매자에게 건물 유지비가 적게 든다는 매력적인 조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지식경제부는 전망하고 있다.


이제 아파트에도 ‘그린 프리미엄’이 붙는다. 태양광, 바이오가스 등 신재생 에너지를 아파트 주거공간에 적용해 지구 온난화 등 환경문제에 적극 대응하고 입주자에게 관리비 부담을 줄이는 등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태양광·바이오가스…아파트에 ‘그린 프리미엄’

지난 2007년 입주한 목포 옥암 푸르지오는 대우건설이 민간업계 최초로 태양광발전 시스템을 적용해 건설했다. 하루 최대 600kWh의 전력을 생산해 세대별 관리비를 줄이고 있다. 이밖에 대우건설은 블라인드에 태양광전지가 부착돼 일조시간 동안 전기를 모을 수 있는 태양광 블라인드 창호, 태양광 집채광 시스템과 바이오가스 발전 시스템 등 친환경 저에너지 기술을 순차적으로 확대 적용해나간다는 계획이다.

삼성물산은 경기도 용인 동백지구에 제로에너지 시범주택인 ‘그린투모로우’를 지난달 9일 공개했다. 재활용합성목재, LCD폐유리를 재활용한 시멘트, 콩이나 옥수수를 원료로 한 마감재를 사용해 친환경성을 높였다. 집안 내부에 자연광을 끌어들이는 광덕트를 사용하는 등 총 68가지의 친환경·신재생 기술을 적용해 외부에너지 사용량을 ‘제로(0)’로 만들었다. 향후 래미안 아파트에 순차적으로 적용해 2013년까지 냉·난방에 드는 에너지 소비량을 100% 줄일 예정이라고 삼성물산 관계자는 밝혔다.

대림산업 역시 친환경주택 ‘에코 3L 하우스’를 2012년까지 개발할 예정이다.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해 ㎡당 필요한 연료를 연간 3L로 해결한다는 목표다. GS건설도 ‘그린스마트 자이’라는 그린홈 홍보관을 공개했다. 세탁물의 오염정도에 따라 적정한 물과 세제 사용량을 알려주는 에너지절감형 세탁기를 선보이는 등 최첨단 그린산업을 주거공간에 적용하는 개발에 한창이다. 

정부의 저탄소 녹색성장 추진에 따라 에너지절약을 모범적으로 실행하고 있는 중앙부처 및 지방자치단체 등 공공기관 건물에도 녹색바람이 불고 있다. 2008년 12월 완공된 정부광주합동청사는 친환경 건축물 인증평가에서 최우수 등급을 받았다.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2003년 신축 설계부터 지열, 태양열,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를 도입해 녹색건물을 구현하기 위해 치밀하게 준비한 성과”라고 밝혔다.

창문에 수직 루버를 부착해 태양광을 조절하고 자연광이 가능한 많이 들어오도록 설계해 에너지 사용을 줄였다. 또 옥상정원 등 건물 안팎에 생물 서식공간과 어린이 체험 학습장을 만들어 일반시민에게 열린 공간으로 자연 친화적 청사를 만들었다고 평가받았다.

일시적 바람 아닌 주요 성장동력 될 것

지난 18일 종료된 코펜하겐 기후변화 당사국 총회에서 구속력 있는 정치적 합의문을 이끌어내지는 못했지만 이 대통령은 기조연설과 앙코르연설을 통해 우리의 녹색성장 정책을 적극 알리고 국제기구와 협의를 이끌어냈다. 정부는 내년 초 ‘나부터(Me First)’운동을 통해 자발적인 에너지절약 운동을 전개할 방침이며 청와대 본관 및 비서동 실내온도를 섭씨 19도 이하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또 백화점, 병원, 대학 등 에너지 소비가 많은 건물에 대해 에너지 사용량을 한정하는 ‘목표관리제’가 내년부터 도입된다. 국내 건축물에 부는 녹색바람은 일시적인 유행이 아니라 녹색성장을 이끌어갈 주요 성장 동력으로 자리매김해 갈 것이다.



(출처=문화체육관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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