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의 비축토지, 누구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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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의 비축토지, 누구 것인가..
  • 고현준 기자
  • 승인 2013.03.25 15: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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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도지사의 결제,개발권(?) 남용 우려
제주도와 도민 위한 신중한 고민 바란다

 

우근민 제주도지사는 취임 일성으로 '선보전 후개발'을 주창하며 마치 환경을 크게 생각하는 것처럼 시작했지만 최근 도지사의 행보를 보면 개발만 있지 환경은 보이지도 않는다.

우 지사는 취임 하자마자 환경미화원과 대화를 가졌고 강정주민들과 가장 먼저 만나 해군기지 관련 윈윈해법을 강조해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지금은 윈윈은 없고 승자와 패자가 남았을 뿐이다.


취임후 우 지사는 판타스틱 아트시티를 만들겠다며 자본금 5억원의 회사와 1조2천여억원이 투입되는 MOU를 맺기도 했다.
그러나 이 회사는 실체도 불분명한 부동산개발업자(?)임이 밝혀지면서 우 지사의 개발계획에 대해 의혹이 눈길이 쏠리기도 했다.

최근에는 보광제주가 도유지를 헐값에 사들인 후 다시 중국자본에 되팔아 이익을 챙겼다는 소식이 들리더니 이제는 아예 진입도로를 만든 후 사용료까지 받는다고 하니 쓴 웃음만 나올 뿐이다.


따라서 "이러한 문제가 드러났지만 제주도의 대응은 무책임하다"며 "도민의 공유재산이 사기업의 배불리기에 악용되고, 제주의 환경과 경관이 훼손되고 있지만 정당한 절차마저 묵인하는 모양새"라는 환경단체의 지적은 귀에 담을 만한 일이다.

제주환경운동연합은 이는 "선보전을 강조하는 우근민 도정의 환경정책의 면모가 드러난 것이고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보광의 부도덕한 행태에 대해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을 곧바로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이는 법률적인 가능성이 아니라 전적으로 제주도의 의지에 달려있다는 점을 직시하기 바란다"며 강력한 대응방안 마련을 촉구하기도 했다.

제주도는 얼마전 애월읍에 있는 제주도의 비축토지를 이랜드 계열의 한 회사에 개발권을 주었다고 발표했다.
여기에 K-POP 타운, 탐라문화 스트리트, 컬쳐 스트리트, 컨벤션센터 등을 건설한다는 것이다.

이곳에 지어지는 개발내용 또한 다른 지역의 개발내용과 특별한 것도 다를 것도 없다.
제주도의 소중한 비축토지와 함께 그저 개발권을 그들에게 준 것 뿐이다.


그렇다면 과연 비축토지란 무엇인가.


비축토지는 정부나 지자체가 땅값이 크게 오를 때를 대비하여 개발계획이 세워지기 전에 미리 사놓았다가 정작 개발이 시작되면 이 땅을 활용, 국민세금 부담을 줄인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는 것이 정설이다.


이는 곶자왈이 중요하니 이를 공유화해야 한다고 도민들의 기금을 모은 후 나중에는 이를 개발업자에게 팔아 버림으로써 곶자왈 정책의 신빙성에 금이 가게 한 후 아직도 곶자왈 정책이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는 것과 같은 이치다.

더욱이 공공사업이 아닌 개인에게 비축토지를 사용토록 한다는 건 대단히 드문 일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기도 하다.


우 지사는 얼마전 일본에 다녀온 후 이제는 가파도를 세계적인 섬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갖게 된 듯 하다.

귀가 얇은(?) 것인지 우 지사의 결정은 이처럼 도민들을 걱정시키는 일만 찾는 것 같아 몹시 불안하기만 하다.

만약 우근민 도지사가 취임 하자마자 바로 "나는 제주도의 발전방향을 아주 세밀하게 연구했습니다. 그중에 하나가 가파도를 세계적인 섬으로 만드는 일입니다"라고 말했다면 도민들은 그게 과연 무엇일까 하고 기대도 했을 것이다.


하지만 가파도 개발계획은 한 금융권 회장의 구상이라는 소식이니 걱정이 앞서는 것이다.


아무 생각도 없이 있다가 누가 와서 "이런 좋은 계획이 있습니다"고 말하면 "그래 그것 좋다 한번 추진해 봐" 하는 것 만 같아 심히 우려스럽다는 얘기다,
이들 개발업자에게 무슨 제주도나 제주도민에 대한 애정이 있을 것인가.


그들의 머릿속엔 온통 돈버는 계획밖에 없을 텐데 이들의 말에 귀가 홀려 개발권을 남발한다면 그 후유증에 대한 경제적 물질적 피해는 고스란히 우리들 후손들의 몫으로 남는다는 것이 문제다.


우리의 후손들은 추후에 문제가 생겼을 때 과연 무슨 돈으로 다시 그 땅을 사들일 것이며 무슨 재주로 돈독이 오른 그들의 뜻을 꺾을 수가 있단 말인가.
그저 멀건이 그들이 파괴하고 없애가는 아름다는 제주도의 비경을 보고 있을 수 밖에..

그래서 제주도의 개발계획은 고심에 고심을 거듭하고 또 해도 할까말까한 어려운 일이 돼야 할텐데 세계인의 보물섬 제주가 너무 싸구려로 도지사의 결제 한번으로 야금야금 팔려나가는 것만 같아 가슴이 아프다.


얼마전 네티즌들이 용눈이오름 주변에 레일바이크가 생긴다며 엄청난 비난을 한 바 있다.
이를 비난하는 사람들은 제주도민도 아니다.
그냥 이 지역을 지나가다가 보고 알아보니 개발된다는 얘기를 듣고 이곳저곳에 이 내용을 퍼나르며 제주도정의 잘못을 지적했던 것이다.
제주도민은 무심한 이런 일들도 제주를 사랑하는 많은 사람들에게는 충격으로 다가오는 모양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제주도정의 방향이 중요해진 이유는 그동안 쌓아 온 제주도의 명성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이는 지난 수십년간 꾸준히 만들어온 청정제주의 이미지가 덧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무슨 일을 벌이기 보다 제주환경을 지키기 위한 노력에 신경을 더 써야 한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지금 개발에 치중한다는 건 도지사의 결제권을 개발권으로 착각, 마구 제주도의 속살을 남에게 맡겨 마음놓고 파헤치게 하는 것에 다름 아니기 때문이다.
제주도의 미래를 위한 가장 소중한 선택이 무엇인지를 먼저 걱정해야 순서라는 얘기다.


요즘처럼 개발 위주의 정책추진 행태를 보면 이건 도지사의 결제권 남용에 다름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환경단체의 지적이 아니더라도 지금 제주도정이 추구하는 길은 제주도의 미래를 걱정한다기보다 개발업자들의 농간에 제주도정이 놀아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생각이다.

비축토지는 비축해 놓는 땅이지 아무에게나 쓰라고 던져주는 땅이 되어서는 안될 일이다.


더욱이 앞으로 비양도 케이블카에 이어 가파도에 쏟아질 그 거대한 관심들은 또 어떻게 감당하고 넘어갈 것인가..

차제에 만들어지는 개발계획은 개발업자보다 제주의 미래와 도민의 장래를 생각하며 깊이 성찰한 후 결정하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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