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사태는 제주도민에 대한 작은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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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뭄사태는 제주도민에 대한 작은 경고..
  • 고현준 기자
  • 승인 2013.08.27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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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앨 고어의 '불편한 진실'이 주는 현실을 배우자

지금은 먹을 수 없는 제주시 산지물처럼 용천수가 제 기능을 잃고 사라져가고 있다

 

제주도를 강타한 장장 59일간의 최악 가뭄으로 제주도에서 올려지는 여러 기우제를 처음(?) 보는 기회를 가졌다.

더불어 이번 사태를 겪으면서 제주도는 이제 물의 천국(?)이 아니구나 하는 깨달음도 가졌다.

어쩌면 환경을 무시하다시피 하며 살아온 제주도민들에게 '앞으로를 잘 대비하지 않으면..'이라며 잠시 던진 조그만 경고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하게 만든다.

미국의 환경운동가이자 정치가인 앨 고어 전 미국부통령은 불편한 진실이라는 저서를 통해 본인이 왜 환경운동가가 됐는지를 상세히 설명한 바 있다.

앨 고어는 어느 날 아들을 데리고 야구장에 가는 중이었다.

그의 손을 잡고 가고 있던 아들이 앞서가던 친구가 뛰어가자 아빠손을 놓고 함께 뛰어가는 순간 자신의 눈앞에서 자동차에 치어 하늘에 높이 올랐다 떨어지는 충격적인 모습을 보게됐다.

그는 사랑하는 아들이 거의 죽음 직전에 있었던 때를 기억하며 그 순간 이 세상 모든 일이 허망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는 것.

그래서 그 이후로 세상과 인류를 위해 의미있는 삶을 살자고 결심했고 결국 지구를 위한 환경운동에 뛰어들게 됐다는 얘기를 담담히 회고하듯 전한 바 있다.

환경운동을 하며 결국 노벨평화상까지 수상한 앨 고어는 그의 저서인 불편한 진실에서 기후변화로 겪게 될 지구의 물 문제를 가장 먼저 다루고 있다.

전 인류의 40%가 식수로 사용하고 있는 히말라야에서 발원한 6개의 강으로부터 지난 수십년간 인간의 반환경적 행위에 의해 사라진 빙하와 만년설을 모두 찾아다니며 연구한 내용들을 옛사진과 비교하며 지구온난화 문제를 다루고 있는 것이다.

또한 이대로 가다가는 기후변화로 지구는 더 이상 인간이 살 수 없는 뜨거운 곳으로 변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을 전함과 아울러 지금이라도 인류가 함께 노력하면 지구를 살릴 수 있다는 가능성도 함께 제시하고 있다.

앨 고어의 불편한 진실은 그가 지적하는 소상한 글 보다도 일단 사진으로 보는 이를 압도한다.

사진을 통해 지구 곳곳의 엄청나게 변한 지금의 모습이 그 옛날 모습과 대비되기 때문이다.

제주도는 어떨까.
제주도는 가히 물의 천국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물이 풍부한 곳이었다.
아무 곳이건 제주사람들은 물이 있으면 어떤 물이건 마음놓고 마실 수 있을 때가 있었다.
그게 불과 30-40여년전의 얘기다.

지금도 제주에는 용천수가 넘쳐나고(?) 있지만 마실 수 없는 곳이 늘고 있다.
90%이상이 버려지고 있고 쓸모없는 물이 되고 있다.

더욱이 물이 많다고 하여 삼다수로 내다 팔고 있고 그에 더해 한진에서도 제주도의 생명수인 물을 마음놓고 퍼가고 있다.

골프장에서 쓰이는 물 또한 삼다수의 40배 정도를 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양도 엄청나지만 농업용수도 5천여개의 지하수 관정을 통해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이 쓸 수 밖에 없는 구조로 운용되고 있다.

도무지 유한한 지하수를 이렇게 무한대로 활용해도 되는지 아무런 고민이 엿보이지 않는다는 게 걱정이다.

이제 차근차근 대책을 세워야 한다.
물을 살리기 위해 농약이나 제초제 사용을 자제하여 땅에 생명체가 살 수 있도록 해야 하고 숙성되지 않은 가축분뇨 등의 숨골투기도 막아야 한다.

이같은 환경훼손 행위는 본인에게는 금전적.정신적으로 약간의 도움이 될지 몰라도 결국 제주도민을 모두 죽이는 것은 믈론 본인의 후손까지 죽일 수 있는 살인행위임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이같은 환경에 무지한 생활로 인해 제주도의 용천수를 살려내지 못한다면 앞으로 제주는 물이 없는 사막과 같은 지역으로 변할지도 모른다.

이렇게 마음놓고 지하수를 퍼 올리다가는 삼다수도 언젠가는 고갈될 것이다.
더욱이 지하수조차 지금처럼 썩어서 못먹게 된다면 어느 누가 이곳을 사람이 사는 곳이라 할 수 있단 말인가.

우근민 제주도지사도 "이번 가뭄은 우리에게 많은 교훈을 던져줬다"고 강조하고 " 물의 소중함을 모르고 물 쓰듯 물을 낭비해서는 안되며 풍부할 때 다음세대를 위해 물려줄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점"을 지적, 관심을 끌고 있다.

"도는 앞으로 기후변화 대응에 따른 농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해 빗물 등 지표수 이용 확대를 위한 농업용 저수지 확대, 용천수 활용방안 등 농업용수에 대한 지속 가능한 인프라를 지속적으로 구축해 나가겠다"고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앨 고어의 언급처럼 지금의 이익보다는 내일 지구를 걱정해야 하고 아니 그보다도 제주를 위한 환경운동에 함께 동참함으로써 제주를 살리는 일은 결국 환경이라는 사실을 함께 인식하는 자세가 우선 필요한 시점이다.

이번 가뭄은 제주도민들과 제주를 사랑하는 많은 이들에게 미래에 대한 준비와 그에 더해 확고한 대비를 요구하는 경고를 내포하고 있다.

더 이상 하늘만 쳐다보며 막막한 한숨을 내쉬지 않기 위해서라도 확실하고 철저한 생명수를 지키기 위한 대책마련이 시급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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