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곶자왈을 없애면 제주도의 재앙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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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곶자왈을 없애면 제주도의 재앙으로 남는다”
  • 고현준 기자
  • 승인 2009.05.08 07: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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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사)대한산악연맹 한라산등산학교 오문필 교장



“아직까지 제주자연 환경은 좋은 편입니다. 제주도 동서로 분포된 곶자왈 지역의 경우 사람의 접근을 불허할 정도로 원시성을 간직하고 있는 곳이 많습니다”

한라산을 중심으로 오름과 올레, 곶자왈과 일본군 동굴진지, 거문오름 탐방로, 한라산 산림도로 개설 등 제주환경을 직접 몸으로 부딪치며 그 중요성을 널리 알리고 있는 (사)대한산악연맹 한라산등산학교 오문필 교장.

오교장은 먼저 환경정책에 대한 제주도정의 이율배반적인 면을 지적하며 얘기를 시작한다.

“인간은 물이 없으면 살 수 없습니다. 청정 환경이 제주의 자랑인데 지하수 함양을 가장 잘해 주고 있는 곶자왈 지역이 마구 사라지고 있습니다. 지금은 개발논리에 따라 곶자왈을 없애며 개발하고 있지만 이 정책은 당장은 이익인 것 같아도 언젠가는 제주도의 가장 큰 재앙으로 남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행정은 언제나 제주도민의 삶의 질이 가장 우선시 돼야 한다”고 지적한 오교장은 “현재 마구잡이식으로 허가하는 토석채취의 경우도 곶자왈 지역은 피해서 어차피 개발될 곳을 중심으로 개발예정지 쪽으로만 채취허가를 하는 지혜를 요구”하기도 했다.

요즘 최고의 인기를 끌고 있는 제주올레코스에 대해 “사람이 많이 찾고 있기 때문에 더 많은 사람을 끌어들이기 위한 길을 내겠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올레 길을 찾는 사람들은 사람의 손이 덜 간 곳을 선호하는데 환상적인 12코스를 정비해 달라니까 제주도 말로 새(억새보다 가늘고 곧은 띠의 일종)라고 하는 띠를 다 잘라버려 바람이 불면 파도처럼 나부끼는 자연의 소리를 빼앗아 버린 만행(?)을 보며 경악을 금치 못했다”는 얘기도 전했다.

오교장은 “올레 길은 세계 최고의 길이라고 자부한다”면서 “올레에 문화가 없다고 하지만 올레는 걷는 것 자체가 문화이고 철학”이라며 “올레에서 만나는 지역마다 그 동네에 대해 설명해 줄 수 있는 토박이를 활용한 지역해설가 양성”을 적극 주장하기도 했다.

“올레코스는 사유지를 통과해야 합니다. 주로 경작지가 많지요. 생업에 지장이 없을 정도의 올레 길을 제주도에서 구입, 올레 꾼들이 편히 다닐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필요하고, 길을 가다 보면 해안가를 자주 만나는데 바다에 항상 떠 있는 쓰레기를 치우는데 예산을 더 써 줬으면 하는 바램”을 또한 아쉬운 점으로 지적하기도 했다.

 



“한라산에는 등반코스로 성판악 관음사 어리목 영실 코스 등 4곳이 있습니다. 내년에 돈내코 코스를 개방한다고 합니다. 현재 한라산 등반로에는 훼손방지를 위해 데크를 깔아 놓았습니다. 관리는 편하지만 관람객들은 이 정책을 매우 비판합니다. 인위적인 길이기 때문이지요. 돈내코 코스에서는 이런 실수가 있어서는 안 됩니다. 현재 지구온난화 문제가 세계의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돈내코 코스는 식생의 변화가 극명하게 나타나는 곳입니다. 탐방객들이 그곳에 가기만 해도 지구온난화 문제가 교육되는 곳입니다. 한라산이 왜 보호받아야 하는 문제를 알려줄 수 있는 곳입니다. 눈에 거슬리지 않는 길을 만들어야 합니다”

초대 교장을 맡은 이래 올해로 6년째를 맞이한다는 오교장은 “처음에는 회원들의 재교육을 위해 만든 학교인데 제주도 53만명의 인구 중에 10만 여명이 등산인구란 소식을 듣고 등산을 통한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 보고자 회원반 외에 도민반을 만들어 그동안 해설사와 산악구조대 등 120여명의 전문가를 배출했다”고 말했다.

오문필 교장은 “제주오름의 경우 한라산에 있는 45개의 오름을 빼면 80%가 사유지”라고 지적하고 “오름 368개 중에 개인 마을목장 법인체 소유가 약 60%가 된다“며 ”사람이 통행할 수 있는 오름의 75%가 사유지“라는 점을 무척 우려했다.

오름 보호대책이 전혀 의미가 없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각 마을별로 대표적인 오름만은 제주도가 매입, 지역주민의 삶의 질 향상과 관광자원화의 필요성을 역설하기도 했다. “지주가 오르지 못하도록 막아버리면 올라 갈 오름이 없다”는 것이다.

특히 “자연은 모든 사람이 공유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 오교장은 “노약자 장애인 노인층도 오를 수 있는 오름이 많다”며 “아부오름의 경우 길만 있으면 휠체어를 끌고 오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제주도의 환경문제에 대해 오교장은 “제주 자연이 얼마나 훌륭하고 아름답고 청정한 환경인가에 대한 자부심을 갖고, 도민 스스로 얼마나 관심을 갖고 보호 관리할 수 있느냐가 가장 중요한 제주환경문제의 핵심”이라고 말하고 “이제 환경을 위해 모두 목소리를 높일 때가 됐다”고 말했다.

(제주=고현준 기자)

◇(해설)

곶자왈 =곶(숲) 자왈(가시덤블)은 제주도 방언이다.  생태계의 허파구실을 하는 곳으로 제주도에만

존재하는 특수한 자연림지역을 말한다.

돌과 가시덤불로 이뤄진 곶자왈 지역은 제주도에 동서로 4곳이 분포하고 있다.

곶자왈 지역은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온기를 내뿜어 식물학적 생태계의 보고로 불리운다.

특히 곶자왈지역은 돌무지 지역이라 여과없이 지하수를 함양하는 곳으로 제주도민의 생명수를 지켜주

는 곳이기도 하다.

그러나 최근 각종 개발로 곶자왈이 파괴되고 있어 곶자왈 공유화 운동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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