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기지 건설 재고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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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기지 건설 재고하라”
  • 고현준 기자
  • 승인 2009.05.17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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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우일 주교(천주교제주교구장) ‘평화의 섬 만들기 위한 호소’문 발표




‘국가의 수반이 세계 평화의 섬으로 선포한 제주 땅에 동북아의 긴장을 새롭게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한 군사기지를 건설하려는 계획은 중단되어야 마땅하다’

천주교 제주교구장인 강우일 주교는 17일 제주도 전역 본당미사를 통해 ‘제주를 평화의 섬으로 만들기 위한 호소’문을 발표하고 “지난 2년동안 제주가 평화의 섬이 되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으로 제주에 새로운 해군기지를 건설하려는 계획의 재고를 관계당국에 정중히 요청하고 건의해 왔으나 우리들의 요청이 묵살되고 무시돼 아무도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제주의 주교로서 다시 한번 간곡히 호소하려 한다”며 “제주도민을 위해서나 국민 전체를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못한 해군기지 건설의 재고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강우일 주교는 그 이유로 군비 증강은 평화를 결코 보장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군비경쟁은 인류의 극심한 역병이며 가난한 사람들에게 견딜 수 없는 상처를 입히는 것”이라고 말한 강 주교는 “군비 경쟁이 계속된다면 그 수단이 이미 마련되어 있는 가공할 온갖 재앙을 언젠가는 일으키고 말리라는 것을 몹시 두려워해야 한다“는 점을 경고했다.


두 번째 이유로 강주교는 “도민 3만여명이 학살당한 제주는 평화를 배우는 평화의 섬이 되어야 하며 전쟁의 기지가 되어서는 안된다”는 점을 지적했다.

“제주 4.3은 대한민국 국민 전체가 두고두고 가슴을 치며 용서를 빌고 참회와 속죄의 발원을 해야 할 피맺힌 역사”라고 지적한 강 주교는 “이런 제주 땅에 군사기지를 새로 건설하려는 것은 희생자들의 억울한 죽음을 무위로 돌리고 그 무덤을 갈아 엎은 행위나 다름없는 무지한 행위”라고 강조했다.

강 주교는 특히 “강정 앞바다는 제주에서 가장 청정한 해역이고 제주도민의 생명의 젖줄“이라고 지적하고 ”환경보호는 온 인류의 과제이고 환경은 인류가 공유하는 공동선의 터전이며 모든 인간은 이를 존중할 의무를 지닌다“고 밝혔다.

즉,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생태계는 서로 긴밀한 유기적 관계속에 조화롭게 공존하고 있으나 현대의 무분별한 개발정책은 도처에서 생태계의 생명고리를 파괴하고 환경의 위기를 초래하여 벌써 수많은 생명이 지구상에서 멸종됐다는 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강 주교는 “미생물이 죽으면 식물과 동물이 생존할 수 없고 식물과 동물이 병들고 죽어 가면 인간도 같은 길을 갈 수 밖에 없다”고 밝히고 “최근의 연구에 의하면 해양 생태계는 미래의 가장 중요한 자연자원으로 드러나고 있다”며 “이 나라 전체에 유일하게 보존되고 있는 청정해역을 회복 불가능한 상태로 훼손하는 해군기지 건설 강행은 생태계에 대한 폭력”임을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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