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어른스러운 구성지 도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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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어른스러운 구성지 도의장
  • 김태홍 기자
  • 승인 2014.12.22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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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홍 본지 취재부 차장

김태홍 본지 취재부 차장

제주도민사회가 구성지 도의장을 향해 칭송을 보내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의회는 원 지사가 지난 19일 KBS1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에 출연해 '의원 1인당 20억 원씩 요구' 발언 관련해  도의원들은 22일 오후 1시40분 구성지 의장 주재로 긴급 전체의원 간담회를 갖고 공식적인 사과를 요구했다.
 

이날 일부 도의원들은 "원 지사의 진정한 사과가 있을 때까지 예산안 처리에 협조하지 않겠다"며 엄포를 놨지만 구성지 의장은 “원 지사의 돌출발언으로 잘 풀려가던 예산안 처리 문제가 다시 꼬이는 상황이 발생했지만 도민들을 위해서는 이러한 행동이 옳은 것은 아니"라고 했다.

 

구 의장은 “연초 조기발주로, 재정이 투입돼야 지역경제가 돌아가는데 예산안 처리가 묶이면 결국은 도민들에게 그 피해가 돌아간다”며 “지사의 잘못에 대해서는 저 역시 분노하고 있지만, 도지사가 잘못했다고 해서 새해 예산안을 처리하지 않는 것은 파국으로 가는 것”이라며 의원들을 다독였다.

 

구 의장은 “원 지사의 발언을 어떻게 이해를 해야할지 고민됐다”며 “문제가 터진 다음 날 원 지사가 ‘실수를 했다. 그래서 상당히 죄송하다는 전화를 받았다”는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문제를 의장이 잘 수습해 달라’고 했다”며 “이에 아무리 그렇지만 이런 큰 실수를 저질렀냐고 따졌다. 그러나 따진다고 해서 쏟은 물을 담을 수 없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구 의장은 “지사가 사과해야 한다. 그래서 그런 원칙에는 동의를 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의원들에게 “우리가 이제는 지사를 바라볼 것이 아니라 도민을 바라봐야 한다”며 “우리조차도 이것을 원점으로 다시 들고 일어나면 해결할 방법은 없다.  잘못된 지사의 발언이 묻어가자는 것이 아니라 옆으로 비켜놓고 우리가 갈 길의 일은 처리해야 한다”며 의원들을 설득했다.

 

구 의장은 또 “준예산으로 가면 한 달에 2000억 원 정도가 잠겨버린다”며 “지방재정을 풀어야 제주경제 돌아간다. 2000억 원이라는 돈이 묶이면 도민이 손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도지사가 잘못했다고 해서 엮어버리면 도민들에게 우리를 어떻게 볼 것이냐”며 “도지사와의 관계는 옆으로 밀리고 본예산을 처리해야 한다. 이번만큼은 내년 예산 처리에 대해 제 뜻과 같이 해 달라. 간곡하게 부탁한다”고 호소했다.

 

이에 대해 도민사회는 일부 의원들이 발끈하고 나섰지만 도의장은 의원들을 설득하는 것을 보면서 어른다운 행동이라며 칭송을 보내고 있다.

 

또한 박정하 제주도 정무부지사도 오늘 오후 도청 기자실에서 “원 지사가 사과할 의향이 있다”고 밝혀 내년 예산안 실타래가 서서히 풀린 기미가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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