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의 '물의 미래'는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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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의 '물의 미래'는 있나..?"
  • 고현준 기자
  • 승인 2015.08.11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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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59일간 가뭄을 겪고도 인식 못하는 물에 대한 고질병


‘물의 미래’를 쓴 에릭 오르세나는 철학과 경제학, 정치학과 인문 분야를 넘나드는 세계적인 석학이다. 1947년 프랑스 파리에서 태어난 그는 대학에서 철학과 정치학을 공부했으며, 런던 정경 대학에서 경제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목화'를 주제로 세계화의 규칙과 비밀스러운 이면을 풀어낸 ‘코튼 로드’에 이은 그의 두 번 째 역작 물의 미래는 ‘물’을 주제로 2년 동안 오스트레일리아, 싱가포르, 인도, 방글라데시, 중국, 이스라엘과 세네갈을 비롯한 아프리카 국가, 알제리 등의 지중해 연안 국가에 이르기까지 물 위기의 현장을 구석구석 찾아다니며, 가뭄과 홍수, 물로 인한 질병으로 생존의 경계에 선 나라들과 사람들을 만난 결과물이다.

그는 “전세계 물이 있는 곳은 모두 찾아다니려 했다”고 강조하고 이를 통해 안정적이며 풍부하고 깨끗한 물을 확보하기 위한 국가 간 협력과 개개인들의 절제를 통한 물 자원 보존 노력이 절실함을 역설하고 있다.

물과 인류 미래에 대한 그의 전략적 메시지는 물 부족 국가로 분류됐고 앞으로 물빈곤국가로 바뀌게 될 대한민국에도 이 책이 시사하는 바가 클 것이라는 점에서 유의해서 읽었던 기억이 있다.

그는 물문제에 대해 “이제 세계는 물 한 방울을 두고 생사가 갈리는 극렬한 위기의 현장으로 바뀌고 있다”며 “물 한 방울이 없어서 지옥 같은 일상을 사는 사람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데다 전 세계 인구의 6분의 1이 물이 없어 고통을 받고 죽어간다”고 설파하고 있다.

“물로 인한 위기는 이제 피할 수 없는 국면으로 치닫고 있으며 20세기가 석유의 시대였다면, 21세기는 물의 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그동안 물과 관련된 갈등의 대부분은 평화적인 방식으로 해결돼 왔지만 우물 때문에 남의 멱을 따는 비극이 이따금씩 벌어지기도 하고, 군대를 보내 이웃 나라에게 겁을 준 적도 있었다”고 전한다.

하지만, “물로 인해 진정한 의미에서의 전쟁으로 번진 적은 아직 한번도 없었다”고 말하고 있다.

문제는 인구 증가로 인한 압박감이 이 같은 상황에 변화를 가져오고 있으며 지리학자들과 지정학자들은 ‘미지근한’ 지역과 이미 ‘뜨겁게 달궈진’ 곳을 골라냈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적지 않은 곳이 이들의 목록에 올랐으며 대표적인 곳만 들어도, 갠지스 강과 브라마푸트라 강 유역, 서부 아프리카(오카방고, 림포포, 잠베지 강), 러시아와 중국의 극동 지역 국경 지대 등이 위험지역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어디나 할 것 없이 경작할 땅은 줄어만 가고, 토양은 척박해지며, 물문제 해결을 위한 투자는 답보 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다”는 그는 “물로 인한 진짜 전쟁은 아직 일어나지 않았지만, 기아로 인한 폭동은 점점 잦아지고 있다”는 우려를 전하고 있다.


“굶어죽을 것인가, 목말라죽을 것인가?”

“생산과 보호처럼 결코 화해할 수 없는 개념들을 어떻게 하면 화해시킬 수 있으며 자연을 파괴하지 않으면서 어떻게 자연에서 더 많은 것을 얻어낼 수 있는가?”라고 묻고 있는 그는 “물을 가장 많이 쓰는 사람들은 단연 농부들이며 지하수층과 강물을 오염시킨다는 지탄을 받는 것도 농부들”이라고 주장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다 위생적이고, 보다 다양하며, 보다 값싼 먹을거리들을 보다 많이 생산해내는 그 기적을 일궈내는 사람도 농부들이고 인류에게 몰아닥친 중대한 위협을 제일선에서 맞서 싸우는 사람도 역시 농부들”이라고 평가하기도 한다.

에릭 오르세나의 ‘물의 미래’는 우선 제주도의 경우에도 서서히 심각한 문제로 다가오고 있지만 아직 이에 대한 구체적인 청사진은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제주 서부지역에서는 이미 지하수에서 질산성질소가 검출될 정도로 먹지 못하는 물이 늘어나고 있고 제주도의 수많은 용출수가 사라지거나 먹지 못할 정도로 오염이 심각해 졌다.

골프장이나 농사에 쓰이는 물이 제주도의 귀한 지하수라는 점도 전문가들은 의아하게 생각하는 부분이다.

너무 깨끗한 물은 농사에도 별로 도움이 되지 않음에도 농사용으로 지하수를 쓴다는 점에 의구심을 전하고 있는 것이다.

제주도는 이미 물부족 사태를 예감케 하는 가뭄을 얼마전 59일간이나 경험한 적이 있다.

이에 대해 한 물관련 환경전문가는 “제주도는 늘 많은 비가 내려 지하수 고갈이나 심각한 가뭄을 겪는 적이 많지 않아 물부족에 대한 대비가 부족한 것 같다”고 말하고 “지난해 겪은 심각한 가뭄은 이에 대한 대비를 하지 않으면 언제든 물부족문제에 직면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라고 밝혔다.

그는 “기후변화로 인해 비가 올 때는 엄청나게 내리거나 아니면 수개월간 한방울의 비도 내리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준비를 미리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하고 있는 것이다.

서부지역에 물을 공급하기 위해 조성한 제2어승생저수지가 균열이 생겨 이에 대한 대대적인 보수작업에 들어간다고 한다.
하지만 이곳은 처음부터 설계가 잘못됐다는 지적을 받아온 곳이다.

1백만톤을 수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제2어승생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크다는 평가를 받지만 물을 빼는 배수시설을 하지 않아 “문제가 생길 경우 호스로 물을 다 뽑아내고 준설을 한 다음에 다시 물을 채워놓아야 하는 번거로움을 계속 해야 한다”고 저수지건설전문가는 지적한 바 있다.

한 물 전문가는 “지금은 우리나라가 불부족국가이지만 50년후에는 물빈곤국가가 된다고 예상하고 있다는 점에서 제주도 수자원에 대한 대대적인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하지만 제주도수자원본부장은 이같은 심각한 질문에도 묵묵무답(?)으로 제주도의 물문제를 걱정하게 만들고 있다.

허기야 수년동안 제주도민에게 거짓통계를 발표했다며 도민을 우롱하고, 원희룡 제주도정을 우습게 만든 그에게 제주도의  물의 미래를 기대한다는 것조차 사실은  난망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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