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공항 건설,주민의견에 귀 기울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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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공항 건설,주민의견에 귀 기울여야.."
  • 고현준 기자
  • 승인 2016.01.08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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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관광객 많아진다면 다른 대안 찾아야.."..역지사지 필요

 

 

성산지역 제2공항 건설에 따른 주민설명회가 무산됐다.

설명회가 열릴 예정인 단상을 주민들이 점거하자 다른 곳에서 설명회를 개최하려 했지만 이뤄지지 않았다.


주민들은 잠시 이들과 주민이라며 대화를 나눴던 사람에 대해서도 주민이 아니라는 의심을 전하며 설명회가 건설 추진을 위한 요식행위라는 비난을 하고 있다.


어쩌면 이같은 일은 당연히 벌어질 것이라는 전제하에 추진됐을 것이라는 점에서 우려되는 상황이다.


원희룡 제주도정의 신공항 건설 계획은 당초 앞으로 오는 ’35년이면 4천5백49만명 이상이 제주를 찾을 것이라는 가정하에 추진하는 것이기 때문에 앞으로 세계 정세가 어떻게 변할 지 관광시장이 어떻게 변화할 지 모르는 상태에서는 장밋빛 환상일 수도 있다는 지적이 하나 있다.


또 하나는 경제전문가들이 바라보는 제주도 토지가 상승에 대한 걱정이다.
전문가들의 지적에 따르면 현재 이상 열풍을 보이고 있는 제주토지에 대한 매입현상은 일시적인 현상에 불과하므로 투자에 신중을 기할 것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원 지사는 그동안 항의차 제주도청 앞에서 온평리는 물론 지역주민들이 항의집회를 할 때도 주민들을 외면해 왔다.
도지사의 신공항 건설에 대한 진정성을 의심받기에 충분한 모습이었다.


만약 도지사가 진정으로 제주도를 위한 일이었다면 당연히 주민들과 격의없이 만나고 소통하며 그 불가피성을 제대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주민들은 밖에서 신공항 반대집회를 하는 동안 그는 뒷문으로 나가는 모습이 포착돼 더욱 그의 진정성이 의심받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주민들에 대한 설명회가 제대로 이뤄질 수는 없는 일이다.


주민들은 지금 원점재검토를 요구하며 "신공항이 아닌 다른 대안을 찾을 것"을 요구하고 있다.
관광객이 많아진다고 해서 신공항 건설을 한다는 것에 의문을 전하고 있는 것이다.


신공항이 들어서는 마을에서는 모든 반대단체와 연대해 반대투쟁을 계속 해 나갈 것을 천명한 상태다.
지금 이 시점에 제주도가 선택할 수 있는 일은 신공항을 포기하거나 다른 지역을 찾거나 현 공항을 확장하거나 입도 관광객 숫자를 줄이는 수 밖에 없다.


늘 하는 이야기이지만 제주도의 존재가치는 환경에 있다.
힐링을 위해 제주를 찾던 많은 사람들이 이제 제주도는 예전의 제주도가 아니라며 제주도를 외면하고 있는 실정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지금 우리가 선택해야 할 일은 분명하다.


환경을 더 사랑하는 아름다운 제주도를 만드는 일이다.
개발에 개발, 평화롭던 중산간에 수많은 집들이 지어지고 있다.


도는 정주인구가 많아지고 있어 그렇다는 설명이지만 이 조차 제주도가 가야할 길은 아닌 것 같다.


신공항에 대한 원점재검토 내지 신공항 건설포기는 도지사 입장에서는 발표하기 어렵겠지만 도민들이 반대하는 일은 하지 않겠다는 도지사로서의 의지도 사실은 중요하다.


우리는 그동안 전국의 많은 지역에서의 각종 건설계획에 환경단체와 용역이 충돌하며 선량한 시민들이 억압받는 모습을 수도 없이 보아 왔다.


개발계획에 대한 강행은 예전 구시대의 산물이다.
아무리 급하다 해도 도민들이 반대하는 일에는 더욱 더 신중한 결정이 중요하다.


앞으로 파생될 문제를 면밀히 검토해 나가다 보면 잘못된 결정 하나가 제주도 전체에 줄 영향이 건설보다 더 큰 의미로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세계에서 환경영향평가제도가 가장 잘 운영되고 있는 독일의 경우 건설계획 추진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과정이 주민과의 소통이다.


그 나라에서는 주민들이 반대하는 일은 절대로 개발을 할 수가 없도록 되어 있다.
그리고 주민들의 요구가 모두 반영된 후 나라에서 이를 재검토하도록 운영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 법은 완전 거꾸로다.
밀어부치면 된다는 식이다.


제주해군기지는 국가안보라는 명문이라도 있었다.
신공항 건설은 많아지는 관광객 때문이라는 이유 외에 다른 명분 조차 없다.


이제야 말로 조상 대대로 삶의 터전을 잃고 길에 나앉게 된 이 지역 주민들의 목소리에 더욱 귀를 기울여야 한다.


그리고 이들 주민들의 의견이 타당하다면 제주도는 주민 편에 서서 신공항 건설에 대한 타당성을 재검토해야 한다.

역지사지란 말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역지사지는 맹자(孟子)의 ‘이루편(離婁編)’ 상(上)에 나오는 ‘역지즉개연(易地則皆然)’이라는 표현에서 비롯된 말로 다른 사람의 처지에서 생각하라는 뜻이다.


무슨 일이든 자기에게 이롭게 생각하거나 행동하는 것을 뜻하는 ‘아전인수(我田引水)’와는 대립된 의미로 쓰인다.

 

맹자 ‘이루편’에는 또 “남을 예우해도 답례가 없으면 자기의 공경하는 태도를 돌아보고, 남을 사랑해도 친해지지 않으면 자기의 인자함을 돌아보고, 남을 다스려도 다스려지지 않으면 자기의 지혜를 돌아보라(禮人不答反基敬 愛人不親反基仁 治人不治反基智)”는 말도 나온다. 이 말도 자기 중심의 시각이 아니라 상대의 시각에서 헤아려 보라는 삶의 지혜를 나타낸다.

강정주민들은 그동안 해군기지 반대에 거의 모든 삶을 바쳐왔다.
또 다시 성산지역 주민들을 이같은 구렁텅이로 몰아넣을 수는 없다.
지금은 도지사와 함께 모든 도민들이 신공항 계획에 대한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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