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로는 환경보호, 행동은 환경파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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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로는 환경보호, 행동은 환경파괴.."
  • 고현준 기자
  • 승인 2010.12.01 11: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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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신상범 제주환경연구센터 이사장
'환경대학 15년간 9백여명 배출,용어 하나라도 아는 게 중요'

 

신상범 (사)제주환경연구센터 이사장
 

 

"환경대학 입학생들에게 항상 말하는 공통된 얘기가 하나 있습니다. 제주도는 환경을 자원으로 해야 확실한 미래가 있다는 것입니다. 환경대학을 처음 시작할 때의 이유도 자연환경을 지키기 위해서는 어떤 행정이나 정책적인 제도보다도 도민의 의식이 가장 중요하다고 봤기 때문입니다"


중앙기자 출신이면서 제주도에 성인 환경교육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최초로 도입해 환경대학을  15년간을 이끌어 온 신상범 (사)제주환경연구센터 이사장.

신상범 이사장은 지난 15년간의 소회를 이같이 밝히면서 "처음 성인을 대상으로 한 환경교육이 과연 성공할까 의심이 많았다"며 "이제 제주도가 트리플 크라운을 이뤘지만 이 모두가 도민들의 환경에 대한 관심과 열의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신 이사장으로부터 지난 15년간의 환경대학의 태동배경과 의미 그리고 환경교육의 중요성에 대해 들어봤다.

 

 

신 이사장은 환경대학을 15년간 이끌고 있다

 



-15년이라는 시간이 짧은 세월이 아닌데 환경대학이 태동한 배경과 소회를 말씀하신다면...

"사실 환경대학은 돈이 많아 선전을 많이 한 것도 아니고 졸업을 해도 어떤 대가가 주어지지도 않습니다. 특히 초기에는 주 6일을 근무하던 때이기 때문에 교육은 주로 토요일 오후 2시부터 진행됐지요. 그런데 당시 정부에서 환경을 상품으로 해서 예금의 0.3%를 환경사업에 지원토록 하는 정책이 있었어요,

환경교육을 시작할 무렵 당시 신구범 지사가 제주은행과 협의해서 기금으로 모아 둔 3천만원 정도의 기금이 있다는 얘기를 듣고 이 금액을 지원받아 당시 폐교된 회천분교를 빌려서 모두 고쳐 사용했지요. 시작은 그렇게 했지만 도에서 특별히 도와 주는 게 없었어요.

1기에 30명이 들어왔고 그 다음 모집 때는 50명 60명 70명 등 계속 늘더라구요. 처음 생각과는 달리 의외로 많이 교육에 참여했고 출석률도 90%이상이 될 정도로 수강생들이 적극적이었죠. 예산이 없어서 당시 도내 강사는 봉사가 원칙이었어요.

1년 수강료를 5만원을 받았는데 그 돈으로 종이를 사고 워드로 치고 프린터 해서 교재를 만들었지요. 점점 입소문이 나면서 환경교육을 받는 도민이 늘어난다는데 보람이 컸습니다. 세월이 갈수록 이 사업은 꼭 필요한 일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환경대학에 대해서는 도민들이 잘 알지만 교육 주체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것 같습니다.

"환경대학의 주체는 사단법인 제주환경연구센터입니다. 수강생을 모집할 때 공고를 내긴 합니다만 대대적으로 모집을 하진 않습니다. 환경대학 졸업생들이 전부 추천을 해서 모집이 되기 때문에 하루 이틀이면 이미 마감이 돼 버립니다.

모집이 끝난 후에 강의를 듣게 해 달라고 간청(?)하는 사람이 많을 정도로 곤란을 겪기도 합니다. 다만 저희 단체는 PR을 목적으로 하지 않고 환경의식을 높이기 위한 기초적인 일 중에 하나이기 때문에 환경을 지키고 활용하기 위해서는 환경에 대해 알도록 하는 일에 충실하고 있을 뿐이지요.

환경대학이 도의 지원없이 운영될 수 있는 건 제주도민의 환경에 대한 관심이 다른 어느 지역보다 강하다는 뜻입니다"



-제주도민의 환경의식이 높은 이유는 무엇 때문입니까.

"제주도는 역사적으로나 지리적으로도 절해고도이기 때문입니다. 옛날에는 초근목피로 연명해 왔고 바다의 사나운 파도와 바람과 비에 시달리며 살았지요. 제주사람들은 자연과 타협하지 않으면 안됐어요, 비를 다스리고 바람을 다스렸지요.

어부나 농부들은 공기 냄새만 맡고도 날씨를 알았습니다. 늘 환경과 대화를 하며 살았지요, 몸에 병이 나더라도 의료시설이 없어서 당이나 신방에 의지했습니다, 큰 나무나 돌에 신당을 만들고 그곳에서 기원을 했습니다. 자연신을 숭배하며 살수 밖에 없었어요,

자연은 곧 신앙이었고 자연을 거스리면 안된다는 생각이 잠재의식속에 있었지요, 자연히 자연과 타협하며 사는 게 원칙이라는 생각을 하며 살았던 이유가 지금도 우리들 마음 속에는 남아있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환경교육을 시작할 때와 지금 제주도의 상황이 달라진게 있는지..

"제주도개발특별법이 만들어질 때 당초 제주도나 정부에서 모두 제주도가 주관하라고 했었어요. 제주도에서 공청회를 열고 도민의 의견도 충분히 반영하도록 했지요. 정부의 기본적인 생각은 제주도에 투자하는 투자자들에게 편의를 주고 쉽게 투자를 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였어요.

이렇게 투자자를 위한 지원법으로 시작했던 법이 각 지역을 돌며 공청회를 열다 보니 다른 법으로 태어났지요. 결국 자연보호법으로 바뀌는 선 보전 후 개 개발법이 돼 바렸어요., 이미 40여년 전에도 제주도는 절대로 성급하게 개발하지 말고 천천히 개발하자는 의식이 많았습니다.

지금도 제주도민들의 마음속에는 개발에 대한 막연한 거부감이 아직 많이 남아 있습니다. 조금은 배타적인 것이기도 하지만 먼저 자연보전후 개발하자는 뜻이니 현재도 대항이 아니라 자연과 타협하며 살자는 의식이 내재돼 있다고 봐야지요. 이런 내재적인 생각이 환경교육을 받는 토대가 됐다고 봅니다"

 

60년대 환경보호운동을 소개하는 신 이사장

 

 


-환경보호와 환경운동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막연한 보호만 갖고는 안됩니다. 개발이 기술화되고 대량화되고 있습니다. 이제 환경을 알아야 하고 이를 실천토록 만드는 게 환경교육입니다. 환경교육을 통해 도민의식 속에 환경에 대한 관심이 뿌리박히면 관광은 물론 IT산업까지도 환경과 함께 독특한 방향을 잡고 발전해 갈 것입니다.

 자연보전이 모든 산업의 기본이기 때문에 도민 모두가 전문가가 되고 전문가화 해야 제주도가 살 수 있는 길이 열립니다. 유네스코 3관왕도 WCC총회 유치도 100만명 서명운동도 도민들의 힘으로 삽시간에 이뤄졌습니다. 자연보전총회나 지질공원 인증도 도민들의 이와같은 적극적인 호응에 힘입은 바 큽니다. 이런 도민들의 힘이 저는 환경운동의 시발점이라 생각합니다"



-환경대학 출신 수료생들의 활동은..

"지난 15년간 약 9백여명이 환경대학을 수료했습니다. 총동창회가 있지만 환경보전실천연합회를 만들어 별도의 NGO로 활동들을 했었지요. 이 조직을 행정에서 잘 활용해 줘야 하는데 정책적인 지원이 없어서 나름대로 총동창회와 더불어 연합회 멤버로 틈틈이 활동들을 진행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눈에 보일 정도로 큰 활동은 없습니다만 전부 자기 돈을 내서 해야 하는 일들이라 쉽지만은 않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각자의 생활속에서 환경을 느끼면서 자기 주변에서 열심히 환경운동을 하고 있다고 봅니다.

환경대학 입학생을 모집할 때 이와같은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납니다. 교육을 받도록 권유한다는 것이 곧 환경운동의 시작이니까요. 기상용어나 지질에 대한 용어를 하나 아는 것 만으로도 의미가 크다고 봅니다"


-정책부서나 행정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제주도는 대대적으로 환경인을 키워야 합니다. 세계자연유산 지질공원 생물권보전지역 람사르습지 등 세계에서 인정을 받았다는 사실이 매우 중요합니다. 환경정책과를 도정의 최우위에 두고 모든 정책이 환경 중심으로 움직여야 합니다. 제주도의 환경운동은 이미 60년대부터 시작됐습니다.

그때도 나무 하나를 베려고 해도 주춤거리고 바닷가 해녀들이 바닷가의 돌 하나를 주워가지 못하게 막았어요. 이런 게 하나하나 모아져서 제주도의 환경이 크게 파괴되지 읺았고 드디어 세계가 인정하는 환경지역이 된 겁니다. 그러나 앞으로가 중요합니다.

어떻게 잘 보존하고 유지해야 세계인들에게 그 가치를 갖도록 할 것인가가 과제입니다. 50만 제주도민이 모두 환경파수꾼이 되어야 합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환경을 후대에 물려주기 위해서는 환경교육이 절실합니다. 환경을 지키자고 말로는 하지만 행동은 환경을 파괴하는 일부터 막아야 하겠지요"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우리가 환경대학을 통해 환경교육을 일부 담당하고 있습니다만 제주도 전체에서 환경교육 붐이 일어났으면 좋겠습니다. 특히 공직에 있는 사람들은 지도적인 위치에 있는 분들이 아닙니까. 공무원 7급 이상이면 지도적인 위치에 있다고 봐야지요.

 이렇게 공직자부터 환경교육을 받는 기회를 정책적으로 만들어줘야 합니다. 이런 노력이 트리플크라운을 유지하는 큰 힘이 되리라 봅니다. 자칫 하면 모든 정책은 파괴하는 힘이 더 큽니다. 도민들이 깨어서 이를 막고 조화롭게 생활속으로 끌어들여서 5년-10년 계획으로 추진해야 합니다,

단계적으로 해야지요. 특히 성인교육과 공교육을 분리해야 합니다. 유치원때부터 생명을 아끼는 교육을 시키도록 정규교과목에 들어가야 합니다. 현재 환경교육을 지속적으로 하는 게 없어요. 단발적인 교육보다 체계적으로 교육이 돼야 합니다.

초중학교때부터 먼저 인성 속에 생명을 중시하는 교육이 되면 체질화되고 인격이 됩니다. 초기에 이런 교육을 받게 되면 성인이 된 후에는 교육을 받지 않아도 됩니다. 그런 일들을 계속 추진해 나갈 계획입니다"


-장시간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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