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수처리장 불법투기,제주도를 죽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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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수처리장 불법투기,제주도를 죽인다"
  • 고현준 기자
  • 승인 2016.09.10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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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원희룡 제주도정, 성장정책이 부른 무서운 현실

▲ 제주도민을 황당하게 만든 제주하수처리장 입구

 

제주도가 얼마나 황당한(?) 일을 저지르고 있는 지를 여지없이 보여준 제주시하수처리장의 환경불감증, 그 실상이 지난주 중앙방송(MBC 시사매거진 2580)에 대대적으로 보도됐다.

방송에서는 ‘제주바다의 비밀’이라는 제목으로 이 지역의 심각한 악취문제는 물론 바다로 마구마구 똥물원액 그대로 버려지고 있는 그 모습을 통해 제주도민이,또는 인간이 얼마나 무식한 존재인가를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이들 책임자들은 하수 용량초과를 말하고 앞으로 시설을 보완할 것이라고 했지만 하수관을 타고 바다로 펑펑 뿜어져 나오는 그 모습은 충격 이상이었다.

더욱이 이 주변지역에는 생명체가 하나도 없었고 앞으로 계속 그곳으로 버려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 생각하니 아찔하기만 하다.

환경전문가들은 수질오염의 약 70% 정도는 생활하수와 쓰레기가 주 오염원이라고 지적한다.
각 가정과 학교 음식점 숙박시설 등의 증가는 필수적으로 수질오염을 유발하는 요인이다.

만약 버려지는 하수중에 각종 우리 몸에 해로운 중금속오염원이 없다는 사실을 입증할 수도 없다는 점에서 앞으로 제주바다에서 생산되는 생선이나 어폐류가 오염돼 우리의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다는 사실은 무서운 현실이다.

우리가 버린 하수가 우리를 죽이는 행위가 될수도 있다는 얘기다.

제주도는 그동안 급속한 인구증가와 관광객 증가를 보여왔다.

이 모든 양적성장이 빚은 결과가 이처럼 제주바다는 물론 제주도와 도민을 점진적으로 죽이는 현실이 되고 있는 것이다.

한국기후환경네트워크에 따르면 환경부와 해양수산부는 지난 1980년대 후반부터 육상폐기물 해양배출이 시작된 이래 약 30년만에 올해부터 해양배출을 전면 금지하고 육상처리로 전환하는 정책을 추진해 왔다.

폐기물 해양배출 제로화를 위해 지난 2013년 ‘육상처리 전환 지원 대책’을 마련, 슬러지자원화시설을 운영하는 등 지난해 12월부터 육상처리 전환을 사실상 끝냈다고 한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육상처리 시설 부족과 육상처리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처리비용 등을 이유로 폐기물을 해양에 배출해왔지만 해양투기방지 협약(런던협약 및 의정서) 등에 의해 폐기물 해양배출 전면 금지를 추진했던 것이다.

지난 10년간 업계, 시민단체, 관련 부처가 한마음으로 노력한 결과 폐기물 해양투기 제로화를 달성하고 우리나라가 폐기물 해양투기국이라는 불명예에서도 벗어나게 됐다고 발표했지만 제주도는 이같은 정부나 세계의 노력을 비웃듯 해양투기를 일삼아 온 것이다.

이는 지난 상반기 상수도 유수율,누수율 조작에 이어 폐수를 바다로 불법,무단투기하는 제주상하수도본부의 도덕불감증의 민낯을 보여준 것이다.

하지만 여기에 더불어 취재기자를 향해 “이 보도가 나가면 관광객이 안 올텐데 당신들이 책임을 질 거냐”며 항의하는 한 어선의 모습은 제주도민으로서도 창피한 모습이었다.


이는 근본문제의 고민보다는 좋게 보여지기만 하면 되는 미봉책의 양산을 보여준 것이나 다름 없기 때문이다.


방송에서 제주도의회 김태석 의원은 “제주도가 이처럼 정주인구나 관광객이 급속적으로 늘어날 것을 예상하지 못한 제주도정의 정책부재”를 신랄하게 비판했다.

제주환경연합 김정도 팀장은 “이처럼 바다투기가 계속 되면 이 지역의 사막화가 급속적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같은 환경불감증,도덕불감증의 원인은 무엇일까.
이같은 문제의 원인은 모두 원희룡 도지사에게 있다고 보는 편이 가장 옳다.

인구를 늘리고 관광객을 아무 대책없이 불러들이려는 양적성장을 추구하는 그 무지한 성장정책이 근본적인 문제라고 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양심을 가진 지도자라면 도민들을 향해 호소해야 한다.

“지금 제주도에 정주인구가 늘고 관광객이 늘어나면서 하수처리장이 포화상태입니다.
될 수 있으면 물을 덜 쓰고 아껴 써서 하수처리장으로 들어오는 양을 줄여 주십시오“

제주상하수도본부는 양심선언을 해야 한다.

“지난 10년간 해양투기 금지에 따라 육상처리를 준비중이었지만 아직 완성하지 못했습니다.
열심히 준비해서 1-2년 내에 해양투기를 하지 않는 체제를 갖추겠습니다.
그동안 처리장으로 들어오는 양을 줄여야 합니다. 물을 아껴서 써 주십시오“

그러나 도지사와 공무원이 도민과 관광객을 이처럼 모르는 곳에서 비겁하게 속이고 있다면 이같은 보도가 나갈 때마다 제주도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수도 없이 사라질 것이라는 사실을 염두에나 두고 있는 지  모르겠다.

이미 제주도를 즐겨 찾던 사람들이 도시화돼 복잡해진 제주도를 외면하고 있다.

“앞으로는 제주도를 찾지 않겠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는 얘기다.

겉으로는 그럴 듯 해 보이지만 속으로는 이렇게 썩어 있다면 제주도의 미래는 그저 암울할 뿐이다.

“우리가 몸에 벼룩이 붙어 몸을 괴롭히면 우리는 몸을 뒤틀어 이 벼룩을 몸에서 떼어내려고 하듯이 지구가 화가 나면 몸을 뒤틀어 인간들을 털어낼 것”이라는 환경경구가 있다.

지금이라도 제주도는 관광객이 늘어난다느니 신공항이니 신항만이니 하는 양적성장보다는 도민들에게 실질적인 행복을 가져다 줄 질적인 문제의 해결에 주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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