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복지 그 다양한 사연 속 친절과 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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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복지 그 다양한 사연 속 친절과 공감
  • 진세진
  • 승인 2016.11.02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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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세진 제주시 기초생활보장과 주무관

진세진 제주시 기초생활보장과 주무관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 ‘아 다르고 어 다르다.’, ‘말 한 마디로 천 냥 빚도 갚는다.’ 등등 말과 관련된 속담은 참 많이 있다. 같은 말이라도 화자가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말을 하는 지에 따라 청자의 반응은 극과 극으로 달라지기 때문이다.

친절한 말씨를 사용하는 것뿐만 아니라 얼마나 공감대를 형성하는지가 청자가 느끼는 친절도의 척도가 된다. 이러한 속담들은 화자가 청자의 말에 얼마나 ‘공감’을 하고, 그것을 제대로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려준다. 그리고 나의 업무는 위와 같은 말들이 어떻게 격언으로, 속담으로 굳어졌는지를 경험을 통해 깨닫게 해준다.

하루는 맞춤형 급여 수급신청 하신 한 할머니의 댁에 방문을 한 적이 있었다. 여러 번의 수급신청에도 복지혜택을 받지 못하고 제외되는 이유는 언제나 같았다. 아들의 부양능력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할머니는 상담을 시작하자마자 받고 싶은 지원에 대해서 먼저 말씀을 하셨고, 현재는 몸이 편찮으셔서 일주일에도 여러 병원을 다니면서 진료를 받고 계신다고 하셨다.

하나뿐인 아들이, 육지에 나가 살면서도 홀어머니를 잊지 않고 멀리서도 부양을 하는데 그것이 이유가 되어서 본인의 복지혜택을 받지 못하는 것은 너무 억울하다고 하셨고 아들도 타지에서 어렵게 살고 있는데, 어미가 되어서 아들에게 손을 벌려 도움을 받는 것은 부담이 되어 더 이상 아들에게 짐이 될 수 없어, 수급자가 되어 아들의 짐을 덜어 주고 싶으시다고 하셨다.

이런 저런 안타까운 사연을 듣다보니, 마음 같아서는 지원을 해도 되지 않을까 싶은 마음마저 들었다. 그러다가 차상위계층으로 지원이 가능하여 연계해드릴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할머니께 수급자로서의 혜택은 받지 못해도, 통신요금 감면이나 전기요금 감면, 양곡할인, 임대주택 신청 및 임대료 할인 등의 지원에 대해 안내를 하니, 언성을 높이셨던 할머니도 목소리가 낮아지시며, 마음도 누그러지셨고, 고맙다는 말씀에 가벼운 마음으로 상담을 마치고 집을 나설 수 있었다.

수많은 다양한 사연들을 가지고 복지급여를 신청하시는 분들께, 그만큼의 다양한 이유로 최대한 도움을 드릴 수 있는 서비스를 찾아 연계하고 지원을 해드리려고 한다. 그리고 해드릴 서비스가 없는 경우라도, 진솔한 마음을 담아 민원인들의 속이야기를 들어 주며 공감을 해주는 대나무숲 역할만이라도 할 수 있음에 또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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