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열광의 도가니 가라쓰 군치
상태바
(기고)열광의 도가니 가라쓰 군치
  • 김금자
  • 승인 2016.11.24 12: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금자 가라쓰시 파견 서귀포시 연수직원

김금자 가라쓰시 파견 서귀포시 연수직원
해마다 일본 사가현 가라쓰시에서는 11.2.~11.4까지 3일 동안 일본의 3대군치 축제 중의 하나인 가라쓰군치 축제가 열린다. 축제가 시작되면 조용하던 시내가 갑자기 몰려나온 시민의 열기와 나들이 인파로 떠들썩해지면서 한바탕 축제분위기에 휩싸인다. 이날만큼은 행사장 일대에 먹거리를 파는 허락된 노점상들도 즐비하고 호텔숙박이 차고 넘쳐 간만에 지역경제에 활기를 불어넣는다.

가라쓰 군치는 가을 신사의 축제이다. 신에게 봉납하기 위해 14개 마을 각자의 봉물을 실은 화려한 히키야마(가마)가 징, 북, 피리의 흥겨운 장단과 히키야마에 올라타 지휘봉을 흔드는 멋있는 청년의 구호 소리에 맞춰 위풍당당하게 시내를 행진한다.

어린아이부터 학생들, 청년들이 마을별로 니쿠주반이라는 통일된 일본전통복장을 멋있게 차려입고 밀고 당기며 엔야 엔야!!!, 여샤 여사!!!를 외치며 거리를 누비는 볼거리로 지켜보던 구경꾼들도 하나가 되어 열기가 더욱 뜨거워진다. 또한 이 기간만큼은 고향을 떠나 살고 있던 출향민들도 돌아와 함께 참여하고 소문듣고 몰려온 관광객들과 함께 사람이 지나가기 힘들정도로 인산인해를 이루지만 질서정연한 가운데 이루어진다. 특히 행사기간 중 가운데 날인 11.3일은 문화의 날로 전 국민이 쉬는 날이라 더 많은 인파가 몰린다.

관내학교는 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휴교하고 공무원들도 자기가 속한 마을주민으로 돌아가 가마를 끄는 인력으로 참여하며 관공서는 최소의 인력만 남기고 운영된다. 또 축제기간 동안 일반 가정집들은 대문을 활짝 열어젖히고 군치요리를 만들어 놓고 누구든지 먹고 갈 수 있도록 한다.

그야말로 혼연일체가 되어 축제기간 만큼은 참여자 및 남녀노소 모든 주민들이 즐기고 만끽한다.

사실 알고 보면 어떠한 의식도 부대행사도 없이 시작을 알리는 폭죽소리와 함께 히키야마의 행렬이 이어지는 행사를 3일 동안 매년 반복적으로 전통이라는 이름으로 똑같이 치러내고 있다.

더 이상의 새로움은 필요 없이 자부심과 긍지로 400년을 이어오며 진화하고 있는 셈이다.

히키야마는 일본 전통종이를 이용해서 200번 이상 덧붙여 옷칠을 해서 칠기세공기법으로 정교하게 만들어진 뛰어난 공예품으로 색채며 모양이 화려하고 반짝반짝 윤기가 난다. 이것 또한 관광 상품이 되고 있다. 축제가 끝나면 대충 창고에 보관하는 우리와는 달리 히키야마(가마)는 전시장에 보관되고 또 전시장은 입장료를 받아 보수 및 축제비용에 보태어 지고 있다.

가라쓰군치는 1980년 국가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되었고 올해 2016년 11월에는 유네스코 무형 문화유산에도 등재되어 문화적 측면에서도 훌륭한 평가를 받고 있다.

400년의 전통을 이어온 축제도 행정기관의 행·재정적 지원도 필요 없이 주민 자발적 참여에 의해 이루어진다고 하니 부러움만 가득하다. 선택과 집중으로 열광의 도가니로 이끄는 시민의 열기가 가득한 축제가 우리지역에서도 이뤄져 자부심 강한 세계인의 축제로 우뚝 서 있을 날이 오기를 소망해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