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생태숲』 포근한 볕이 불러일으키는 정겨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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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생태숲』 포근한 볕이 불러일으키는 정겨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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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12.02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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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생태숲

 

 

『한라생태숲』 포근한 볕이 불러일으키는 정겨움  

               

 

 

후피향나무 가지에 앉았던 큰부리까마귀 두 마리가 쉼터 지붕으로 날아가 앉습니다.

이어 신기한 광경이 펼쳐졌지요.

크기가 그리 다르지 않은 새 두 마리 중 한 마리가 물었던 후피향나무 열매를 다른 새의 부리 안으로 넣어주고는 순식간에 다른 곳으로 날아가 버립니다.

하지만 이는 스치듯 바라본 사람의 시선과 생각에서 비롯된 결과물일 뿐 정확히 어떤 상황인지 단정 짓기란 애매합니다.

한 마리가 다른 새의 부리에서 열매를 빼앗는 광경일 수도 있으니까요.

그저 노랗게 단풍 든 팽나무 곁에서 이루어진 광경을 정겹게 여기고픈 사람의 마음이 강했다고 말할 수밖에요.

 

 

 

 

오늘은 어제에 비해 포근한 편입니다.

볕이 좋으니 산책로 한 귀퉁이에서 시들어가는 쑥부쟁이조차 더없이 아름다워 보이는군요.

 

 

 

 

그런데 마른 낙엽이 수북이 쌓여가는 산책로 바닥에 난데없이 제비꽃이 피어있습니다.

봄에 피어야 할 꽃이 계절을 거스르고 피었으니 바라보는 이를 어리둥절하게 만듭니다.

그래도 보라색 꽃은 곱기만 합니다.

 

 

 

 

비단 한 개체만 피어있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근처에는 추운 날씨여서 바닥에 잎을 찰싹 붙이고 그 위에 턱을 괸 채 볕을 즐기는 보라색 꽃들이 더 있습니다.

꽃들 사이에는 세 갈래로 벌어진 열매도 보입니다.

 

 

 

 

세 개의 방안에는 갈색 둥근 종자들이 줄을 지어 들어있네요.

가끔 땅바닥을 부지런히 기어 다니던 개미들이 줄기를 오르내리며 열매에 관심을 보이고 갑니다.

 

제비꽃 종자의 한쪽 끝에는 ‘엘라이오솜(Elaiosome)’이라는 물질이 묻어있습니다.

개미들이 이 영양이 풍부한 물질을 좋아하지요.

그래서 열매에서 튕겨져 나온 종자를 발견하면 달려들어 자신의 집으로 운반을 하고 엘라이오솜을 먹은 후 나머지는 집밖으로 내버립니다.

이렇게 제비꽃과 개미는 공생관계를 이룹니다.

재미있지요?

 

 

 

 

아, 콩제비꽃도 여리고 고운 얼굴을 내밀고 있었네요.

추운 날씨에도 제비꽃들은 강인한 생명력을 발휘합니다.

 

포근한 볕이 정겨움으로 숲을 감싸 안고 있군요.

 

 

(글 사진 한라생태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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