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숲은 나의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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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숲은 나의 친구
  • 양수정
  • 승인 2017.03.02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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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수정 절물생태관리소 주무관

양수정 절물생태관리소 주무관
제주절물자연휴양림이 개장한지 20년이 되었다. 입구에 들어서면 거대한 삼나무 숲이 제일 먼저 반겨준다. 방부목으로 만든 ‘S’자 모양의 데크 길이 자꾸 들어오라고 속삭인다. 삼나무, 소나무, 편백나무가 뿜어내는 알싸한 피톤치드 향기는 피로를 풀어주고 머리를 맑게 해주는 것 같다. 만나는 사람들마다 표정이 너나없이 밝다. 걷기가 편해서일까 아이들이 가장 신났다.

제주절물자연휴양림에서는 작년 8월부터 유아숲체험원을 운영하고 있다. 유아숲체험원은 어린이집과 유치원에 다니는 미취학 유아를 대상으로 건전한 신체 발달, 정서 발달, 사회성 발달 등 전인적 성장을 목적으로 하는 숲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까지 총 96회 운영되어 2,376명의 유아들이 숲 체험을 하였다. 올해는 3월부터 절물자연휴양림 홈페이지를 통해 유아숲 체험 신청을 받고 있으며 체험비는 전액 무료이다.

아이들이 부모와 함께 숲속을 걸어 다니며, 관찰하고, 만져보고, 냄새 맡고, 느끼는 모든 활동은 도시에서는 쉽게 접할 수 없는 자유와 편안함을 준다. 겁이 많던 아이가 벌레를 만지고 혼자 놀던 아이가 나무를 껴안으며 나무와 친구가 되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어느새 아이들은 누구의 간섭도 없이 숲을 구성하는 모든 생명체와 친구가 된다.

숲은 사람을 차별하지 않는다. 그 중에서도 제주절물자연휴양림은 남녀노소 누구나 숲과 친구가 되어 숲이 주는 혜택을 가장 공평하게 누릴 수 있는 산림휴양 관광명소이다. 그 결과 절물자연휴양림은 장애물 없는 관광지로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는 ‘2016 한국관광의 별’에 선정되었다.

만물이 소생하는 삼월의 봄을 맞아 고사리 같은 아이들의 손을 잡고 제주절물자연휴양림 방문을 권해 본다. 장생의 숲길이나 생이 소리길에서 호젓하게 노래 부르며 자연과 하나 되는 기쁨을 누려보는 것은 요즘 같은 봄날에만 가능한 호사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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