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름이야기]냇새오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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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이야기]냇새오름
  • 홍병두 객원기자
  • 승인 2017.03.09 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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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해안동..천아수원지. 천아계곡 주변, 오름에 포함 안된 곳

 

냇새오름

별칭: 냇새악.

위치: 제주시 해안동

주변: 천아수원지. 천아계곡.

 

 

 

한밝저수지내(川)를 사이에 두고 숨은 산 체...

 

제주도가 지난 1998년에 발표한 오름 개수는 368개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실제 존재하는 오름은 이보다 더 많이 있으며, 이른바 새끼오름이나 알오름이라고 부르는 산 체는 대부분 숫자에 포함을 하지 않았다. 물론 몇 개의 알오름은 포함을 하였으나 잘 알려지지 않았거나 가치가 떨어지는 곳은 제외를 하였다.

알오름이 아니면서 오름으로서의 규모와 특징이 잘 나타나는 곳들은 이후에 발견이 된 곳도 있으나 아직까지는 재정리가 이뤄지지 않았다. 새로 나타난 산 체들은 일부 오르미 등을 통하여 명칭이 정해진 곳도 있으며 마을의 구전이나 전래를 통하여 붙여진 곳도 있다.

이러한 산 체들 중 냇새오름은 해안동 천아계곡 인근에 위치했으며 내(川)와 내 사이에 있어서 명칭이 따라붙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오름이라 함은 독립형 소화산체를 말하는데 이의 분류나 입증을 거치는 과정이 중요하겠지만 자체적으로 폭발을 하여 생겨났다면 오름이라고 정의하는 것이 맞다.

가칭 냇새오름이라고 부르는 이 화산체는 현재 제주의 오름 개수에 포함이 되지 않았지만 확실한 화산체이다.20년이 지나는 동안 새로운 오름이 생겼다는 것은 말도 안 되겠지만 당시 조사에서 빠뜨린 것이 맞을 것 같다.

아마도 당시에는 수원지로서의 구실과 보존 등의 이유로 출입의 제한이 따랐을 테고, 크고 작은 산 체들이 어우러져 있는 주변의 정세를 감안한다면 오르미들은 물론 조사를 벌였던 행정에서도 파악을 못 했을 것이다. 

한편, 1995년부터 3년 동안 이 산 체 인근에 제주개발 건설사무소가 발주한 '제주도 중산간 용수 개발' 사업이 이뤄졌는데 이의 자취를 파악하는데 있어서 냇새오름이라는 표기가 나오며, 이곳 입구에 세운 표석과 현재 남아있는 건물들에서 확인할 수 있다.

따라서 ‘냇새’라는 명칭은 오름의 개수를 정할 당시보다 일찍이 부르게 된 것으로 추측이 된다.숨은 산 체나 숨겨진 오름으로 여겨왔던 냇새오름도 지금은 제법 알려진 상태이다.

 

한라산둘레길 중 천아숲길이 개통되면서 이 산 체 옆을 지나게 되며, 가을 단풍 명소로서 유명한 천악계곡을 가까이 하고 있는 때문에 접근성에 큰 무리가 없는 편이다. 오름으로서의 가치나 특징이 두드러지지는 않지만 주변의 환경과 규모 등 입지적인 요소 등을 감안한다면 빼놓을 수 없는 오름으로 여길 만하다.

실제 냇새 자체가 탐방의 묘미가 있거나 전망이 좋은 곳은 아니지만 오르미들로서는 어차피 한 번 이상은 만나고 싶어 할 것이다. 구태여 냇새오름 탐방이라는데 무게를 두지 말고 한라산둘레길 중 천아숲길을 더불어 한다면 바람직하다.

한자로 표기를 할 경우 내(川)와 내 사이에 위치한 산 체를 일컫는 말이니까 천중악(川中岳)이나 천간악(川間岳) 정도로 표기를 할 수 있으나 아무래도 어색함이 있어 대역으로 사용을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한편 제주의 오름들 중 천서악(川西岳)으로 표기를 하는 산 체가 있는데 이는 모라이악(오름)을 말하며 이곳과 관련하여 냇새오름과 냇새왓마을 등으로 부르고 있는데 비슷한 맥락이나 장소와 내용 등은 다소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모라이오름이 중문천과 예례천 사이에 있는 것에 비유하여 냇새(오름)이라고 하였으며 이를 대역하여 한자로 천서악(川西岳)으로 표기를 했다.

 

 

-냇새오름 탐방기-

 

천아숲길을 지나면서 이미 냇새오름 옆을 지났었지만 이번에는 냇새 자체를 만나는데 무게를 둔 때문에 1100도로변 천아수원지 입구를 초입으로 하였다. 계곡 입구까지 차량이 드나들 수 있는 데다 이곳에서 냇새를 가는 과정은 거리상으로 가까우며 진행에도 별 어려움이 없기 때문이다.

사실 적절의 계절을 놓친 셈이다. 푸른 계절에 찾았으면 산 체와 주변의 경관에 매력이라도 느꼈을 텐데 더러 아쉬움이 들었다. 계곡을 지나면서 셔터 놀이로 시작을 하고 한라산둘레길 코스를 따라 진입을 했다. 이후 계단이 나오는데 잠시 경사를 오르게 되지만 비교적 안전하게 시설이 되어 있다.

계곡 위의 산체 허리선까지 데크가 인도를 해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라 오히려 편리했다. 계단 경사를 오른 후 거친 숨소리를 추스를 즈음 좌측으로 특이하게 꾸려진 묘가 보이는데 조릿대가 무성하게 군락을 이루고 있지만 쉽게 식별이 된다.

동자석과 비석이 있는 데다 묘의 양식이 특별하게 되어 있으며 오래된 묘로 보인다. 봉분의 바닥을 돌로 받쳤고 산담도 둘러져 있는데 어떤 연유로 이곳에 망자를 맡기게 되었는지 사뭇 궁금했다. 표식을 대신하여 숙지를 한다면 냇새를 만나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

천아 숲길이 개통된 이후 이곳을 지나면서도 처음에는 이곳이 냇새오름이라는 것을 모르고 있었다. 처음 찾는 산 체인데 낮은 경사를 따라 오르지만 당연히 탐방로가 없었다. 조릿대를 헤치며 전진을 하는데 계절이 그러한 만큼 쌓인 눈이 방해를 하여 다소 불편함이 따랐다.

누군가 다녀간 흔적이 있는 것을 보면 정상부에서도 도움이 될 만한 것을 찾게 될 것 같았다. 산 체의 허리를 지날 즈음에 철조망이 둘러져 있는 것을 보았다.이즈음 농작지에 설치가 된 노루망과는 다소 다르게 보였다. 산체의 양쪽은 계곡이고 특별히 임산물이나 농산물과 관련한 작목을 할 상황은 아니다.

그렇다고 마소를 방목할만한 여건도 아닌데 설치한지 오래되어 보이는 이 시설물은 대체 뭐일까. 행여 장뇌삼 재배와 관련이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으나 정답을 찾지는 못 했다. 근처를 살피다가 노루들이 아침 산책을 하고 사라진 흔적이 보였다.

선명하게 난 발자국을 살피니 몇 마리가 무리를 지어 다닌 것을 알 수 있었다. 최적의 계절을 놓친 데다 쌓인 눈 때문에 전반적인 상황을 살피고 추측하기가 애매할 따름이었다. 허리와 어깨로 이어지는 부분에는 펑퍼짐하게 이어지는 등성이 있으며 낮게 비교를 하게 되지만 그 구분은 뚜렷하게 나타났다.

 

나무에 매달린 끈이 있어 주변을 살피니 정상부 근처인 것 같았다. gps를 통하여 확인을 하며 두세 발자국을 옮길 때마다 비고(高)가 차이가 나지만 대략 정상 지점을 예측할 수 있었다. 정상 주변은 소나무를 비롯한 잡목들이 숲을 이루고 있다. 이 때문에 사방이 가려져 어느 한 쪽도 전망이 어렵다.

이를 대신하여 하늘을 열어주기에 고개를 쳐들고 한동안 제목 없는 시선 놀이를 했다. 마땅히 인증을 할 만한 게 없던 차에 커다란 소나무 한 그루를 선택했는데 공교롭게도 뻗어나간 가지가 이채롭게 보였다. 말 그대로 물구나무처럼 생겨서 한동안 쳐다본 후 냇새의 정상 지기로 기꺼이 선정을 하고 몇 차례 어루만졌다.

정상부를 중심으로 하여 건너편으로 이어지는 등성 역시 펑퍼짐한 가운데 낮은 경사를 이루고 있다. 여차하면 계곡을 따라 다른 기슭을 택할 수도 있겠지만 초행길인데다 내린 눈 등 상황이 안 좋아서 그렇게도 싫어하는 백(back) 코스를 선택했다.

하산 길에 주변을 살피니 나무들 사이로 천아오름이 보였다. 그나마 겨울이라 언뜻 보이는 상황이고 멀리로는 노로오름 형제들도 사정권 안에 들어왔다.냇새의 동쪽은 한밝계곡(치도계곡)이다. 그 너머로는 다른 등성이 이어지지만 오름과는 별개이다.

국공과 다른 연유로 인해서 사실상 출입의 제한이 따르는 치도계곡이지만 행여 허가의 기회가 주어진다면 덧셈의 탐방이 될 것이다.

만추의 냇새 주변은 단풍으로 유명하다.과거와 달리 천아계곡은 출입이 자유로워졌다. 계절이 몇 번 바뀌고 기회를 내서 더불어 찾는 탐방을 할 수밖에 없다. 특히나 천아계곡이 천연색으로 변할 즈음에 냇새를 함께 만난다면 더없이 좋은 결과가 나오리라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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