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펴기칼럼]루푸스는 자가면역질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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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펴기칼럼]루푸스는 자가면역질환(?)
  • 이범
  • 승인 2017.05.21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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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푸스,자가면역질환 아니라 몸이 구부러져 생기는 일반 질환


루푸스는 자가면역질환?/이범의 몸펴기칼럼 


 


일동제약 국민건강연구소의 Vitamin MD 건강정보 사이트에서는 루푸스를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다. 이 정의를 인용하는 이유는 인터넷을 서핑해서 찾아본 것 중에서는 그래도 이 정의가 루푸스에 대해 가장 잘 정리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되기 때문이다.

 

전신 홍반성 루푸스(일상적으로 간단하게 '루푸스'라고 말함)는 우리 몸의 면역체계가 외부의 침입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보다 자신 스스로의 세포를 잘못 공격하게 될 때 발생합니다.

자가항체라고 불리는 면역단백은 우리 몸의 관절, 피부, 신장, 신경계(뇌, 척수, 신경), 혈액, 심장, 폐, 소화기계, 눈 등 여러 곳의 세포들을 공격하여 염증과 조직 손상을 유발합니다. 자가항체는 또한 체내 화학물질에 달라붙어 추가적인 염증을 유발하고, 여러 장기와 조직에 축적되어 손상을 유발하는 ‘면역복합체’라고 불리는 비정상적인 물질을 형성합니다.

루푸스의 원인에 대해 많은 과학자들이 다양한 연구를 진행 중이며 몇몇 요소들이 질병을 유발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지만, 여전히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은 상태입니다.……

 

여기에서는 루푸스를 아직 정확한 원인은 알 수 없지만 자가면역질환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즉 루푸스는 “우리 몸의 면역체계가 외부의 침입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보다 자신 스스로의 세포를 잘못 공격하게 될 때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필자는 이를 잘못된 추정이라 생각하고 있다. 그 동안 자가면역질환으로 분류된 많은 질환이 실은 자가면역질환이 아니라는 것을 경험을 통해 많이 겪어 보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서는 이 글 마지막 부분에서 정리해 보기로 하겠다.

 

설사 루푸스기 자가면역질환이 맞다 하더라도 왜 자가면역, 즉 외부의 침입자에 대해서가 아니라 자기가 자기 자신을 공격하게 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그 정확한 원인을 모르고 있기 때문에 이런 진단은 있으나마나 한 것이다.

현대 서양의학에서는 치료가 잘 안 되는 병을 점점 더 많이 자가면역질환으로 분류하고 있다. 자가면역질환은 계속해서 추가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자가면역질환의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기만 하면 결국 이런 질환을 정복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얘기한다.

그렇게 됐으면 정말로 좋겠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내 경험을 보면 현대 서양의학에서는 거의 대부분의(‘모든’이라고 표현하고 싶지만 아직 경험의 한계 때문에 이렇게 표현하는 것이다) 자가면역질환이 자가면역질환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 질환으로 분류하고 있기 때문에 그 원인은 결코 발견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서양 현대의학에서는 루푸스는 자가면역이 한 기관에 국한되는 ‘기관 국한성’이 아니라 전신에 나타나는 ‘전신성’으로 분류하고 있는데, 루푸스는 자가면역으로 인해 피부, 관절, 신장 등에 염증을 일으키는 특징이 있다고 얘기한다.

그러나 면역체계 부전의 원인은 알 수 없기 때문에 자가면역질환의 치료는 염증 등의 증상을 완화시키는 데 중점을 둔다고 한다. 그러면 이런 부위에 생기는 염증이 자가면역 때문일까? 필자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지난 8월 11일 사단법인) 루푸스를 이기는 사람들 협회(약칭 ‘루이사’라 함)에서 요청이 있어 두 시간 좀 넘게 회원들과 함께 증세를 들어 보고 그 해결을 위한 운동법을 알려드렸다.

이런 연이 닿은 것은 작년에 루이사 웹진에 글을 연재한 적이 있는데, 실무를 보시는 분이 이를 기억해 내고 강의를 부탁해 왔기 때문이다.

강의 요청을 수용한 것은 글로만 읽고 공부만 하면서 알고 있던 루푸스의 실체에 대해 직접 환자들을 보고 확인해 보고 싶어서였다. 죽음으로까지 갈 수 있다고 하는 이 난치병의 실체를 알고 싶어서였다.

 

작년에 글을 연재하기 전에 루이사 실무자 분이 가져다준 월간 잡지 몇 권에서 환우들의 ‘체험담’을 읽어 보았는데, 이는 과연 내가 쓰는 글, 몸살림운동의 방법에 대한 글이 루푸스 환우들에게 얼마나 도움이 될 수 있을까 하는 의문과 함께 궁금증이 일었기 때문이다.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당연히 글을 쓸 필요도 없는 것이다. 일고여덟 분의 체험담을 일고 나서 내린 결론은 확실하게 도움이 된다는 것이었다. 몸살림운동의 방법대로 운동을 한다면 그 어떤 다른 방법보다 루푸스를 이겨 내는 데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이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루푸스(systemic lupus erythematosus. 줄여서 lupus)를 우리말로 표현하면 ‘전신성 홍반성 낭창’이라고 한다. 전신 중 어떤 부위에 홍반성 낭창이 생기면 이를 루푸스라고 한다. 이렇게 루푸스의 가장 큰 특징이 홍반인데, 홍반 때문에 고통을 당하고 있다거나 당했다고 체험담을 쓴 사람은 없었다.

허리 아프고, 다리 아프고, 발목 아프고, 어깨 아프고, 목 아프고, 머리 아프고, 배 아프고, 온통 아프다는 얘기뿐이었다. 그리고 루푸스를 이겨 내는 과정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이런 통증에서 벗어나는 과정이었다. 또 기운이 없어 제대로 걷지도 못하고, 심지어 집 밖으로 나가기가 두려웠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다. 홍반에 대한 얘기는 도통 없었다.

 

나는 작년에도 그렇고 지금 글을 쓰는 이 순간에도 그렇고, 왜 전신 중의 일부에 홍반이 생겨나는지 그 원인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다. 그리고 또 왜 생겨났던 홍반이 사라지기도 하는지 그 원인에 대해서도 아는 바가 없다.

그러나 아마 홍반이 생기는 지점이나 그 부근의 근육이 굳어 있기 때문일 것이라 추측은 하고 있다. 굳어 있던 근육이 풀리면 홍반도 저절로 사라질 것이라 추측은 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것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루푸스 환우들에게 우선 시급한 것은 몸의 고통에서 벗어나는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8월 11일 강의하는 과정에서 이런 사실은 확연하게 드러났다. 강의에는 총 아홉 분이 참석하셨다. 여섯 분은 본인이 루푸스 환자였고, 세 분은 루푸스 환자인 자식을 위해 운동법을 배우려고 나오셨다고 했다. 아마 자식 분들이 직장을 나갔거나 무슨 사정이 있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루푸스는 난치의 병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집안에 환자가 한 명이라도 있으면, 이는 온 가족의 우환이 된다. 특히 환자가 극심한 고통에 시달리고 있을 때 가족들의 심정은 어떻겠는가. 그래서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으로 어머니들이 오셨을 것이다.

 

처음에는 우선 무엇이 가장 힘들게 하고 고통스럽게 하는가 하는 내 질문에 환우들이 대답하게 하고, 내가 왜 그렇게 되는지 원인을 설명하는 것부터 시작했다. 한 사람씩 한 사람씩 돌아가면서 일대일로 묻고 대답하고 설명하기를 반복했다. 역시 잡지 <루이사>의 체험담에서 읽은 그대로였다. 모두 극심한 몸의 고통에서 벗어나는 것이 제일 큰 문제였다.

 

그때로서는 어깨가 아프다는 사람이 제일 많았다. 아마 한여름에 더위로 어깨가 축 처져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어깨가 아픈 사람은 누구나 예외 없이 어깨와 팔이 딱딱하게 굳어 있다. 강의에 참여한 분들도 당연히 그랬다. 다리가 아프다고 하는 사람이 그 다음으로 많았다.

이는 엉덩이와 다리가 굳어 있기 때문이다. 허리가 아프다고 하는 사람이 그 다음이었다. 이는 허리를 구성하는 근육이 굳어 있기 때문이다. 머리가 아프다고 하는 사람도 있었다. 이렇게 아픈 것이 이 분들에게는 제일 큰 문제이고 해결의 과제였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기운이 없고 맥이 빠져 고생한다는 사람이 환자 여섯 분 중 세 분이나 됐다. 진단을 해 보니 모두 부정맥이었다. 진단이라는 게 별게 아니라, 오른쪽과 왼쪽 팔뚝을 손가락으로 눌러 보는 것이다.

왼쪽 팔뚝이 오른쪽보다 더 많이 굳어 있으면 이는 부정맥 증세가 내재해 있다고 보면 된다. 내재해 있던 증세가 발병하면 심장이 뛰고 숨이 차고 하는 것이다. 두 분은 빈맥, 한 분은 서맥이었다. 빈맥은 상당히 많은 사람들을 통해 경험해 보았지만, 서맥은 이 분이 처음 경험해 보는 것이었다.

 

이 분은 등을 벽에 기대고 앉아 있었는데, 어느 순간에 몸이 스르르 무너져 내리는 것이 내 눈에 보였다. 그 동안의 경험을 보면 이런 경우는 대충 부정맥으로 기운이 떨어진 상태라고 보면 크게 틀리지 않다. 그래서 왼쪽으로 모로 눕는 와불 자세를 취하도록 했다.

그리고는 선풍기의 방향을 틀어 이 분 얼굴에 바람이 가도록 했다. 그랬더니 이 분은 기겁을 했다. 바람은 싫다고. 선풍기의 방향을 다시 틀고 나서 왜 그러느냐고 물었다. 자기는 서맥인데, 바람이 콧속으로 들어오면 가슴이 답답해진다고 했다.

 

순간 약간 망설여졌다. 빈맥이 발병했을 때 와불 자세를 취하면 예외 없이 증세가 가라앉는다는 것은 충분한 경험을 통해 알고 있었지만, 서맥의 경우는 아직 경험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원리상으로는 분명히 될 것으로 생각됐다.

빈맥이든 서맥이든 왼쪽이 더 굳어 있어 심장을 압박해서 생기는 증세이니, 와불 자세를 통해 풀어 주면 분명히 나을 것으로 여겨졌다. 그래서 솔직하게 말씀을 드렸다. 분명히 빈맥은 이렇게 운동을 하면 사라지는데, 서맥은 처음 경험이라 어떻게 될지 잘 모르겠다고. 그러나 이것은 굳어 있는 몸을 풀어 주는 좋은 운동이기 때문에 나쁠 것은 없을 것이라고.

 

이 분은 계속해서 와불 자세를 취했다. 4~5분 정도 됐을까, 이 분이 자세를 풀고 일어나 앉았다. 어떠시냐고 물었더니, 괜찮아졌다, 답답한 것이 없어졌다고 대답했다. 나도 이 분이 실제로 어느 정도는 괜찮아졌다는 것을 느꼈다.

대답할 때의 목소리를 들으면 쉽게 몸의 상태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부정맥이 발병했을 때에는 기운이 빠져 목소리가 기어들어 가는데, 증세가 사라지면 기운이 생겨 목소리에 생기가 돈다. 그 정도를 느낄 수 있으면 어느 정도 회복이 됐는지 알 수가 있다. 이 분은 일어나 앉아 내는 목소리로 미루어 보아 완전히 회복된 것은 아니고 반 정도는 회복된 것 같았다.

 

이로써 나는 또 하나 중요한 경험을 했다. 빈맥뿐만 아니라 서맥도 와불운동으로 풀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전에 부정맥에 대해 몇 편의 글을 쓸 때 빈맥에 한정해서 적용된다고 선을 그었는데, 이제는 서맥에 대해서도 ‘적용될 수 있다’고 쓸 수 있게 됐다.

‘적용된다’가 아니라 ‘적용될 수 있다’고 쓸 수 있게 됐다는 것은 한 사람에게 적용된다고 해서 모든 사람에게 적용된다고 할 수는 없어 ‘유보’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경험적으로는 충분히 입증되지 안았지만, 원리상으로 본다면 분명히 맞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한 분씩 한 분씩 증세를 보고 직접 몸을 만져 보면서 확인하고 나서 그 동안 내가 생각한 것이 틀리지 않았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 그것은 루푸스라는 것이 몸이 많이 구부러지면서 나타나는 여러 가지 증세를 홍반이라는 현상을 중심으로 해서 두루두루 뭉뚱그려 표현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즉 홍반과 함께 나타나는 여러 가지 증세를 묶어서 루푸스라는 병명으로 다루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루푸스의 해결책도 어렵지 않게 도출될 수 있다. 홍반과 함께 동반돼서 나타나는 여러 가지 개별 증세의 원인을 알아내고, 그 원인을 제거해 주면 되는 것이다.

그리고 여러 가지 개별 증세는 결국 몸이 구부러지면서 나타나는 것이므로 몸을 펴는 것이 해결책이 되는 것이다. 루푸스 역시 몸살림운동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결론이 이 날 나에게는 제일 큰 소득이었다.

 

또 이 분들에게 적절한 운동이 어떤 것인지에 대해서도 파악할 수 있게 됐다. 이 분들은 몸이 많이 구부러지면서 근육이 심하게 굳어 있어 처음부터 강도 높은 운동은 할 수가 없었다. 강도가 높은 운동을 하게 하면 이때 나타나는 통증을 견뎌 낼 수 없기 때문이다. 이 분들은 가장 낮은 단계의 운동부터 시작하게 해야 한다. 그리고 서서히 운동의 강도를 놏여 나가게 해야 한다.

 

우선 하체풀기부터 하도록 했는데, 영 자세가 나오지를 않았다. 허벅지와 종아리, 특히 종아리 쪽을 너무 아파했다. 목베개를 오금에 깊숙이 껴 넣고 할 수 있는 사람은 루푸스가 있는 여섯 분 중에는 한 분밖에 없었다. 하는 수 없이 종아리 중간쯤에 놓고 하도록 허락했는데, 이렇게 하니까 시원하다는 소리가 나왔다.

고개를 최대한 뒤로 젖히라고 했지만, 15도 이상 젖혀지는 사람은 별로 없었다. 허리를 펴라고 했지만, 허리가 제대로 펴지는 사람은 하나도 없었다. 그래도 다행이라고 할 수 있다면 손을 뒤로해서 깍지를 낄 수 있다는 것 정도였다. 이렇게 어정쩡한 하체풀기였지만, 그래도 어쨌든 이 운동을 하고 나서는 다리가 좀 가벼워졌다는 반응이 나왔다.

 

다음으로 허리펴기를 하도록 했는데, 이 운동은 목베개를 가지고 하도록 했다. 큰 베개가 아니라 목베개를 가지고 하게 한 것은 이 분들이 큰 베개를 가지고 하게 되면 큰 무리가 따를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 분들은 허리가 너무 많이 뒤로 구부러져 있어 큰 베개를 허리에 대고 누워 있으면 허리가 너무 앞으로 펴지게 되면서 이를 감당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다행히 한 분을 빼고는 목베개를 가지고 하는 데 큰 문제는 없었다. 제일 허리가 안 좋은 한 분을 빼고는 내 도움 없이 모두 이 운동을 소화해 냈다.

 

내가 도움을 주었던 그 분도 결국은 10분 동안의 이 운동을 소화해 냈다. 내 도움이라는 게 별게 아니었다. 허리펴기를 할 때 큰 베개든 목베개든 그 베개와 허리가 맞닿는 바로 그 부위(주로 허리세움근의 특정 부위)가 닿으면서 눌리면 근육이 더 굳으면서 통증을 느껴 이 운동을 하는 데 큰 어려움을 느끼게 된다.

이런 분에게는 누운 상태이든 앉아 있는 상태이든 그 부위를 손을 넓게 벌렸다가 움츠리면서 꽉 잡아 주면, 처음에는 크게 통증을 느끼다가 점차 통증을 느끼지 않게 된다. 그리고 마지막에 가면 시원해지거나 상쾌해지다가 그런 느낌까지도 사라지고, 마침내는 아무런 느낌도 없게 된다.

아무런 느낌도 없는 상태까지 가면 더 좋겠지만, 이런 상태에 도달하기 전에 시원하거나 상쾌한 느낌이 드는 상태에서 허리펴기를 하게 해도 오랫동안 아무런 고통 없이 허리펴기를 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이 자세를 풀 때에도 아무런 고통 없이 수월하게 자세를 풀 수 있게 된다.

 

그런데 큰 베개든 목베개든 허리에 대고 허리펴기를 하면서 그 닿는 부위에서 어느 정도 통증을 느꼈던 사람은 자세를 풀고 일어날 때 운동을 할 때보다도 더 엄청난 통증을 느끼게 된다. 어떤 사람은 일어나 앉는 것 자체가 어려워 이마에서 진땀을 흘리면서 쩔쩔 매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에는 더 시간을 길게 해서 이 운동을 계속해 허리에 별 통증이 없을 때까지 하고 나서 자세를 풀면 별 통증 없이 수월하게 자세를 풀 수 있게 된다. 그런데 처음 이 운동을 하는 사람은 이런 것까지 알고 느끼면서 운동하지는 못한다. 따라서 운동을 지도하는 사람은 운동하는 사람의 몸 상태를 잘 읽으면서 그 사람의 몸 상태에 맞게 적절하게 운동법을 마련해 주어야 한다.

 

목베개를 가지고 하는 허리펴기를 하게 눕도록 하고 시작한 지 얼마 안 돼서 어떤 느낌이 드느냐고 물어보았다. 몇 분한테서 편안하다, 시원하다는 얘기가 나왔다. 당연히 나와야 할 얘기가 나온 것이다. 허리가 펴지면 밑으로 밀려 내려가 굳어 있던 근육이 위로 올라와 원래의 자리로 돌아오게 된다. 그러면 굳어 있던 근육이 풀리면서 그 동안 느껴지던 뻐근하거나 불편하거나 아픈 느낌이 사라지게 된다. 그래서 허리펴기를 하면 편안해지든가 또는 시원해지는 느낌이 들게 되는 것이다.

 

10분간의 허리펴기를 끝내고 나서 이 분들의 반응을 보면 거의 모두가 상당히 만족해하는 것이었다. 대체로 얼굴에서 불그스름하게 화색이 돌았다. 굳어 있던 얼굴의 표정이 풀리는 것이었다. 이는 몸이 편해져 마음까지 풀린 결과이기도 하고, 또 실제로 상체까지 풀리면서 얼굴에 있는 표정근육이 풀린 결과라고 보아야 한다.

몸펴기운동의 효과는 몸으로 느껴져야 한다. 그것도 당장 느껴져야 더 좋다. 그래야 사람들은 몸살림운동을 더 신뢰하게 된다. 그리고 정말로 이 운동을 해야 하겠다는 마음까지 먹게 된다.

 

다음으로는 이 분들이 할 수 있는 운동으로 와불운동을 권하고 또 실제로 해 보게 했다. 내가 이 운동을 권한 이유는 이 분들이 온몸펴기 2, 3단계를 할 수 있다면 더 좋겠지만, 이 분들에게 온몸펴기 2, 3단계를 하면 통증 때문에 무리가 될 수도 있고 너무 힘이 들게 될 뿐만 아니라 집에서 혼자 하기에는 흥미를 느낄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루푸스가 있는 분은, 특히 이 날 온 분들은 모두 여자였는데, 이런 분들은 직장에 나가 일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이런 분들에게는 여유 있는 시간이 많다. 따라서 온몸펴기 2, 3단계 같은 힘들지만 짧은 시간 내에 좀 더 큰 효과를 볼 수 있는 강도 높은 운동보다는 시간은 좀 더 많이 걸리더라도 힘 안 들이고 쉽게 할 수 있는 운동이 필요하다고 보았다. 그런 운동이 와불운동(=누워 온몸펴기)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몸이 아주 좋지 않은 사람에게는 이 운동도 너무 힘이 들고 고통스러운 운동이겠지만 말이다.

 

실제로 우로 10분, 좌로 10분 이 운동을 하도록 했는데, 운동을 시작하고 난 지 2~3분도 안 돼 이 운동을 거의 할 수 없는 분이 발견됐다. 서맥 증세가 있는 바로 그 분이었다. 팔을 굽혀서 손바닥을 머리에 대고 괴어야 하는데, 이 동작을 하지 못하는 것이었다.

그냥 모로 누워서 팔꿈치를 굽히고 팔 전체를 바닥에 대고 누워 있는 것이었다. 왜 그러느냐고 물었더니, 아파서 그렇게 하지 못하겠다는 것이었다. 아주머니 몇 분이 말씀을 하셨다. 우리들 중 몸이 제일 약한 사람이라고. 이 분들은 루푸스 환우 모임을 통해 만나 오면서 서로 어디가 좋지 않은지 잘 알고 있었던 것이다.

 

몸이 약하다는 것은 실은 몸이 많이 구부러져 온몸의 근육이 많이 굳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근육이 굳어 있으면 몸이 마음대로 움직여 주지를 않는다. 그러면 병치레도 잦아진다. 이런 사람이 보약을 먹는다고 해서, 또는 어떤 좋은 건강보조식품을 먹는다고 해서 몸이 튼튼해지지는 않는다.

보약이나 건강보조식품이 몸을 펴 주어 굳어 있던 온몸의 근육이 풀리게 하지는 못하기 때문이다. 갑자기 기운이 떨어졌다는 것, 몸이 피곤해졌다는 것도 마찬가지다. 이 또한 몸이 많이 구부러져 온몸의 근육이 많이 굳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단 몸이 약하다는 것과 차이가 있다면, 몸이 약하다는 것은 ‘장기간’ 몸이 구부러져 있어 온몸의 근육이 굳어 있다는 것을 의미하고 갑자기 기운이 떨어지거나 피곤해졌다는 것은 ‘일시적으로’ 몸이 ‘더’ 구부러져 온몸의 근육이 ‘더’ 굳었다는 것 정도밖에 없다.

 

이 아주머니 외에도 좌와 우 10분간의 와불운동을 쭉 계속하지 못하는 분이 더 있었다. 그 이유는 팔목이든 어깨든 허리든 그 어디든 간에 아파서 참지를 못하기 때문이다. 나이 30이 안 된 대학원생이 이 운동을 2분도 하지 못하는 경우를 보았다.

유도 유단자라는 건장한 체격의 이 친구가 2분도 하지 못한 이유는 이 운동을 하면 어께, 허리, 팔 등이 너무 아파서였다. 이런 분들에게는 잠시 자세를 풀었다가 다시 그 자세로 돌아가 운동하라고 권한다. 그러면 통증이 참을 만한 정도로 떨어져 운동을 계속할 수 있게 된다.

 

운동을 끝내고 이 분들은 돌아들 가셨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목베개의 효과를 경험해 본 탓인지, 한 분을 빼고는 모두 이 베개를 구매해 가셨다. 한 분은 두 개를 구매해 가셨다. 누구한테 주어야 하겠다고 하면서. 혼자 남아 생각해 보았다. 이 분들이 루푸스의 고통에서 벗어나 움츠렸던 가슴을 펴고 날개를 치면서 살아갈 수 있게 될 수 있을까?

이 날 알려드린 세 가지 운동, 아니 와불 하나만 열심히 해도 서너 달 내로 당장 그 심한 고통에서는 벗어날 수 있을 텐데…….

그런데 오늘은 이 분들이 운동을 하면서 고무되어 자발적으로 목베개를 구매해 가기까지 했지만, 이런 기분이 얼마나 지속될 수 있을까?

십중팔구는 며칠 안 돼서 ‘이런 운동 가지고는 안 돼!’ 생각하면서 포기할 것이다. 그리고 더 깊은 터널로 빠져들어 갈 것이다.

직접 눈으로 보지 않아도 충분히 예견할 수 있다. 짧은 만남이 아쉬웠다. 지속적으로 만나 서로 경과에 대해 대화를 나누면서 운동할 수 있게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한번 그럴 수 있는 기회가 왔으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생각을 마쳤다.

 

마지막으로 염증에 대해 정리를 해 보도록 하자. 현대 서양의학에서는 루푸스일 때 나타나는 염증을 자가면역 반응으로 보고 있는데, 이는 심각한 오류이다. 염증에 대해서는 <몸, 펴면 살고 굽으면 죽는다>(백산서당, 2009)라는 책에서 자세하게 설명해 놓았다. 염증에 대해 간단하게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염증에는 감염성과 비감염성이 있는데, 외부에서 침입한 물질(세균이나 바이러스 등 생물까지 포함됨)에 의해 생겨나는 것이 감염성이고, 외부에서 침입한 물질과는 아무런 상관 없이 몸 자체의 원인에 의해 생겨나는 것이 비감염성이다.

그런데 현대 서양의학에서는 감염성 염증에 대해서는 그 원인을 잘 알고 있는데, 비감염성 염증에 대해서는 완전히 ‘무지’ 상태에 머물고 있다. 그래서 루푸스일 때 나타나는 관절염을 자가면역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이때의 염증은 자가면역이 아니라 근육, 특히 관절염은 근육 중에서도 섬유근육이 아니라 힘줄이 굳어 있는 것으로 보면 된다. 루푸스일 때뿐만 아니라 모든 관절염은 힘줄이 굳어서 나타나는 것이라고 보면 된다. 이 간단한 사실을 모르고 있기 때문에 현대의학은 오리무중 속에서 헤매고 있는 것이다.

 

비감염성 염증이 근육이 굳어 있을 때 나타나는 것으로 보면, 그 해결책은 간단하게 나온다. 굳어 있던 근육이 풀려서 부드러워지면 염증 상태는 자연스럽게 사라지게 된다. 그리고 통증도 자연스럽게 사라지게 된다. 그런데 굳어 있던 근육이 풀리려면 구부러져 있던 몸이 펴져야 한다.

몸, 펴면 살고 굽으면 죽는다>라는 책을 내게 된 것은 바로 이런 원리를 알리기 위함이었다. 이번에 루푸스 환우들과의 만남에서 다시 한 번 몸을 펴면 죽어 가던 몸도 다시 살아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루푸스 역시 다른 질환과 마찬가지로 자가면역질환이 아니라 몸이 구부러져 생기는 일반 질환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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