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름이야기]대물동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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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이야기]대물동산
  • 홍병두 객원기자
  • 승인 2017.06.14 0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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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고: 232.8m 비고: 17m 둘레: 866m 면적: 31,003㎡ 형태: 말굽형

 

대물동산

별칭: 갱이머르 옆. 대여수악(大呂水岳)

위치: 구좌읍 송당리 산 1,919번지

표고: 232.8m 비고: 17m 둘레: 866m 면적: 31,003㎡ 형태: 말굽형 난이도: ☆☆

 

 

 

허접한 환경에 변화까지 이뤄져 볼품을 잃은 산 체...

 

화산체의 표현은 보통 오름 외에 악(岳), 봉(峰), 산(山) 등으로 하지만 유별나게도 동산이라 한 곳이다. 이 오름 주위에 큰물이 있어 동네 이름을 대물동이라고 하였으며 이와 관련하여 대물동산이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또한 옆의 갱이머르(오름)와 이어져 있는 것에 연유하여 갱이머르 옆이라고도 하였다.

한자로는 대여수악(大呂水岳)으로 표기를 하고 있는데 풀이를 해도 이해에 다소 어려움이 따른다. 대물동은 동부권 송당리의 자연 부락 중 한 곳이다. 지금은 환경의 변화가 이뤄져 옛 모습을 다 확인할 수는 없지만 과거에는 크고 넓은 물통이 있었다고 전해지고 있다.

마을의 이름과 관련하여 오름의 명칭이 정해진 경우는 더러 있지만 유독 이곳은 동산이라고 하였다. 산 체의 비고(高) 자체도 낮은 데다 규모도 작아서 차마 오름이라 하기가 민망스러웠던 모양이다.

정상부는 침식과 더불어 개간이 된지 오래되었고 기슭 아래는 농지로 변했으며 등성마루에는 억새를 비롯하여 수풀이 차지하고 있으나 동백나무 등이 식목이 되어 변화가 이뤄진 상태이다. 무엇보다 이 오름의 특징은 낮지만 넓게 이어지는 굼부리를 들 수가 있는데 남서쪽에 위치한 괭이머르와 연계가 된다.

 

두 오름 사이로는 도로가 개설되어 예전의 모습은 찾아볼 수가 없는데 조금 더 떨어진 곳에서 바라보면 과거의 모습을 그려볼 수가 있다. 제주에서 구좌읍은 한라산 국립공원 내를 제외하면 가장 오름이 많은 왕국이라 할 수 있다.

오름의 제왕이라 부르는 다랑쉬를 비롯하여 내놓으라 하는 화산체들이 즐비하게 이어진다. 특히나 송당 권역은 잘 알려지지 않은 곳들을 포함하고 있는데 이런 와중에 낮고 작은 산 체의 존재를 두고 동산이라고 하였지만 어엿한 오름으로서의 입지를 지니고 있다.

남쪽 방향에서 보면 그래도 산 체의 경사 등을 식별할 수가 있으나 현장에 올라도 이렇다 할 특별한 볼거리는 없다. 정상부의 일부까지 농지로 변화가 이뤄졌으며 기슭 아래로는 농작물을 재배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가 있다.

 

-대물동산 탐방기-

송당동 2길 이정표가 있는 곳에서 북쪽으로 조금 더 이동을 하면 우측으로 소로가 있다. 생각 같아서는 분화구가 있던 자리를 경유하여 오르고 싶었지만 여의치가 않았다.

좋은 길 놔두고 애써 비켜갈 필요는 없는 노릇이다. 샛길이 있는지 알 수는 없지만 갈림길의 한 곳은 나뭇가지로 막아뒀기에 소로를 따라 곧장 이어갔다. 동백나무 몇 그루가 한쪽을 차지하여 눈인사를 보내왔는데 허접한 곳을 찾아오느라고 수고했다고 반기기라도 하려는 ​모양이었다.

 

내가 언제 동백 당신을 싫어하고 마다한 적이 있었던가. 질 때도 아름다운 꽃이거늘...... 입구에 들어가는 과정도 그러했지만 기슭 아래에 도착을 하고도 보이는 것은 밀감 밭을 비롯하여 농지들이 전부였다. 대물동산의 주변은 변화가 많이 이뤄진 것을 확인하게 된 것이다.​ 낮은 경사를 따라 이내 정상부에 도착을 했다.

멀리에 두꾸부니(오름)도 보이고 방향을 바꾸니 송당권의 오름들이 하나둘씩 보였다. 정상부 기슭은 억새들이 차지를 하고 있었고 빛바랜 억새 띠들이 봄바람에 살랑거렸지만 분위기에 한몫을 하지는 못했다.

척박한 환경을 잘 이겨내는 나무 몇 그루라도 심어 있으면 좋으련만 대물동산으로서는 서러움과 외로움을 느낄 만도 했다. 오가면서 만난 것 중에는 동백나무와 꽃이 허전함을 달래줄 뿐 이렇다 할 느낌은 없었다.

세월이 흐를수록 더한 변화가 이뤄지면서 오름으로서의 가치는 점차 떨어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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