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원, 구름, 야생화가 반기는 또 하나의 글로벌 올레 ‘몽골올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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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원, 구름, 야생화가 반기는 또 하나의 글로벌 올레 ‘몽골올레’
  • 제주환경일보
  • 승인 2017.06.19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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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19일 복드항산 코스, 칭기스산 코스 등 2개 코스 개장

대문에서 큰 거리까지 이어지는 좁은 골목길을 지칭하는 제주어 ‘올레’. 제주 사람들이 태어나서 세상으로 향하는 첫 발을 올레에서 내디뎠듯, 제주와 세계를 연결하는 통로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10년 전인 2007년 제주를 걸어서 여행하는 길 ‘올레’가 탄생했다. 그리고 그 바람처럼 올레는 제주를 넘어 5년 뒤인 2012년 일본 규슈에, 10년 뒤인 2017년에는 몽골과 제주를 이었다.

지난 18일, 제주올레의 두 번째 자매의 길인 몽골올레 1코스 복드항(Bogdkhan)산 코스가 열렸다.
제주올레 자매의 길은 코스 개발 자문 및 길 표식 디자인을 (사)제주올레가 제공하며 올레라는 이름 이외에도 간세, 화살표, 리본 등 제주올레의 길 표식을 동일하게 사용한다. 신비의 땅 몽골과 치유의 길 올레와의 만남. 상상만으로도 멋진 그 현장을 가장 먼저 두 발로 느끼고 싶은 한국에서 온 올레꾼과 현지의 걷기 동호회 회원들, 지역 주민 500여 명이 이날 개장 행사를 함께 했다.

제주올레길이 열릴 때마다 제주의 작은 마을들이 축제를 펼쳤듯, 몽골올레 1코스 시작점인 헝허르(Henhor) 마을은 즐거움과 기대감으로 가득 찼다. 몽골올레 1코스는 울란바토르 시내에서 동쪽으로 25km 정도 떨어진 헝허르 마을에서 시작해 오밀조밀 모인 작은 가게, 동네식당 및 학교 등을 지나면 광대한 평지, 복드항 산의 겹겹 능선들이 올레꾼을 반기는 14km의 길이다.

여름을 맞아 만발한 야생화와 하늘의 구름덩어리들, 그리고 구름덩어리들이 초원에 만드는 갖가지 그림자가 거대한 대지미술처럼 펼쳐진다. 웅장한 대지를 걷다가 만나는 작은 어워(овоо, 돌무더기를 쌓아 만든 성황당)옆에 세워진 파란색의 조랑말 간세(올레 길표식)는 익숙하면서도 생경함을 함께 느끼게 한다.

침엽수림의 작은 숲을 지나 내리막길을 걸어가다 보면 종점인 톨주를랙(Tuul Juction) 마을의 기차역에 도착한다. 길의 시•종점을 마을로 설정, 올레꾼을 마을의 작은 상점에라도 들리게 해 지역 경제에 기여하고자 하는 올레의 운영 방침을 몽골올레에서도 볼 수 있다.

이날 개장식에 참석한 바트수흐 닥바잠츠(BATSUKH Davgajamts) 울란바토르시관광청장은 “올레의 효과에 대해서는 제주와 규슈의 사례를 통해 익히 들었다. 몽골 올레를 통해 생태 관광 여행지로서 몽골의 가치가 더욱 빛나게 될 거라 믿는다”,며 “큰 선물을 받은 것에 보답하는 방법은 제주올레의 운영 철학을 따라 이 길을 주민들과 함께 잘 관리하는 일”이라 생각한다고 고마움과 기쁨을 표했다.

이어 19일 개장한 몽골올레 2코스 칭기스(Chinggis)산 코스는 고르히-테렐지국립공원(Gorkhi-Terelj National Park)에 위치한다. 시작 지점으로 원을 그리며 돌아오는 원형의 코스로 초반 평지구간과 후반 산 구간의 풍광의 차이가 드라마틱한 11km의 길이다. 유네스코 세계 자연유산인 테렐지국립공원은 초원 및 거대한 높이의 화강암 덩어리들과 함께 몽골 동북부의 젖줄인 톨 강(Tuul River)이 흐른다. 제주올레길을 하나 하나 낼 때마다 마을 청년회, 군인 등이 힘을 보탰던 것처럼 강을 따라 이어진 길에 포함된 징검다리도 현지의 자원봉사자들이 함께 만들었다.

평지를 지나 조금 가파르다 싶은 오르막을 오르다가 멈추어 뒤를 돌아보면 숨이 멎는 장엄하고 광대한 풍경이 따라온다. 능선의 끝에 닿으면 360도 파노라마로 펼쳐지는 테렐지국립공원. 오른쪽으로 이어진 산 정상에 있는 큰 규모의 검은 깃발 어워를 돌아 내려가면 이제 길은 종점까지 내리막으로 이어진다. 웅장하고 기괴한 바위산이 언덕 아래에 펼쳐지며 그 중심에 소원바위가 버티고 있다. 바위산과 남근 조각상을 오른쪽에 끼고 초원의 내리막길을 따라 가볍게 걷다 보면 시작점이자 종점에 이른다.

몽골올레는 아직 개인 여행보다는 여러 명 이상의 그룹 여행을 권한다. 여행하기 가장 좋은 시기는 6월~9월이다. 몽골올레 개장 프로그램을 놓쳐 아쉬워하는 국내 올레꾼을 위해 공정 여행 전문 예비 사회적기업인 (유)퐁낭에서 8월 5일~9일 제주에서 출발하는 4박 5일 여행 프로그램 참가자를 모집한다. 몽골올레 걷기, 승마 체험, 몽골 역사를 알 수 있는 사원 및 시내 관광 등이 포함되어 있으며 참가비는 1인 147만 원이다. 6월 30일(금) 신청 마감하며 자세한 일정 및 신청 방법은 제주올레 홈페이지(www.jejuolle.org) <올레 소식>에서 확인할 수 있다. (문의: 제주올레 콜센터 064-762-2190)

서명숙 사단법인 제주올레 이사장은 “몽골은 제주와 100여 년에 걸친 특수한 역사적인 관계를 통해 혈연, 문화, 언어가 섞인 나라”라며 “제주에 올레길을 낸 지 10년이 되는 해에 궨당(친척을 뜻하는 제주어) 나라인 몽골에 길을 낼 수 있어 더욱 뜻깊게 생각한다”라고 개장 소감을 전했다.

한편 (사)제주올레는 제주올레 자매의 길, 우정의 길 등 글로벌 프로젝트를 통해 올레 브랜드를 확장하고 전 세계 도보여행자들과 네트워크를 강화해 제주의 문화와 가치를 알리는 활동을 펼쳐가고 있다. ‘자매의 길’ 첫 사례로 2012년 2월 처음 개장한 규슈올레는 규슈 전역에 19개 코스가 운영되고 있으며 2012년 2월부터 2016년 3월까지 총 22만3천620명(한국인 14만 1천500명, 일본인 8만 2천 120명)이 길을 걸었다.

이외에도 영국, 스위스, 일본, 레바논, 이탈리아 등 도보여행 단체와 ‘우정의 길’ 협약을 맺고 공동 홍보마케팅을 진행한다 ‘우정의 길’로 지정된 코스 시작점에 상대 도보여행길의 상징물과 소개글이 담긴 표지판을 설치하고, 홈페이지와 가이드북 등에 코스 정보를 삽입하는 등 해당 지역의 여행자에게 각 단체의 길을 홍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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