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름이야기]대수산봉 (大水山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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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이야기]대수산봉 (大水山峰)
  • 홍병두 객원기자
  • 승인 2017.06.21 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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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고: 137.3m 비고: 97m 둘레: 2,094m 면적: 260,522㎡ 형태: 원형

 

대수산봉 (大水山峰)

별칭: 큰물메. 큰물미. 물미오름

위치: 성산읍 고성리 2,039번지

표고: 137.3m 비고: 97m 둘레: 2,094m 면적: 260,522㎡ 형태: 원형 난이도: ☆☆☆

 

 

물이 솟아나 못을 이뤘고 말을 키우던 목마장으로 사용했던 산 체...

 

물이 있는 산이라 하여 물+뫼(水山)라고 하였는데 과거 오름에 물이 솟아나 못을 이뤘다 하여 붙은 명칭이다. 또한 이 오름의 동쪽(동북)에 있는 작은 산 체와 구분을 하면서 각각 큰 물뫼(메. 미)와 족은 물뫼라 하였다. 이런 연유를 토대로 하여 한자로 대수산봉(大水山峰)으로 표기를 했으며, 상대적으로 족은 물메를 두고 소수산봉(小水山峰)이라 하나 실제 그곳은 물과 관련은 없다.

그다지 큰 산 체로 구분할 수는 없으나 묘하게도 행정구역 상 중요한 구실을 하고 있는데 성산읍의 고성리와 수산리, 온평리에 걸쳐있는 오름이다. 멀리에서 바라보면 덩치가 있어 보이고 높이나 규모 등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면서 소나무와 삼나무가 에워싼 모습을 확인할 수 있으나 실제 등정을 하는 과정은 쉬운 편이다.

기슭 한쪽은 공동묘지가 조성되어 있으며 등성에서도 몇 기의 묘가 있다. 이곳 큰 물메와 주변은 목마장(牧馬場)의 발상지로 알려져 있는데 고려시대 때 제주도가 방목의 최적지임을 노린 원나라의 마정(馬政)에 의하여 선택이 되면서 일찍이 목양(牧養)의 장소가 된 것이다.

조선시대에 이르러서는 정상에 봉수대가 설치되었는데 북동쪽의 성산봉수와 남서쪽의 동자봉수(신산리)와 교신을 했었다. 지금도 봉수대의 흔적이 남아 있으며 등성 한쪽에는 포제단이 있다.침식으로 인하여 얕게 팬 굼부리가 있으며 잘 정비가 된 산책로를 따라 정상에 도착할 수가 있다.

이 오름이 위치한 장소도 그러하지만 해안과 인접한 때문에 정상에서의 전망은 어디보다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우도와 일출봉을 비롯하여 식산봉과 지미봉으로 이어지는 라인은 제주 동부권의 풍경을 훔치는데 있어서 최고의 명당이라 할 수 있다.보통의 오름들은 해발과 비교를 할 때 높이(비고)가 절반에 못 미치는 경우가 있는데 대수산봉은 해발이130여m에 비고(高)는 97m로 기록이 되어 있다.

 

그만큼 산책형의 오름으로서 가치와 조망권이 좋은 곳이라는 결론이 나온다. 문헌의 기록처럼 물이 솟아나는 곳이 있다면 그 가치가 대단하겠지만 지금으로서는 만날 수 없다. 전체적인 오름 정상의 형세는 타원형으로 길게 이어지는 능선이 완만하게 펼쳐지며 화구가 낮은 편이며 분화구 안에는 잡목과 수풀이 우거져서 오름 화구의 형세를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이다.

제주올레 2코스 경유지로 이어지면서 산책로가 정비되었고 정상 부근에는 운동기구도 마련이 되었다

 

. -대수산봉 탐방기-

 

대수산봉을 찾아가는 방법은 신양로에서 일주동로를 거쳐 가는 방법과 수산길 버스정류소 고성리에 내리고 올레길 리본을 따라서 들어가도 된다. 아침부터 안개와 연무가 있어서 망설였지만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대수산봉 접수에 들어갔다.

고성리에서 하차 후 올레길 진입로를 따라서 마을 농로를 따라갔다.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는 바로 초입지로 향할 수 있지만 대중교통은 이곳에서 하차를 해야 한다. 초입지로 향하는 길이나 분위기는 질퍽거리는 곳과 무덤가 옆길 그리고 숲으로 이어지면서 다소 불편이 따랐다.

지나는 길에 우측 능선으로는 시멘트 포장길이 이어졌는데 마을 포제단으로 가는 길이다. 오름의 능선이기는 하지만 마을 포제 행사용 이외에 탐방로 개설은 하지 않았다. 올레길과 오름의 초입지를 가기 위해서는 직진으로 가다가 마을 도로가 나오면 우회를 한다. 올레꾼에게 있어서 코스의 완주나 인증을 위해서는 필요로 할 수도 있겠지만 도보여행의 일환으로서 제주의 청정지역과 소박한 정취를 원한다면 역행하는 코스로 대신해도 될 법 하다.

대수산봉 역시 둘러보는 데는 조망권이나 상쾌한 숲길 그리고 맑은 공기를 만날 수 있지만 그 비례적으로 단신으로 갈 경우는 음침한 공간들도 필수적으로 만나게 된다. 그 외에도 올레의 정취가 묻어나지 않으면서 이것도 저것도 아닌 곳을 연계한 올레길들이 산재해 있다. 오름의 초입은 나무 계단으로 잘 정비가 되어 있으며 중간에 타이어 매트길과 자연스러운 흙길 등도 만나게 되었다.

소나무가 주종을 이루며 숲을 형성하고 있고 떨어진 솔잎이 길 위에 수북하게 쌓인 곳도 있었는데 천연색 솔잎과 떨어진 잎이 조화를 이루면서 분위기를 고조시켜줬다. 큰 경사는 없지만 중간마다에 휴식용 벤치가 놓여 있어서 느린 걸음의 산책을 즐길 수 있는 데다 무엇보다 변화하는 산책로의 구성은 참 인상적이며 지루함을 없애는데 한몫을 했다.

 

능선을 따라가다가 삼거리를 만났는데 좌측으로 올라올 수도 있고 아니면 올레길을 이어가거나 하산 길에 이용하게 된다. 자금우가 군락을 이루고 있어 허리를 굽히고 살폈으나 빨간 열매는 보이지가 않았다. 햇빛이 비치는 지역이고 아직은 이들의 열매가 보일 시기인데 바닥 층을 터전으로 초록의 잎들만 밀집되어 있었다.

오름 동쪽의 주봉 전망대 옆으로는 간단한 운동기구들이 몇 개 놓여 있었는데 날씨 때문인지 오가는 사람도 도착한 사람도 만날 수 없었다. 정상의 정자에 걸터앉으니 일출봉과 우도를 시작으로 지미봉과 식산봉 등 동부권 해안 쪽의 내놓으라 하는 풍광들이 눈에 들어왔다.

심하게 바람이 불고 연무와 황사성 먼지 등으로 시야가 가렸지만 나름 눈으로는 담을 수 있었다. 남쪽 영역도 가시거리는 마찬가지였는데 한라산 자락과 오름 군락이 펼쳐진 모습을 볼 수 있는 곳이 건만 날씨는 인색한 장면으로 일출했다. 그런 환경도 모자란 때문인지 북쪽에서 바람이 강하게 불어왔는데 설상가상으로 그 바람에 실린 공기는 탁하게만 느껴졌다.

이동하는 중에 구부렁 문을 몇 개를 만날 수 있는데 마소 떼의 출입과 관련한 문이나 이곳에는 현재 목장으로 이용되지는 않고 한시적으로 가축들을 볼 수 있다. 그러나 과거에는 목장을 겸했던 곳으로서 원나라가 몽고말을 들여오고 이곳 오름으로 옮겨지면서 목마장으로 이용되었다고 전해지고 있다.

다시 이동을 하고 서쪽 봉우리 정상에 도착을 하니 산불방지 초소가 있고 그 옆에 전망 터가 마련되어 있었다. 특히나 운치 있게 만들어 놓은 의자 하나가 눈길을 끌었는데 백만 불 짜리 벤치로서 전망의 최적지를 차지했다. 이곳은 섭지코지를 가장 아름답게 보이는 곳이라고 알려져 있다.

정상부의 화구 둘레를 지나면서 안쪽의 모습이 보였는데 분화구 자리이지만 오랜 세월 침식 등으로 인하여 변화가 많이 이뤄진 때문에 화구라고 하기에는 너무 엉성하고 그 윤곽이 뚜렷하지가 않았다. 더욱이 이곳에 샘물이 나오는 터가 있었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 수산봉(물메)인 것을 생각하면 지금의 모습은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었다.

그저 잡목 몇 그루와 수풀로 덮인 모습만 눈에 들어왔다. 동부권의 오름들 중에서 중산간이 아닌 해안과 근접한 곳에 위치한 데다 접근성이 좋고 전망이 일품이라서 오름의 입지와 탐방의 여건이 잘 나타나는 화산체이다. 그러나 모든 것이 그러하듯 날씨가 좌우하는 만큼 운이 따라야 한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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