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름이야기]더데오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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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이야기]더데오름
  • 홍병두 객원기자
  • 승인 2017.06.27 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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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고: 228.4m 비고: 48m 둘레: 776m 면적: 43,434㎡ 형태: 원추형

 

더데오름

별칭: 가가악(加加岳). 가대악(加垈岳)

위치: 서귀포시 상예동 4,489-1번지

표고: 228.4m 비고: 48m 둘레: 776m 면적: 43,434㎡ 형태: 원추형 난이도: ☆☆

 

 

 

낮고 작지만 마을 수호하고 무사안녕을 기리는 착한 산 체...

 

한자의 뜻에서 알 수 있듯이 산 체가 더해졌다고 해서 명칭이 붙은 것이다. 즉, 오름에 오름이 더해졌음을 나타내고 있는데 이는 더+더를 부르거나 표기하는데 어려움이 따라서 변이된 ‘더데’로 한 것이다. 한자로는 가가악(加加岳)이나 가대악(加垈岳)으로 표기하고 있는데 실제 기슭이나 등성에서 두 산 체를 확인하는 데는 어려움이 따른다.

높이나 면적 등 규모가 말해주듯이 작은 화산체이면서 두 개를 의미한 것과 관련하면 다소 아리송하게 여겨진다. 한편, 더데오름은 거북이 형국이라 하여 마을을 수호하는 역할을 한다고 전해지고 있다. 예례동에서 이곳과 가까운 곳에 우보오름이라 하여 소(牛)의 형국을 나타내는 화산체가 있는데 동쪽은 우보오름이, 서쪽은 더데오름이 자리하여 각각 예례동 마을의 지킴이 구실을 하고 있는 것이다.

더데오름과 관련하여 인접한 마을 중 가가동(加加洞)이라 부르는 곳도 있는 것을 보면 존재와 입지를 높게 여긴 것으로 짐작이 된다. 과거에는 일주 도로변의 마을 안 길을 통하여 들어간 후 만나거나 창천 삼거리 서쪽의 가가동을 통하여 진입을 했는데 지금은 보다 접근성이 편리해진 상태이다.

2002 월드컵 경기장이 서귀포에 완공이 되면서 상창 사거리에서 서귀포로 가는 도로가 만들어졌는데 산 체 바로 옆으로 길이 이어지고 있다. 마을 쪽에서 바라볼 때는 어는 정도 오름으로서의 존재감이 나타나지만 신도로를 따라갈 경우는 세심하게 바라봐야 기슭 아래에서 이어지는 정상부의 모습이 확인된다.

전 사면을 따라 잡목들이 숲을 이루고 있어서 뚜렷한 형상을 그려보기에는 한계가 따른다.서쪽 등성과 그 아래로는 경사가 심하게 이뤄져 있으며 창고천(倉庫川)으로 이어지는 계곡과 이어진다. 도로 건설로 인하여 주변은 더러 변화가 이뤄졌지만 가가동 마을 아래를 통하여 진입을 하면서 바라볼 경우 어엿하고 뚜렷하게 나타나는 오름의 모습이 확인되면서 예부터 마을의 무사안녕과 관련하여 소중하게 여겼던 곳임을 느낄 수가 있다.

 

특히나 장수를 의미하는 거북이 형국이라 하였으니 주민들로서도 신성시 다뤘을 법도 하다. 지금의 예례동으로 합쳐지기 이전의 상예동 주변만을 생각한다면 인근에 굴메오름(군산)이라는 걸쭉한 화산체가 있다. 이 때문에 인근 마을 주민들로서도 더데오름을 애써 찾으려 하지 않았을 것이다.

오름의 규모와 비고(高)는 물론이고 산책이나 전망을 하는 여건은 많이 모자란 상황이기 때문에 그저 마을을 수호하는 산 체 정도로 여겼으리라 짐작이 된다.

 

-더데오름 탐방기-

 

구태여 옛길을 따라 들어가기보다는 신도로변의 적당한 곳을 통하여 진입을 했다. 여건이 되는 만큼 구태여 굽이굽이 마을 안 길을 통하는 것보다는 쉬운 방법을 선택한 것이다. 상창 교차로에서 중문 방향으로 가다가 유리박물관 주변에 화산체가 보이는데 이곳에서 주차가 가능한 지점을 찾아 초입으로 이용하면 된다.

사실 이곳은 도보를 통하여 지나다닐 기회가 거의 없는 때문에 달리는 차 안에서 신경을 쓰고 바라봐야 오름임을 알 수 있다. 그런 때문에 주차 공간도 딱히 정해지지 않은 만큼 주의를 할 필요가 있다. 이렇다 할 산책로 구성이 없어서 기슭 아래의 편한 곳으로 오르기 시작하였다.

마을과 가까운 곳이라 산책로가 잘 정비가 될 만도 하건만 그러기에는 산체가 왜소한 편이라 차마 손을 대기가 애매했던 모양이다. 낮은 잡목들과 수풀을 헤치면서 오르는 동안 아름다운 반전이라도 생기면 좋았을 텐데 능선에 오르자 곳곳에 재선충의 흔적들이 보였다.

더 마음이 아픈 것은 궁여지책으로 소나무를 잘라내는 과정에서 포클레인 등 작업 차량이 다닌 흔적들과 파헤쳐 진 자국들 때문이었다. 잘린 소나무 외에 덤으로 잡목들이 잘린 채 방치된 모습들은 더 안타깝게 했다. 다른 방법이 없었을까. 능선 허리를 지나는데 특별하게 생긴 바위체가 보였다.

가가악을 가대악이라고도 부른 것은 외형의 산 체를 두고 거북이 형국에 연유한 만큼 행여 거북등 바위로 여겨도 될 것 같았다. 그런 생각에 깊이를 더하니 바위에 생긴 쭈글쭈글한 무늬도 그렇고 마치 등을 돌린 거북이 모습처럼 보였다.

 

정상부 가까이 도착을 하니까 진한 사스레피 향이 풍겨왔는데 사실 냄새 그 자체는 거부감을 느끼게 되지만 사람에게 유익한 성분이 들어 있어 킁킁거렸다. 열매와 꽃을 피운 사스레피 나무는 이방인의 출입에 환영이라도 하듯 산바람을 타고 춤을 췄다.

그 모습을 관찰하며 좀 더 이동을 하는 중에 인기척이 있어 깜짝 놀랐는데 어르신 혼자서 먹물을 이용하여 바위에 무언가 열심히 쓰고 있었다. 한문으로 줄과 선을 맞춰 빽빽하게 써 내려간 흔적을 보니 꽤나 오래도록 이곳에 계셨음을 알 수 있었다.

말문을​ 열까 망설이다가 행여 방해가 될까 염려가 되어 목례만 하고 지나쳤다. 정상이라 여길 정도의 등성 위쪽에 도착을 했지만 이렇다 할 특징은 보이지 않고 잘 자란 나무들이 숲을 이루고 있었다. 길게 누운 바위 하나가 유독 눈에 띄었는데 정상지기이면서 더데오름의 심벌이라 여기기에 충분했다.

그 바위에도 참을 인(忍) 자 와 정신(情神)을 써 놓았는데 조금 전 만난 어르신의 붓놀림이었다. 내려오는 과정은 애써 다른 방향을 선택했는데 수마가 휩쓴 자리가 선명하고 아픈 상처가 그대로 남아 있었다. 수북하게 쌓인 솔잎과 떨어진 솔방울을 애써 외면하기란 쉽지가 않았다.

다소곳이 무릎을 꿇고 잠시 동안 이들과 함께 했다. 쌓인 솔잎과 솔방울은 결코 계절에 맞춰 떨어진 게 아니었기 때문이다. 잘린 나무에서 아픔을 짊어지고 생을 마감한 흔적들이었는데 색(色)이 퇴색되었다고 한들 다 같을 수는 없는 법이다.

더욱이 소박하고 평화로운 마을을 수호하는 더데오름이기에 솔수염하늘소의 만행은 더 화가 날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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