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공직생활을 시작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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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공직생활을 시작하며
  • 정희재
  • 승인 2017.08.25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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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희재 일도2동주민센터 주무관

정희재 일도2동주민센터 주무관
고등학교 시절부터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면 나의 도움을 받는 사람은 물론, 그들이 웃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으로 막연하게 사회복지에 대한 꿈을 가지고 있었다. 대학에 다니는 동안, 주전공인 행정학과 함께 부전공으로 사회복지학을 공부하면서, 예전에는 막연했던 꿈이 점차 사회복지 공무원이라는 구체적인 꿈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졸업 후 시험을 준비하여 마침내 올해 6월 9일자로 임용이 되었고, 일도2동 주민센터로 발령을 받게 되면서 나의 공직생활이 시작되었다.

내가 처음 맡은 업무는 영유아복지와 지역사회서비스(바우처)였다. 영유아복지의 경우, 가정에서 양육이 되든, 어린이집에서 보육을 받든, 대한민국의 아동이라면 누구나 양육수당 혹은 보육료의 복지혜택을 제공받을 수 있으며, 바우처의 경우, 제시된 중위소득 기준에 부합한다면 다양한 지역사회서비스를 신청하고 제공받을 수 있다.

사실 이전에는 ‘복지대상자’라 하면 몸이 불편하거나, 생활이 힘들어 도움을 요청하는 사람만을 떠올리는 게 전부였다. 보편적 복지라는 용어를 접해왔음에도 불구하고, ‘복지’라고 하면 오랫동안 선별적 복지만을 고정관념처럼 인식해왔던 것 같다. 하지만 주민센터로 발령받아 현장의 다양한 업무를 직접 보고 접하게 되면서, 사회적 약자를 위한 선별적 복지뿐만 아니라 좀 더 보편적이고, 더 나아가 생애주기별로 맞춤형 복지가 확대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얼마 전 인사발령이 이루어지면서 올해 새롭게 신설된 맞춤형 복지계의 팀원이 되었다. 기존의 업무가 이제 좀 익숙해지려고 하는데 새로운 업무를 배정받게 되어 아쉬운 마음도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직접 가구방문을 하여 어려움에 처한 분들에게 좀 더 적극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가 되기도 했다. 실제로 요즘 같이 무더운 날 가구방문을 다니다 보면 땀도 많이 흘리고 몸도 금방 지치게 된다. 하지만 어르신들이 찾아줘서 고맙다며 문 앞까지 마중을 나오시거나, 시원한 음료를 손에 쥐어 주실 때에는, 골목골목을 헤매며 느낀 피곤함을 잊게 할 뿐만 아니라, 방문을 마치고 나서도 전해주신 그 따뜻함이 오랫동안 마음에 남는다.

‘見견我아衆중生생 歡환喜희發발心심(나를 만나는 모든 사람들에게 기쁨이 샘솟도록 하라)’ 사무실 책상에서 고개를 들면 바로 보이는 문구다. 면접시험을 보면서 면접관님께서 민원인을 어떻게 대할 것이냐는 물음에 민원인과 얘기를 나누는 잠깐의 시간동안만이라도 그분들에게 좋은 에너지를 전달할 수 있도록 친절하게, 진심을 다해 대할 것이라고 대답한 적이 있다. 사무실에 걸려 있는 문구를 볼 때마다 그때의 마음가짐이 떠오른다. 맞춤형 복지계의 팀원이 되어 취약계층의 가구를 방문하는 업무를 맡은 지금, 더욱 더 상기시켜야 할 말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그분들이 전해주시는 따뜻함과 내가 처음 다짐했던 그 마음을 항상 기억하며, 가구방문을 하며 만나는 모든 분들에게 소소한 즐거움을 드릴 수 있도록, 더 나아가 그분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서비스를 연계해드릴 수 있도록 맞춤형 복지계의 팀원으로서 자부심을 갖고 최선을 다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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