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암 생리대 대란’에 유목민 된 여성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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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암 생리대 대란’에 유목민 된 여성들 ”
  • 김태홍 기자
  • 승인 2017.08.31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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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리대 톨루엔 등 11종 검출, 생리대 시험자료 내용보니 ‘충격’
식약처, 조사 후 업체명과 품목명, 공개 예정

사진=홈페이지 캡쳐
릴리안 생리대 환불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문제가 되는 다른 생리대에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여성환경연대가 김만구 강원대 환경융합학부 교수에게 의뢰한 생리대 독성 시험 결과에 따르면 시험한 10종 모든 제품에서 독성이 검출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소비자들의 불신은 전 상품으로 번져가고 있다.

김만구 교수팀은 일회용 중형 생리대 5종, 팬티라이너 5종, 다회용 면생리대 1종 등 총 11개 제품에 대해 시험했다.

체온(36.5도)과 같은 환경의 20ℓ 체임버(밀폐 공간) 안에서 모든 제품들에게서 독성이 검출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소비자들의 불신은 전 상품으로 번져가는 모양새다.

현재 진행 중인 식약처의 생리대 VOCs 위해성평가 결과는 이르면 다음 달 안으로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생리대를 사용하는 것은 여성이지만 그 영향은 비단 여성에게만 그치지 않는다. 그들이 가족이나 지인 등 친밀한 관계로 엮여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평균 13세 때부터 40년간 한 달에 한 번씩 생리를 해야 하는 여성에게 생리대는 기호품이 아닌 필수품이다.

‘살균제 달걀’처럼 안 먹으면 그만인 문제가 아니라는 얘기다. 아직 충분한 정부 대책이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보니 안전한 월경용품 찾기에 나선 여성들도 많아지고 있다.

릴리안을 사용하다가 다른 생리대로 갈아탄다고 해서 일회용 생리대의 유해물질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고 단언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여성들이 요구하고 있는 시중에 판매 중인 모든 일회용 생리대 전수조사, 생리대에 들어갈 수 있는 합성화학물질의 종류와 양 규제, 모든 성분 표기제를 시행하더라도 모든 사람에게 100% 안전한 일회용 생리대는 찾기 어렵다는 말도 나온다.

일회용 생리대의 대안으로 생리컵(월경컵)과 면생리대, 생리팬티를 찾는 이들이 늘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월경컵은 질 안에 삽입해 혈을 받아내는 월경용품으로 체내형 생리대인 탐폰과 일회용 생리대를 주로 사용하던 여성들 사이에서 인기다. 아직 식약처 허가를 받은 제품이 없다보니 직구 사이트를 통해 구입하는 경우가 많다. 생리대와 달리 편하고, 월경통이 줄고 냄새가 나지 않는다는 칭찬과 함께 진입장벽이 높다는 단점이 있다.

그러나 질 안에 넣는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과 함께 여러 차례 사용해보며 자신의 몸에 맞게 착용하고 빼내는 연습을 해야 한다는 불편함도 크다. 학교나 회사에서 사용할 때는 분명히 생리대보다는 불편한 점도 있다.

면생리대도 마찬가지다. 사용한 뒤 휴대도 어렵고 매번 빨아써야 한다는 점도 면생리대를 꺼리는 이유다. 몸에도 좋고 냄새도 나지 않지만 찬물에 담궈 핏물을 뺀 후 애벌빨레를 해야 하는데, 생각보다 핏물이 쉽게 빠지지 않고 가끔 삶기도 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식약처는 “앞으로 국내 유통되는 모든 생리대 제품에 대한 휘발성유기화합물(VOCs) 조사를 마무리하는 대로 업체명과 품목명, VOC 검출량, 위해 평가 결과 등을 즉시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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