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름이야기]물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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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이야기]물메
  • 홍병두 객원기자
  • 승인 2017.09.13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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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고 : 121.5m 비고:92m 둘레:1,612m 면적: 193,204㎡ 형태: 원추형

 

물메

별칭 : 물미. 수산봉(水山峰)

위치 : 애월읍 수산리 산 1-1번지

표고 : 121.5m  비고:92m  둘레:1,612m 면적: 193,204㎡  형태: 원추형  난이도:☆☆☆

 

 

호수를 품고 샘터를 안은 수산리의 심지이자 영산...

오래전부터 물미나 물메로 불러왔으며 수산봉으로 많이 알려졌는데 인근 마을인 수산리(水山里)의 명칭과도 관련이 있다. 물메나 수산봉은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으며 조선시대에 봉수를 설치하였던 것과 관련하여 물메봉수(水山峰)라고 하였다. 이 봉수는 동쪽의 도두봉수(도들오름)와 서쪽의 고내봉수와 교신을 했었는데 변화가 이뤄진 지금은 그 터만 남아 있다.

봉수가 폐지된 후에도 물메라고 불렀으나 지금은 수산봉으로 더 알려져 있는데 옛 문헌을 따라 편의상 둘 다 사용을 하고 있다. 정상부 아래로는 체육시설과 쉼터 역할을 하는 정자가 만들어져 있고 나무가 자라는 등 변화가 이뤄져 전망의 여건이 안 되면서 봉수대 터를 실감하기가 어려울 정도이다.

물메라는 자체를 놓고서 주변의 여건을 본다면 정상부의 샘터를 두고서 붙여진 명칭이라고만 되어 있다. 그러나 이 오름의 한 쪽을 차지한 넓은 호수가 있어 더 어울려 보이기도 한다. 화산섬인 제주에서 연중 물이 마르지 않는 호수는 몇 곳 안 된다.

해안과 멀지 않은 곳이며 물이 고인 호수의 품에 안긴 오름이거늘 어찌 물메라는 명칭이 어울리지 않겠는가. 오름의 정상부에 기우제를 지내는 치성터가 있어 예로부터 영산(靈山)으로 불렀다고 전해지고 있다. 이러한 내용을 참고한다면 옛 조상들은 이 오름과 주변 상황에서 물과 관련한 여건을 고려하여 선택했을 것이다.

정상부에는 오래전 군(전경) 부대가 들어서면서 대원정사 옆을 지나 이어지는 길이 나 있고 부대와 관련한 차량이 드나들고 있다. 이동통신 기지국이 들어선 것을 비롯하여 정상부까지 샛길이 만들어지면서 많은 변화가 이뤄진 상태이다.

등성의 일부는 개간이 되어 농경지로 변한 곳도 있으며 곳곳에 묘들이 자리를 잡고 있다. 운동시설과 정자를 비롯하여 제주올레(16코스)의 경유지에 포함이 되었고 솔수염하늘소의 만행으로 숲의 변화까지 일어났다. 하지만 전반적인 상황을 감안할 때 탐방의 의미 외에 일부 기슭에서 숲의 깊은 맛을 느낄 수도 있다.

 

사찰과 호수 풍경으로 이어지는 환경의 변화도 있어 오름을 오르내리고 주변을 연계하는 동안 산책의 느낌도 좋은 편이다. 한국농어촌공사 수산 유원지는 1960년대에 조성된 저수지 제방으로 물메와도 잘 어우러져 있다. 이 저수지는 농업용으로 건설이 되었으며 한때 유원지로 개발이 되어 활용이 되기도 했다.

이는 큰 시행착오가 되고 말았으며 결국 개장하고 얼마 후 문을 닫았고 주변에는 아직도 철거가 덜 된 건물이 흉물처럼 남아 있다. 수산 마을과 저수지를 중심으로 물메 호반 8경이 있는데 그중 제2경에 해당이 되며 '제안행로 수광은파'로 표현을 하였다. 은빛 물결 호수의 풍경과 바다가 한눈에 들어오며 낭만을 노래하는 듯하여 붙여진 명칭이다.

물메 산책은 서너 곳의 입산로가 있다. 서쪽 기슭에 충혼묘지선이 있으며 동쪽은 대원정사지선이고 호수 주변에 곰솔지선이 있다. 또한 물메 표석이 있는 곳으로도 진입이 가능하지만 아무래도 주차에 문제가 따른다.

 

-물메 탐방기-

이동성과 접근성이 좋은 때문에 몇 번 찾은 적이 있어 오름의 특성까지 잘 알고 있다. 초입을 두고 잠시 고민을 했지만 우선은 호수 옆의 곰솔나무를 만난 후 호수 풍경을 본다는 생각에 올레 코스 구간을 선택하였는데 곰솔지선이라고 하는 곳이다. 올레와 무관하더라도 호수 풍경을 만나는 것을 포함하여 주차나 여러 정황으로 볼 때 아무래도 이 루트가 바람직하다.

워밍업을 운운할 바가 못 되면서 바로 경사를 따르게 되지만 거리나 시간상 부담이 되지는 않는다. 진입 이후의 오르막은 타이어 매트와 목재 덱으로 잘 정비가 되어서 여전히 큰 불편함은 없었다. 근년에 들어 솔수염하늘소의 횡포가 이어지면서 오름들도 수난의 시대를 맞았다. 서부권을 비롯하여 해안과 인접한 곳은 어김없이 이들의 만행으로 인하여 그 흔적들이 남아있다.

이의 정비를 위하여 오름들마다 작업 차량이 드나들면서 길이 아닌 길이 또 만들어졌는데 참으로 안타깝고 애석한 일이다. 그래도 물메의 허리 주변은 어느 정도 자연환경이 복구된 모습이었다. 정상 도착을 앞두고 휴식용 벤치와 CCTV를 설치한 모습이 보였다.

봉수대 자리도 복원을 하여 설명문과 함께 이를 알리는 역할을 하면 좋겠지만 흔적을 찾기조차 어렵고 송신 기지탑이 이를 대신하여 높게 솟아 있다. 주봉은 아니지만 남쪽 봉우리 아래 기슭에는 체육시설이 만들어져 있고 올레꾼들을 비롯하여 이곳으로 산책을 오는 사람들을 위한 휴식의 장소로 정자도 있다.

얼핏 보기에는 굼부리가 있던 자리로 착각할 수도 있지만 물메의 전반적인 형태는 원추형이다. 등성마루에서 비교적 평평한 면을 이용하여 시설을 했을 뿐이다. 물메는 예부터 주민들의 삶의 터전이었다. 정상 부근의 샘물은 오랜 가뭄에도 솟아났기 때문에 식수와 생활수로 사용을 하였다고 한다.

 

심한 가뭄이 이어질 때는 제주목사(도지사)가 이곳에 올라 기우제를 봉행했다는 기록도 남아 있다. 못이 있던 자리는 방치된 채 제구실을 못 했었고 한동안 자취를 감췄었지만 근년에 복원이 이뤄졌다. 그다지 넓은 편은 아니지만 복원 사업 이후 수초들이 자리를 잡았고 여름철을 맞은 못에는 연꽃이 곱게 피어나서 눈길을 끌었다.

작은 못이지만 비로소 물메의 입지를 확인할 수가 있었다고나 할까. 정상의 군사 정보망 시설이었던 봉수대 자리는 물메팔경에 포함이 될 정도로 큰 의미를 간직한 곳이다. 물메의 호반팔경 중 제3경에 선정이 되었으며 이를 '산정붕대 일망무제'라 하였다.

사방이 확 트이고 조국 수호 마음사랑과 안보 지혜가 숨 쉬는 곳을 일컬어 표현을 한 것이다. 물메의 환경과 생태 등 보다 더한 상황을 살피기 위해서는 군부대 옆을 통하여 북봉으로 이동을 하면 되고 이후 탐방로를 따라 산 체의 허리를 따라 내려간 후 대원정사 옆을 지나게 된다.

아쉽게도 제주올레(16코스)는 다른 방향으로 구성이 되어 있다. 여러 번 왔던 곳인 데다 올레길을 따르던 상황이라 부득이 그 루트를 선택했다. 기슭을 내려온 후 조금 더 진행을 한 다음 돌아서서 물메를 바라봤다. 솔수염하늘소의 횡포에 의하여 안타까운 모습도 보였었는데 이제 많이 정리가 된 모습이라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산 체 만큼이나 넓은 호수를 가까이한 물메는 비교적 숲이 울창하게 잘 보존이 되었다. 여름철이라 그런 점도 작용을 하겠지만 겉으로 보기에는 푸른 산 그 자체였다. 물메! 봉수대 터가 말해주고 정상부 아래의 연못이 입증하듯 수산리의 심지와도 같은 존재이다. 일찍이 영산(靈山)이라고 했듯이 물메의 존재와 입지에서 이러한 점을 충분히 찾아볼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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