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초이야기]개쑥부쟁이 (국화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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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초이야기]개쑥부쟁이 (국화과)
  • 박대문(우리꽃 자생지 탐사 사진가)
  • 승인 2017.09.21 08: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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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대문(환경부 국장 역임,,우리꽃 자생지 탐사 사진가)


개쑥부쟁이 (국화과) Aster ciliosus
 

 

 

매섭게 맹위를 떨치던 한여름이었지만,
9월이 되자마자 곧바로 풀이 꺾이나 봅니다.
산과 들에는 벌써 가을빛이 번져갑니다.


송알송알 맺히는 땀방울을 훔쳐가는
설악산 서부능선 고갯마루 바람이 상쾌합니다.

한계령에서 가파른 계단을 올라 백두대간 줄기를 타고
가쁜 숨 몰아쉬며 올라온 서부능선 삼거리에서
방향을 좌로 틀어 귀때기청을 오릅니다.


서부능선 끝자락에서 설악 제일이라 큰소리치다가
대청, 중청, 소청 삼 형제에 귀싸대기 얻어맞고
대청봉 반대편으로 뺑 돌아앉았다는 귀때기청 가는 길에
가을꽃이 곱게 곱게 피어 있었습니다.
설악 제일의 가을꽃이라 으스대는 듯이.

금강초롱꽃, 흰진범, 투구꽃 등
너도나도 맵시 자랑이 한창이었습니다.


줄타기 곡예처럼 움찔움찔 균형을 잡으며
모난 돌, 둥근 돌, 뾰족한 돌을 건너뛰어
귀때기청 너덜겅을 아슬아슬 지나갑니다.


어렵사리 한 발 한 발 뛸 적마다
설악의 하늘이 내려앉고

멀리서 아득히 손짓하던
귀때기청이 점점 다가옵니다.

아찔한 너덜겅을 건너 귀때기청 기슭에 서니
바람에 한들거리는 개쑥부쟁이 꽃 더미 너머로
멀리 가리봉, 주걱봉이 아른거립니다.


활짝 핀 화려하고 풍성한 개쑥부쟁이 꽃 흔들림에서
웅장한 가리봉과 주걱봉이 오히려
요리 조리로 내몰리듯 해 보입니다.

쑥부쟁이류, 구절초류, 산국류를 통칭하여
가을 들국화라고 부릅니다.


개쑥부쟁이는 접두사 ‘개’와 상관없이
쑥부쟁이보다 꽃이 훨씬 더 곱고 풍성한
대표적인 가을 들국화입니다.

쑥부쟁이는 주로 남부지방에서 자라므로
중부지방에 보이는 것은 대부분 개쑥부쟁이입니다.


주변 야산에서 높은 산에까지 자라며
늦은 여름부터 늦가을까지 연보랏빛 흰 꽃을 피우는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가을 국화꽃입니다.
봄에 어린잎을 뜯어 나물로 먹기도 합니다.


 

 

필자소개

박대문

 

환경부에서 공직생활을 하는 동안 과장, 국장, 청와대 환경비서관을 역임했다.우리꽃 자생지 탐사와 사진 촬영을 취미로 삼고 있으며,
시집 『꽃벌판 저 너머로』, 『꽃 사진 한 장』, 『꽃 따라 구름 따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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