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포커스) 일제때 만든 비행장 터 '진드르' 인근, '군 지휘부 참호' 추정 구조물 첫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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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포커스) 일제때 만든 비행장 터 '진드르' 인근, '군 지휘부 참호' 추정 구조물 첫 발견
  • 고현준
  • 승인 2023.07.23 12:2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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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삼양1동 감귤밭 내 창고로 활용 중..방 2개 구조, 외부에는 공기구멍도 만들어져

 

 

일제강점기(1943년) 비행장 터로 알려지고 있는 조천읍 신촌리 속칭 진드르 인근 지역에서 당시 만들어진 것으로 보이는 참호 형태의 시멘트 구조물이 이 지역에서는 처음으로 원형 그대로 발견돼 주목되고 있다.

제주시 삼양1동 6번지에 있는 이 구조물은 현재 창고로 사용되고 있어 외부에서 보면 참호형태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하지만 지붕에 설치된 공기 구멍도 일제 때 만들어진 것으로, 내부에서 보면 외부시설과 연결돼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고영철 제주문화유산답사회장은 “구조물 형식으로 보아 이 참호를 만들고 군 지휘부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며 방이 2개로 나누어진 것을 볼 때 한 곳은 서류를 보관하던 곳이 아닌가 추정될 뿐”이라고 말했다.

일제는 제주섬을 전쟁기지화 하면서 심혈을 기울인 것 중의 하나가 바로 군사비행장 건설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30년대 중국대륙 공격을 위한 발진기지로 모슬포 알드르비행장을 만들었다면, 1941년 12월 태평양전쟁을 일으킨 뒤에는 일본토사수를 위한 연합군과의 전쟁수행을 위해 비행장을 조성했는데 그 현장 중의 하나가 바로 제주동비행장(일명 진드르비행장)”이라는 것이 고영철 회장의 설명이다.

 

 

 

제주시 삼양동이 고향인 지인의 제보로 이 참호시설을 알게 된 고영철 회장은 “시멘트를 바른 방식이나 만든 형식이 우리가 흔히 보는 일제때 만들어진 참호시설로 보인다”며 “지금은 감귤밭에서 사용하는 창고로 만들었지만 내부는 보통의 참호시설보다는 크고 알뜨르비행장의 참호시설보다는 규모가 작다”고 말했다.

“앞으로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겠지만 지인의 말에 따르면 어릴 때는 이곳에서 많이 놀았다고 말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변에 이같은 시설이 더 있었는 지에 대해서도 찾아볼 필요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진드르 제주동비행장은 일본 육군이 만든 군사비행장이다. 현재 제주시 삼양검문소에서 조천읍 신촌사거리에 이르는 평탄지형이 비행장부지다. 원래 비행장 활주로 용도로 다져졌던 것이 지금은 왕복 4차선 아스팔트도로로 변했다.

주민들에 따르면 진드르비행장을 만들면서 원당봉의 흙과 송이층을 파서 울퉁불퉁한 대지를 평탄화시켰다. 비행장 건설로 오름 기슭은 마구 파헤쳐지는 수난을 당한다. 그 흔적은 지금도 곳곳에 남아있다.

당시 강제노역에 동원됐던 김자봉씨(1930년 생· 제주시 일도2동)는 한동리가 고향으로 진드르비행장(현 제주시 삼양~신촌사거리 아스팔트 도로)과 별도봉 갱도진지 구축, 정드르비행장(현 제주국제공항) 조성공사에 동원되었다.

김씨는 1945년 2월 무렵 한동리에서 진드르비행장 활주로를 만드는 일에 동원됐다. 삽과 곡괭이로 도로꼬(궤도차)에 흙을 담아서 50~1백m 정도 밀고나가 버리는게 일과였다. 지금은 평평하지만 당시 진드르는 울퉁불퉁 해서 평탄작업과 함께 원당봉의 송이들을 파내 이곳저곳을 메꾸는 작업을 해야 했다.

"현재 삼양초등학교 동쪽 냇가 곁에 천막을 치고 그곳에서 잠을 자면서 진드르비행장 닦는 일을 했습니다."

천막 1개에 60명 정도 수용한 걸로 짐작된다는 김씨는 주변이 천막으로 가득 찼다고 말했다. 일본군은 원당봉 동쪽에 주둔해 있었다.

태평양전쟁 말기인 1945년 4월 13일, 일본군 지휘부는 해안의 비행장들이 연합군에게 이미 노출되어 있다고 판단하고, 당시 건설되고 있던 진드르비행장 공사 등을 중지하고 제58군사령부에 비밀 비행장 건설을 지시함으로써 비행장 건설은 중단되었다. 내륙(가시리 교래리)에 특공용 비밀 비행장을 건설하라는 내용이었다.(고영철의 역사교실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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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은 2023-07-23 13:39:51
아니 이럴수가 빅 뉴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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