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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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친절!
  • 현보경
  • 승인 2013.02.12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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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보경(송산동주민센터)

현보경 송산동 주민센터 주무관
우리의 일상생활에 친절이란 단어는 생소하지 않다.
 

대개 금융, 호텔, 관광, 식당 등 서비스업종의 전용어였던 종전과는 달리 지금은 모든 분야에 걸쳐 친절이란 단어가 중요시되고 있다.
 

‘친절’이란 사전적 의미로는 ‘대하는 태도가 매우 정겹고 고분고분함. 또는 그런 태도’라고 명시되어 있다.
우리는 어렸을 때부터 모두에게나 친절해야 한다고 배운다.

 

하지만 점점 커가면서 이런 생각은 잊어버리고 친절을 베풀 시간도 없이 바쁘게 살아간다. 그러나 스테판 아인혼이란 저자는 '친절'이란 우리가 타인에게 베푸는 행위일 뿐 아니라 자신에게 베푸는 행위이기도 하다고 말하며, 친절이 삶을 성공으로 끌어올리는 도구이자 예술이라고 강조한다.
 

또한, 아리스토텔레스의 친절에 대한 격언을 소개한다고 하면 그릇이 큰 사람은 남에게 호의와 친절을 베풀어주는 것으로 자신의 기쁨으로 삼는다. 그리고 자신이 남에게 의지하고 남의 호의를 받은 것을 부끄럽게 생각한다.

 

내가 남에게 베푸는 친절은 그만큼 자신이 그 사람보다 낫다는 얘기가 되지만, 남의 친절을 바라고 남의 호의를 받는 것은 그만큼 내가 그 사람보다 못하다는 의미가 되는 까닭이라고 한다.
 

이처럼 친절은 남을 위해서만이 아니고 자신을 위해서라도 중요한 덕목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내 자신이 경험했던 일례를 하나 나열하고자 한다.
 

사무실에서 근무하던 중 어는 민원인으로부터 전화가 한 통 걸려 왔다. 내용인 즉 우리동 지역중에 소천지라는 곳을 찾아가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자기는 이곳 제주도가 아니고 타 지역에서 내려온지라 위치 찾기가 어렵다고 하면서 네비게이션을 이용해 찾아갈 수 있도록 지번만이라도 얘기해 달라는 것이었다. 근데 지번을 얘기해 주더라도 이 분이 찾고자 하는 목적지를 찾아가기에는 어려울 것 같아 우선 우리 동사무소를 찾아 오시면 저가 현장으로 안내해 드리겠다고 답했다. 머지 않아 그 분이 사무실로 도착했다.

 

나는 그 분을 모시고 현장으로 안내를 하면서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눴다. 자기는 지금 사진을 배우고 있는데 그 와중에 스승님께서 제주도에 가면 바닷물에서 한라산 정상을 볼 수 있는 곳이 있다면서 그 곳을 찾아 작품사진을 한 컷 찍고 오라고 하셨다는 것이다.
 

소천지(한라산을 담은 바다연못)는 제주도 사람들이 백두산의 작은 천지라는 뜻으로 부르는 곳으로서 그리 많이 알려진 사진 포인트는 아니다. 이 포인트의 핵심은 갯바위에 갇혀 작은 연못처럼 된 바닷물에 한라산의 모습을 반영으로 카메라에 담을 수 있다는 점이다.

 

현장에 도착해 보니 그날따라 날씨가 흐려 있어서 한라산 자체를 볼 수 없었다. 여기서 한라산을 제대로 담기 위해서는 맑은 날씨의 도움이 필수다. 날이 흐리거나 비가 오거나 바람이 불면 뚜렷한 한라산 반영을 얻기 어렵다. 가능하면 너무 늦은 오후도 피하는 것이 좋다.

 

특히 한라산 정상에 빙설이 있을 때 찍으면 가장 좋은 반영 사진을 얻을 수 있다. 내가 그 분에게 말을 건넸다. “어쪄죠, 먼 길 이곳까지 오셨는데 날씨가 흐려서 작품이 안 나오겠네요?” 하자 그 분은 “아뇨, 저는 이곳에서 며칠 머물다 갈 예정이기 때문에 날씨가 화창한 날 다시 오면 돼죠” 하시면서 그나저나 이렇게까지 신경을 써 줘서 너무너무 고맙다고 하는 것이다.

 

나는 “별 말씀을요, 우리 지역을 찾아주시기는 것만도 저희로서는 오히려 더 감사한데요? 그리고 이제는 과거와는 달리 어느 누가 선생님을 접했어도 그랬을 겁니다” 하고 대답했다. 그곳에서 헤어지는 순간까지 그분은 고마운 마음의 표시를 아끼지 않았다. 민원인을 위한 작은 행동이 이렇게까지 상대방에게 감동울 줄 수 있었다는게 나로서는 너무나 고마울 따름이었다.
 

이렇듯, 친절이란 어려운 게 아니다. 거창하게 남을 위해 베푸는 것만이 아닌 아무리 조그만 제스처라 할지라도 진정으로 우러나오는 마음가짐의 자세만 갖추어져 있다면 남에게 충분히 감동을 줄 수 있을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이 글을 쓰면서도 그분의 얼굴이 떠올라 한 켠에는 뿌뜻함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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