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조용한 농촌마을의 저녁을 클래식 음악이 물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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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조용한 농촌마을의 저녁을 클래식 음악이 물들이다
  • 김기순
  • 승인 2013.04.09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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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순 안덕면사무소 주무관

김기순 안덕면사무소 주무관
우리는 슬플 때나 즐거울 때 그리고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노래를 부르거나 흥얼거린다.

그것은 팝송일 수도 있고 전통가요일수도 있고, 클래식이나 동요일 수도 있다. 요즘 우리들은 어떤 음악을 듣고 무슨 노래를 부르고 있을까?
 

클래식하면 떠오르는 바흐나 모차르트, 베토벤은 까마득한 지난날 학창시절에 풍금과 함께 들어 본 것이 전부는 아니었을까하는 의구심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그중에서도 중년의 나이에 들어선 우리들에게 있어서 클래식 음악하면 ‘고상하면서 어려운 또는 길고 졸린, 나와는 거리가 먼’과 같은 단어들이 먼저 떠오르고, 더 나아가 경제적여유가 있는 사람들, 게다가 도시사람들에게나 어울리는 듯한 느낌이 대부분일지도 모른다.
 

그렇게 여기던 클래식이 농촌마을 안덕에 ‘마음을 치유하는 클래식 음악여행’이라는 제목으로 찾아 왔다. 강연회 입구를 들어서는 주민들의 얼굴에는 반신반의 하는 것이 역력해 보였다.

처음에는 여기저기서 수군수군 하는 소리가 전부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중에 음악소리를 듣고 또 듣다보니 어느새 우리가 그동안 알아왔던 클래식과는 다르다는 것이 다가오기 시작했다.

그 잔잔함이 물결치는 듯 하고 마음이 서서히 가라앉고 스르르 잠이 들 듯 모두들 피로가 풀려가는 표정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학창시절에 칠판 앞에서 들었던 수업과는 달리 조는 사람들도 없고 오히려 강사의 목소리에 흠뻑 젖어들게 된 것이다.
 

이 클래식 음악 강좌를 통해서 『클래식 음악은 어렵다?』라는 명제는 이제 바뀌는 듯한 모습들이 보였다. 그것은 실제로 우리 생활 속에서 클래식 음악을 찾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모두가 알게 된 것이다.

누군가 특정 작곡가의 교향곡 이름을 대면 갑자기 표정이 변하며 ‘모른다, 어떤 음악이었지?, 우리와 무슨 관련이 있어?’라고 하였지만 이런 음악들이 이미 우리는 광고나, 영화, 드라마를 통해서 알아왔다는 것이다.

그리고 지루한 수업을 마치는 학교의 알림 벨소리도, 쓰레기차가 후진할 때 내는 소리도 모두 클래식 음악이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생활 속의 이러한 소리들은 분명 듣기 싫은 소리는 아니었다는 것이다.

그러고 보면 클래식 음악은 생각보다 우리들 가까이에 있었고 그러한 음악들 중 많은 것은 그 잔잔함이나 울림으로 인하여 우리들 시골사람들의 피로를 위로하고 풀어주는데 적격이었음을 알게 된 것이다.

우리가 굳이 짬을 내서 클래식 음악만을 감상하여 듣지 않더라도 길거리에서나 또는 버스 안에서나 집안에서나 실생활속의 다양한 상황에서 클래식의 매력을 느낄 수 있음을 알게 된 것은 이번 클래식 음악 강좌를 통해서이다.

3,40년 뒤에도 100년 뒤에도 우리가 즐겨부르던 노래가 불려진다면 이것이 클래식이라고 하니 한층 클래식이 가까이 와 닿는 시간이었다. 그러한 면에서 우리들의 마음을 넉넉하게 해주고 하루하루의 지친 피로들을 풀어주는 기회가 자주 생겼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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