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실천으로 다지는 기초질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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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실천으로 다지는 기초질서
  • 김철진
  • 승인 2013.04.15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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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진 제주자치경찰단 서귀포지역경찰대 자치순경

김철진 제주자치경찰단 서귀포지역경찰대 자치순경
하루가 멀다 하고 학교폭력, 가족들 간의 다툼으로 인한 범죄, 각종 기상천외한 치정 뉴스가 끊이지 않는 요즘이다.

 

누구의 책임과 잘잘못을 묻는 수많은 기사들과 대책들도 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 마냥 무의미해 보이는 이 때, 작은 것에서부터 눈을 돌려 볼 필요가 있다.


 

서귀포자치경찰대 교통생활안전팀원으로 어린이보호활동을 하며 자주 학교에 들르게 되는 나에게 주어지는 학교의 풍경 속에서 그 답을 찾아보았다.

 

며칠 전에도 예외 없이 초등학교 옆을 지나고 있었다. 아이들은 학교 운동장 주변에 늘어진 쓰레기를 주우며 신이 나서 웃고 있었다. 이 때, 내 눈에 뜨인 것은 다름 아닌 오물에 범벅이 된 담배꽁초이다.

 

아이들의 고사리 같은 손으로 운동장 주변에서 줍고 있는 그 것은 다름 아닌, 어른들이 거침없이 피우고 생각 없이 버리고 간 담배꽁초가 아닌가!

 

어떤 아이들은 비닐장갑을 끼고 있었지만, 맨손으로 그것을 줍고 있는 아이도 보였다. 내가 버린 것도 아닌데 나도 모르게 마음이 부끄러워진다. 아마도 같은 어른으로서 느끼는 책임감인가 보다.

 

요즈음 청소년들의 흡연 및 기초 생활 질서가 엉망이라는 이야기를 자주 듣고 스스럼없이 하게 된다. 그런데 되돌아보니, 이 아이들에게 생활 속에서 알게 모르게 엉망인 기초질서를 가르치고 있는 것은 다름 아닌 우리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국민건강증진법에 의거 작년 12월 8일부터 학교 시설 전체가 금연구역으로 확대 지정되었고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는 행위 또한 경범죄에 해당하는 명백한 범법 행위이다. 그런데, 이 사실을 알고 지키는 어른은 몇 명이나 될까?

 

해맑은 아이들이 운동장 구석구석에서 발견하는 담배꽁초와 술병, 쓰레기 속에서 무엇을 배우고 있을지 우리 모두 생각해 볼 일이다.

 

흡연 금지 구역에서 흡연하지 않기, 공공장소에서 쓰레기 버리지 않기 등 매우 작아 보이는 기초 질서. 안다고 자신하지 않고 신중하게, 남이 보지 않는다고 슬쩍 넘어가지 않는 진실함으로 기초 질서를 세워가는 실천력 있는 시민의식을 가질 때, 기초 질서의 확립은 물론 우리 사회의 각종 범죄가 줄어들 것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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