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에 덕지덕지 내 걸린 광고물과 간판들을 보고 있으면 몇 해 전에 여행 갔던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의 “게트라이데 거리(Getreidegasse)”가 떠오른다.
“게트라이데 거리”.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거리로 불리는 이 곳은 주변 지역이 1997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으며, 독특한 문양의 간판이 인상적인 거리이다. 우산을 팔면 우산 문양을, 신발을 팔면 신발 문양의 간판을 내 걸어 글을 모르는 사람도 무엇을 파는 가게인지 쉽게 알아 볼 수 있다. 인상적인 것은 이 곳의 간판 하나 하나가 이 지역의 장인들이 만든 철제 수공예품으로 어디에 내 놔도 손색없는 명품이자 작은 예술품이라는 것이다. 간판 하나가 문화상품, 관광상품이 되어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거리”를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반면, 우리가 알고 있는 제주도 내 “명품거리” 라고 불리는 몇몇의 거리는 어떤가. 건물 전체를 도배한 초대형 간판도 모자라 어느 나라 글자인지도 모르는 형형색색의 문양을 한 간판들, 거리에 내걸린 불법 현수막과 에어라이트 등을 보고 있노라면 명품거리라는 말이 무색 할 정도다. 이런 대부분의 광고물과 간판들이 “불법”이라는 “가게 이름”을 내 걸고 “이름만 명품거리”에서 호객행위를 하고 있는 것이다.
“광고물 단속, 간판 규제, 명품거리”.
아름다운 거리를 만들기 위해 행정에서는 지속적으로 지도․감독 하고 있지만, 행정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광고물 게시자 스스로가 간판은 우리 가게의 얼굴이라는 인식을 갖고 모두가 함께 노력할 때 진정한 “명품거리,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거리”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