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민이라면 모두들 알고 있겠지만 클린하우스에서는 가연성 쓰레기, 재활용품, 종이박스, 스티로폼 등을 종류별로 배출할 수 있다. 그런데 흔히 이 클린하우스 하면 ‘쓰레기를 버리는 곳’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나는 클린하우스를 ‘쓰레기와 자원을 구별하는 곳’이라고 이야기 하고 싶다. 이 두 가지는 큰 차이를 갖고 있다. 필요 없는 것을 쓰레기로 버리면 소각이나 매립 과정을 거쳐 결국 제주도 땅 속에 묻히게 된다. 소각이 되더라도 타고 남은 재는 땅 속에 묻기 때문이다. 하지만 필요 없는 것을 정해진 요일에 클린하우스 재활용품 수거함에 배출하면 그것은 쓰레기가 아니라 자원이 된다. 조금만 노력하면 땅 속에 묻을 쓰레기 하나를 줄이고 소중한 자원 하나가 늘어나는 것이다.
방금 나는 컵라면 하나를 맛있게 비웠다. 지금 손에 쥐고 있는 이 컵라면 용기를 구겨서 가연성 종량제 봉투에 넣어 클린하우스에 배출하면 그것은 쓰레기가 된다. 하지만 물로 헹군 뒤 클린하우스 재활용품 수거함에 배출하면 이는 훌륭한 자원이 될 것이다.
필요 없는 것을 쓰레기가 아닌 자원으로 만드는 이 ‘재활용’은 알면 알수록 놀랍고 복잡하다. 생수나 음료를 담았던 페트병은 라벨을 제거하고 뚜껑을 분리하여 발로 밟아 플라스틱류로 배출한다는 것은 이제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또 과자봉지나 라면봉지처럼 무심코 가연성 쓰레기로 배출하던 것들도 클린하우스에 비닐류로 배출하면 재활용이 가능하다. 이렇게 하나하나 신경 쓰며 클린하우스에 배출하면 우리 집을 가득 채운 것이 쓰레기가 아니라 자원이란 걸 알 수 있다.
쓰레기를 줄이고 자원을 늘리는 일. 소중하고 우리에게 꼭 필요한 일이라는 것을 알고 있어도 하루 종일 몸도 마음도 피곤했던 날에는 소홀해지기 쉽다. ‘오늘은 피곤한데 그냥 쓰레기통에 버려야지.’ ‘헹구기 귀찮은데 종량제봉투에 넣어버릴까?’ 나 역시 일이 늦게 끝난 뒤 집에 가면 이런 생각을 하곤 한다.
하지만 내가 지내고 있고 우리 아이들이 앞으로 살아갈 이곳 제주도가 정말 소중하기에 오늘도 난 컵라면 용기를 헹구고 페트병을 밟아 주방 한 쪽에 있는 분리수거함에 넣는다. 쓰레기가 아닌 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