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원도심 지역에 인문학적 가치를 조명해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문화재생사업의 하나로 제작됐다.
이 책 구술자들은 일제강점기 말기에 태어나 어릴 적에 4.3과 한국전쟁을 겪고 근대화의 시기를 몸소 체험한 세대이다. 삼도리 해녀 강달인 어르신, 무근성 토박이 고두연 어르신, 싸구려점방 아들 고희식 어르신, 제주에서 가장 오래된 서점 우생당을 지키는 고현권 전 대표와 고지훈 현 대표, 300년 넘는 전통 초가를 지키시는 안순생 어르신, 무근성 꽃집 이모 양정숙 어르신이 주인공이다.
원도심에서 벌어졌던 생명의 탄생과 학창시절, 결혼 등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져 개인의 삶이 녹아 있는 ‘살아있는 역사책’이라고 말할 수 있다.
김순자 작가(제주어연구소), 김진철 작가(제주대 탐라문화연구원),김신숙 작가(시트러스 구성작가), 양혜영 작가 (제주작가회의), 이나연 작가(씨위드 대표), 정신지 인터뷰 작가가 참여하여, 한 작가당 한 어르신의 이야기를 써내려갔다.
이들은 구술자와 작가 세대 사이에 존재하는 시간적 차이에도 불구하고 구술자들이 중점적으로 기억을 품고 있는 시간에 들어가 작은 이야기가 놓치지 않고 기억을 호출하고자 애를 썼다.
제주 원도심은 문화 행정 교육의 중심지에서 1980년대 초반부터 급격한 도시 공동화로 진행되면서 도시 전반의 활력이 급속히 쇠퇴되고 말았다. 최근 들어 역사와 문화유산에 대한 폭이 넓어지고 있고, 이를 보호하려는 긍정적인 노력과 결과들이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또 역사와 문화, 삶이 녹아있는 도민의 구술을 기록하는 사업은 사라지는 원도심의 모습과 문화를 보존하는 지역 아카이브 기반으로, 원도심의 역사적· 정체성 확립에 이바지할 것이다.
이번에 발간된 '기억으로 만나는 원도심 사람들 이야기'는 옛 공동체의 문화와 급격한 사회적 변동, 지역의 특수성을 보여줄 수 있는 기록뿐 아니라 도민들의 공감과 소통을 부를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
출판기념 행사는 오는 5일 오후 4시 예술공간 이아에서 개최되며, 출판기념행사와 더불어 '기억으로 만나는 원도심 사람들 이야기'의 아카이브 전시는 12월 5일부터 10일까지 6일간 예술공간 이아 갤러리 로비에서 진행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