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들꽃] 꽃말은 ‘여인의 한, 원망, 질투’..꽃며느리밥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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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들꽃] 꽃말은 ‘여인의 한, 원망, 질투’..꽃며느리밥풀
  • 김평일(한라야생화회 회장)
  • 승인 2023.10.22 07: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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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평일(한라야생화회 회장)

꽃며느리밥풀

 

 

들꽃에 매료된 사람들은 길가에서도 구석진 모퉁이에 핀 들꽃들에 더 눈길이 간다.

가을 들꽃들은 보라색이거나 붉은색 꽃들이 많은데 들꽃들 대부분이 한해살이 꽃이거나 겨울이면 잎과 줄기가 말라버리는 풀꽃들이 대부분이어서 가을철 길지 않은 시간 안에 수정을 하여 2세인 씨를 퍼트려야 하므로 꽃 색이 곤충들의 눈에 잘 뜨이도록 보라색이거나 붉은색으로 피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본다.

가을 들녘을 수놓은 들꽃 중에 특별한 사연을 지닌 꽃이 있다.

우리나라 야생식물 중에는 아들이나 딸, 사위, 며느리 중에 유독 며느리라는 이름이 붙은 들꽃들이 다른 이름보다 많다.

 

며느리라는 말이 들꽃의 이름에 붙은 것은 며느리밥풀, 며느리밑씻개, 며느리배꼽, 며느리주머니(금낭화)가 있다.

며느리밥풀 속(屬)에는 변종이 많아서 이를 구분하기 위해 접두어를 며느리밥풀앞에 꽃, 흰, 털, 수염, 애기, 새, 알 등의 접두어를 사용해서 변종을 구분한다.

며느리밥풀이라는 이름이 붙은 꽃에는 꽃며느리밥풀, 긴꽃며느리밥풀, 새며느리밥풀, 수염며느리밥풀, 알며느리밥풀, 애기며느리밥풀, 흰수염며느리밥풀이 국가 표준식물목록에 등재되어 있다.

며느리밥풀꽃의 꽃말은 ‘여인의 한, 원망, 질투’라고 한다.

꽃말처럼 며느리밥풀꽃에 대한 시나 글도 많고 전해 내려오는 설화들도 많고 다양하다.

 

'며느리밥풀꽃'

 

“혀끝에 감춘 밥알 두알

몰래몰래 울음 훔쳐먹고 그 울음도 지쳐

추스럼 끝에 피는 꽃, 며느리밥풀꽃,

햇빛 기진하면은 혀 빼물고

지금도 그 바위섬 그늘에 피었느니라”(송수권 시인)

 

붉은 보라빛으로 피는 꽃 아래 꽃입술에 도드라진 두 개의 하얀 밥풀 같은 무늬를 머금고 피어나 붙여진 이름 며느리밥풀꽃.

꽃 이름에 왜 며느리라는 이름을 붙였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오늘날과 달리 옛날에는 시어머니와 며느리 간의 고부갈등이 더 심했다는데 당시에는 시어머니 등쌀에 일방적으로 며느리가 당하는 생활이 이어졌기 때문에 식물이름에도 며느리의 서름이 반영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예로부터 시집살이는 많은 문학 작품의 소재로 쓰였다.

며느리밥풀꽃 설화에서는 아들을 빼앗겼다고 생각하는 시어머니가 며느리에게 ‘밥[食]’ 한 톨조차 허락하지 않아 그녀를 굶겨 죽였다는 이야기로 인간 생활의 가장 기본적 욕구도 허락되지 않았던 당시 며느리들의 일생을 대변하는 시집살이의 고단함이 깃든 모습을 야생화의 이름에 붙인 것이 꽃며느리밥풀이다.(전설 내용은 생략함)

 

꽃며느리밥풀.

꽃며느리밥풀은 현삼과 며느리밥풀 속(屬)에 속하는 한해살이 풀이다.

다른 이름으로는 산라화, 꽃새애기풀, 새애기풀, 꽃며느리바풀, 꽃밥알풀이라고 부른다.

붉은 보라빛으로 피고 아래 꽃입술에 도드라진 두 개의 하얀 밥풀 같은 무늬를 머금고 있어서 붙여진 이름이다.

산지의 볕이 잘 드는 숲 가장자리나 절벽 등 환경 자체가 매우 척박한 마른 땅에서 자란다.

한라산 절벽바위에서 드물게 볼 수 있는 귀한 들꽃이다.

꽃은 8월에 붉은 색으로 한 개의 긴 꽃대 둘레에 꽃자루가 없는 여러 개의 꽃이 피고 꽃잎 끝이 날카롭게 뾰족하며 가장자리에 돌기가 있고 아랫입술의 가운데 조각에 2개의 흰색 무늬가 있다.(한라산에는 해안가와 다르게 가을꽃들은 대부분 8월에 핀다.)

2개의 수술은 다른 수술보다 길고 종 모양이 꽃받침은 4갈래로 갈라지며 털이 나 있다.

잎은 마주나는데 끝이 뾰족하고 밑 부분이 둥글고 좁은 달걀 모양 또는 긴 타원 모양의 바소꼴로 가장자리가 매끈하다.

줄기는 키가 50cm 내외로 곧게 자라고 가지는 마주나면서 갈라진다.

열매는 10월에 익는데 달걀 모양이고 씨는 타원 모양으로 검은색이다.

 

 

한비 김평일 한라야생화회 회장은..

 

   
한비 김평일 선생

한비 김평일(金平一) 선생은 지난 40여년동안 도내 초등학교에서 교편생활을 했다.

퇴직 후 (사)제주바다사랑실천협의회를 창설, 5년동안 회장직을 맡아 제주바다환경 개선에 이바지 했으며 지난 2015년도 한라일보사가 주관한 한라환경대상에서 전체부문 대상을 수상한 인물이다.

전국 실버인터넷경진대회(2002년)에서도 대상을 수상한 바 있으며 교직근무시에는 한국교육자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사진에 취미를 가지고 풍경사진 위주로 제주의 풍광을 담아 오다 제주의 들꽃에 매료되어 야생화 사진을 촬영하고 있으며 현재 한라야생화회 회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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