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포커스) 겉만 번지르르한 해수욕장 '멍때리기' ..그 이면(裏面)에는 쓰레기 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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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포커스) 겉만 번지르르한 해수욕장 '멍때리기' ..그 이면(裏面)에는 쓰레기 천지
  • 김평일 명예기자
  • 승인 2024.03.21 23: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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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남참전용사들 이호테우해변 이면(裏面) 환경정화 앞장

 

 

제주도 곳곳에는 제주만의 독특한 청정 자연환경이 있어서 사람들에게 환상을 심어주어 제주로 몰려들게 한다.

제주도는 가는 곳마다 깨끗하게 정돈되고 깔끔한 모습을 내 보이면서 “아름다운 섬 제주도, 청정한 섬 제주도”라는 이미지를 심어주기에 충분하다는 생각이 든다.

제주사람들은 육지사람들이 누리지 못하는 복을 누리고 있다.

바로 눈앞에 바다가 있고 한라산과 오름들이 있기 때문이다.

태어나서 매일 보아왔던 모습들이므로 제주사람들에게는 별로 신기한 모습으로 보이질 않는다.

그래서 제주가 얼마나 멋진 곳인지를 제주도민들은 잘 느끼지 못하면서 살고 있다.

 

타지에서 제주를 방문한 사람들은 제주도에 발을 들여 놓을 때 풍겨오는 제주의 청정 공기를 대하면서 제주의 매력에 서서히 빠져들기 시작한다.

제주를 찾은 사람들은 제주도의 아름다움을 제주 곳곳을 돌아보면서 몸으로 느끼고 눈으로 확인한다.

제주도에는 크고 작은 유원지들이 있다.

그 중 하나가 제주도에 산재해 있는 해수욕장이다.

제주도의 해수욕장은 크기나 규모면에서 보면 다른 지방의 해수욕장에 비해서는 비교도 안 되는 조그마한 해수욕장들이다.

규모면에서는 너무 작지만 아기자기한 면에서는 타지방의 해수욕장에서 볼 수 없는 맛과 멋을 느낄 수 있는 해수욕장이 제주도내 해수욕장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해수욕장 하면 여름 한철 사람들이 찾았던 곳이었는데 ‘코로나19’ 이후부터 해수욕장에는 사계절 사람들이 붐비는 곳이 되었다.

‘코로나19’로 움츠려들었던 사람들은 코로나 팬데믹(pandemic)으로 인해 외국은커녕 가까운 이웃도 찾아갈 수 없었던 시절이 있었다.

명절에 부모님을 만나려고 다녔던 고향에도 못 갔고 요양원에 계시는 부모님의 임종도 지켜보지 못했던 혹독한 계절을 지내 왔다.

가까운 이웃도 멀리하던 암담한 세월이었다.

이때부터 새로 유행하기 시작한 말이 있다.

 

‘멍’이라는 말이다.

원래 ‘멍’(명사)은 “세게 맞거나 부딪혀서 피부 속에 퍼렇게 맺힌 피.”라고 한다.

그러나 다른 뜻으로 ‘멍-때리다’라는 말이 있다.

‘멍-때리다’(동사)는 “아무 생각 없이 멍하게 있다.”라는 말이다.

요즘 이야기 하는 ‘멍’은 후자를 가리키는 말이다.

“불멍, 물멍, 들멍, 나무멍, 산멍......”

사람들은 아무 생각 없이 온종일 한 곳을 응시하며 ‘멍-때리기’를 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코로나 팬데믹(pandemic)시절 그나마 사람들에게 위안이 되었던 말이 ‘멍’이라는 말이 된 셈이다.

코로나 팬데믹(pandemic)으로 외국에는 못나간 사람들이 그나마 찾을 수 있었던 곳이 제주도였다.

청정 제주를 찾아서 올레를 걷기도 했으나 그 보다 많은 사람들은 제주 바다를 온종일 쳐다보면서 ‘멍-때리기’에 빠져 들곤 했다.

그 후부터 제주의 바다에는 사계절 ‘멍-때리기’에 심취한 사람들이 발길이 끊이지 않고 이어지고 있다.

사람들이 바다에서 ‘멍-때리기’를 하다가 시작한 것이 백사장 걷기다.

이제는 사계절 백사장을 걷는 트렌드가 자리를 잡았다고 할 수 있다.

추운 겨울철에도 아랑곳없이 출렁이는 파도를 보면서 맨발로 해수욕장에 펼쳐진 백사장을 걷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

바다를 보면서 ‘멍-때리기’를 하거나 백사장을 맨발로 걷기위해서 몰려든 사람들이다.

 

 

사람들은 제주의 바다에 빠져들고 있다.

아름다운 낙조로 제주에서 이름이 알려진 해수욕장들이 있는데 그 중 한곳이 이호테우해변이다.

이호테우해변은 제주도 해수욕장에서 아름다운 해송 군락이 있는 유일한 해수욕장이다.

이호테우해수욕장은 제주 시내 중심지에서 서쪽으로 약 7㎞ 지점에 있어서 도심에서 가장 가까운 해수욕장이다.

백사장의 길이는 약 250m, 폭은 120m이며, 검은색을 띠는 모래로 덮여 있고 경사가 완만하며 조수의 차가 큰 해수욕장이다.

해수욕장 길목에는 아카시아 숲이 우거져 있고 모래사장 뒤쪽에는 소나무 숲이 형성되어 있다.

 

 

제주도의 다른 해수욕장에 비해서 규모는 그리 큰 편이 아니지만 시내에서 가깝고 교통이 편리한 장점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기도 하다.

특히, 이호테우해변의 말 등대는 사람들의 몰려와 인생 샷을 담는 장소로 유명하고 저녁노을이 아름답고 밤에도 시내의 야경을 볼 수 있어서 밤 정취를 즐기기 위해 찾는 사람들이 적지 않은 곳이다.

한여름에는 이곳에서 유명한 축제가 열리기도 한다.

이호테우축제다.

이호테우축제는 제주의 전통 어로문화인 멸치잡이(멜 그물칠)를 재현하고 원담 고기잡이도 체험할 수 있는 축제다.

테우는 뗏목을 가리키는 제주어로 제주도에만 있는 원시적인 고깃배의 한 종류다.

 

 

배는 통나무 10개 정도를 나란히 엮어서 만드는데 조립과 조작이 간편하고 풍파에도 엎어지지 않아서 옛날에는 제주 전역에서 널리 쓰였던 배다.

테우를 보면 제주 선인들의 지혜를 엿볼 수 있고 한국 선박사의 원형으로 여겨지는 중요한 민속 유물이기도 하다.

그 밖에도 원담이라는 독특한 모습도 만날 수 있다.

원담은 해변에 크고 둥근 원 모습으로 돌담을 쌓아두고 밀물에 몰려든 고기떼들이 썰물에 빠져나가지 못하게 하여 고기를 잡는 어로 방식으로 이를 원(垣)이라고 한다.

원담은 개인의 전유물이 아니라 마을 주민들이 공동으로 관리해온 공동체 문화유산으로 이호해수욕장에는 원담이 잘 보전돼 있어서 축제 때마다 원담 고기잡이 체험도 할 수 있다.

아름답고 깨끗하게 정돈 된 해수욕장이지만 이면(裏面)은 어떤지 들여다봤다.

빛이 있으면 그늘이 있기 마련이다.

 

 

깨끗하고 아름다운 해수욕장에 비해 해수욕장 뒷면 소나무 숲이나 산책로 구석구석에는 각종 쓰레기들이 나 찾아 봐라하고 숨바꼭질을 하고 있었다.

사람들의 눈길이 가지 않고 관심이 가지 않는 곳에는 누가 버렸는지 아니면 바람에 날려 왔는지는 모르는 쓰레기들이 풀숲 사이사이에 숨어 널려 있었다.

따지고 보면 겉모습만 번지르르한 해수욕장인 셈이다.

이곳에 쓰레기를 수거하는 아름다운 손들이 모여서 눈에 뜨이지 않는 해수욕장 이면(裏面)을 말끔하게 정리했다.

대한민국월남전참전자회 제주특별자치도지부(지부장 양형석) 임직원과 외도동분회원들 30여명은 봄을 시샘하는 꽃샘추위로 몸이 움츠려지던 날인 지난 20일 이호테우해수욕장을 찾아서 해수욕장 이면(裏面) 숲속과 주변 산책로 구석구석에 숨어 있는 쓰레기들을 찾아내 말끔하게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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