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카바이러스 확산..무차별 벌목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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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카바이러스 확산..무차별 벌목 탓(?)”
  • 김태홍 기자
  • 승인 2016.02.03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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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목으로 모기와 같은 질병 매개체 쉽게 번식’주장

사진은 특정기사와 관련 없음
세계보건기구(WHO)가 1일(현지 시간) 지카 바이러스에 대해 ‘국제 공중보건 위기상황’을 선포하는 등 세계 각국이 감염 억제를 위한 총력전에 나섰지만, 한번 불붙은 바이러스 확산 추세는 진정되지 않고 있다.

소두증 유발 우려가 있는 지카 바이러스가 중남미를 넘어 미주, 아시아까지 확산되며 지구촌을 공포로 몰아넣은 가운데, 지카 바이러스의 폭발적 확산이 무분별한 벌목에 따른 삼림 파괴와 환경오염 탓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병원균·전염병 전문가들은 최근 지카 바이러스의 유행이 환경 파괴로 매개체인 ‘이집트 숲 모기’와 사람이 접촉할 기회가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경작지를 늘리기 위한 마구잡이 벌목이 성행하면서 천연림이 줄어든 반면, 도시 지역을 중심으로 모기가 서식하기 쉬운 지저분한 환경이 조성되면서 이집트 숲 모기가 급속히 퍼졌다는 것이다. 

미국 플로리다대의 ‘신종병원균연구소’에서 곤충 매개 질병을 연구하는 에이미 비터 교수는 지카 바이러스의 출현과 확산에 대해 “넓은 의미에서 보면 환경 파괴와 절대적으로 연관돼 있다”고 단언했다. 

비터 교수는 “이런 종류의 질병은 원래 모기와 동물 사이의 ‘닫힌 사이클’ 안에서만 퍼지는데 인간이 벌목 등으로 거기에 침입해 들어오면서 사람에게도 퍼지게 된다”고 말했다.특히 벌목 이후 진행되는 경작지 조성이 모기 서식에 적절한 환경을 만들어준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 조지워싱턴대학 앨리슨 고트월트 박사는 “벌목은 종종 모기와 같은 질병 매개체가 쉽게 번식해 전염성 질병을 퍼뜨리는 이상적인 환경을 만들어 준다”고 말했다.

실제 지카 바이러스 유행 경로를 살펴보면, 이러한 분석에 더욱 힘이 실린다. 지카 바이러스는 1947년 아프리카 우간다 지카 숲의 원숭이에게서 처음 발견됐다. 이후 1960년대까지만 해도 중남미에서는 지카 바이러스 매개체인 이집트 숲 모기가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

하지만 1970년대 도시화가 활발히 진행되고 정부 차원의 모기 퇴치 운동이 시들해지면서 인구 밀집 지역에 모기가 기승을 부리기 시작했다.

인디펜던트는 “이집트 숲 모기가 도심의 인공적인 물웅덩이에서 쉽게 번식하면서 지카 바이러스가 확산되는 환경이 완성됐다”고 분석했다.

지카 바이러스가 사람에게 옮아 유행하게 된 경로를 살펴보면 이런 분석에 더욱 힘이 실린다. 1947년 아프리카 우간다 지카 숲의 원숭이에게서 처음 보고된 지카 바이러스는 아프리카를 중심으로 사람들 사이에서도 조금씩 퍼지다 항공 여행의 활성화로 남태평양을 거쳐 중남미까지 옮겨간 것으로 추정된다. 

1950∼1960년대 까지만 해도 중남미에서는 지카 바이러스의 매개체인 이집트 숲 모기가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 이 시기 남미 주요 국가에서 모기 퇴치 운동을 활발하게 벌였기 때문이다.하지만 1970년대 들어 이런 정책적 모기 퇴치 운동이 시들해지고 이 시기와 맞물려 도시화가 활발히 진행되면서 대규모 인구 밀집 지역 근처에 모기가 많이 서식하게 됐다.

특히 모기들이 더 폐타이어에 고인 물이나 플라스틱 물통, 상수도시설이 없는 가구의 물그릇 등 더 작은 물웅덩이에서도 살아남아 번식하도록 적응하면서 지카 바이러스 매개체인 이집트 숲 모기도 급속히 퍼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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