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파 껍질처럼 벗겨지는 '꿈에 그린아파트'"
상태바
"양파 껍질처럼 벗겨지는 '꿈에 그린아파트'"
  • 김태홍 기자
  • 승인 2016.07.25 16:5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제주첨단과학단지에 들어서는 '꿈에 그린' 아파트 분양과정에서 소위 '떳다방' 기획부동산 업자들이 분양신청 서류를 위조하는 방법으로 조직적으로 개입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제주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대장 강성윤 경감)는 아파트 특별공급 분양비리와 관련해, 김모씨(55. 서울) 등 26명의 위법행위를 적발했다고 25일 밝혔다.

이중 14명은 기획부동산 업체 관련자로, 경찰은 김씨 등 2명에 대해서는 주택법 위반 및 사문서위조 등의 혐의로 구속하는 한편 해외로 도피 중인 유모씨(44. 세종시) 등 2명은 공문서 위조 등의 혐의로 지명수배해 체포에 나서고 있다.

소재 파악이 안되고 있는 박모씨(49. 세종시)에 대해서도 공문서 위조 등의 혐의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뒤쫓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기획부동산 업체 관련자인 김씨 등 14명은 4~5명이 팀을 이뤄 주택청약통장을 매수하고, 양도받은 공인인증서로 공문서와 사문서를 위조.행사하는 방법으로 분양신청을 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청약통장 매수, 문서위조, 분양신청 등 역할을 분담하면서 조건에 따라 당락이 결정되는 다자녀와 신혼부부 특별공급을 주요 대상으로 삼고 이에 필요한 관련 공문서와 사문서를 위조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별공급의 조건 중 하나인 '다자녀 특별공급'과 관련해서는 영.유아 인원수를 늘려 고득점을 취득하기 위해 제주 전입일자를 위조해 제주 장기 거주자인 것처럼 하는 한편, 가족관계증명서와 주민등록등·초본의 주민등록번호를 위조한 사례가 10건 확인됐다.

'신혼부부 특별공급' 조건과 관련해서도, 임신한 세대원이 없음에도 쌍태아 임신진단서를 병의원과는 무관하게 위조하고 세대원수를 늘려 고득점 취득한 사례 2건이 확인됐다.

꿈에그린 특별공급 물량은 입주기업 종사자 295세대를 포함해 총 446세대인데, 이들은 이중 다자녀 특별공급 7세대와 신혼부부 특별공급 5세대 등 12세대를 신청해 실제 다자녀 5세대와 신혼부부 4세대 등 9세대가 당첨되고 3세대는 낙첨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떠 주택청약통장을 200만원에서 800만원에 매수하고 통장 명의인의 공인인증서를 건네 받아 배점기준표의 고배점을 받기 위해 위조한 문서를 첨부하고 청약해 당첨가능성을 높이는 수법을 이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청약 접수 다음날 당첨자를 발표하는 빠듯한 청약일정으로 인해 검증절차가 허술하다는 점도 악용된 것으로 추정됐다.

경찰은 타지역 '떳다방' 관련자들이 공문서 등을 위조하고 불법으로 청약했다가 적발된 이번 사건은 '웃'돈(프리미엄)을 노려 조직적으로 이뤄졌으며, 공문서위조 등의 방법을 통한 아파트 청약 적발은 이번이 첫 사례라고 밝혔다.

분양사무실 압수수색을 통해확보한 청약서류들을 분석하고 확인한 결과 다자녀와 신혼부부 특별공급에서만 불법이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적발된 26명 중 기획부동산 업체 관련자를 제외한 12명의 경우 명의를 빌려줬던 사람들로 이중 3명은 제주도민으로 확인됐다.

첨단산업단지입주기업 종사자 특별공급 등에 대해서는 관련기관 및 여러 경로를 통해 단지 입주 여부와 입주 기업체 종사자의 재직 여부 등 검증 절차를 거쳤으나 불법청약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경찰은 불법으로 분양 당첨이 확인된 9세대에 대해서는 행정당국과 분양사에 통보할 예정이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