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나도 갈 수 있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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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 나도 갈 수 있다..(1)"
  • 김병억
  • 승인 2016.07.25 22: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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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 종주기 (1))3년을 두고 올라야 할 고난의 여정(?)

 

백두대간은 과연 어떤 곳일까.
그리고 어떤 사람들이 그 힘들다는 백두대간 종주에 도전하는 것일까.

본지와 제휴를 맺고 있는 김병억 더게임스 뉴스 2편집장이 백두대간 종주에 대한 내용을 상세히 기록해 본지에 보내왔다.

백두대간에 대한 궁금증이 많은 사람들에게는 중요한 안내역할을 할 것으로 보여 이를 연재키로 했다.

최근 백두대간 종주팀에 합류해 매주 산행을 계속하고 있는 김병억 편집장은 백두대간에 매료돼 이를 종주한 순서대로 정리중이다.

본 기사가 백두대간 종주를 꿈꾸고 있는 분들의 많은 참고가 되기 바란다(편집자주)

 

 

 

 

 

"백두대간 나도 갈 수 있다.."

 

01차 - 웅지(雄志)의 길



1. 개요

우리의 백두대간 종주가 처음 시작되는 이 길은 지리산 서쪽 끝 노고단 아래의 성삼재에서 출발한다.


성삼재는 해발 1102미터로 동쪽으로 오르면 노고단을 만나고 북쪽으로 방향을 잡으면 백두대간 종주길의 첫 코스를 시작하게 된다. 해발 1000미터를 훌쩍 넘은 위치로 인해 발 아래 굽어보는 경치가 장관을 이룬다.

특히 웅장한 지리산의 산세를 한 눈에 볼 수 있으며 저 멀리 동쪽으로 지리산과 남한 육지에서 가장 높은 제1봉 천왕봉이 아득히 자리 잡고 있다. 이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저절로 도전의욕과 원대한 꿈을 품게 되니 이 길의 이름을 ‘웅지의 길’이라고 붙여보았다.

앞으로 50~60여차의 백두대간 종주길을 걸으면서 내가 느낀 감동과 의미를 부여해서 각각의 길 이름을 붙여볼까 한다. 수많은 선배 산악인들이 계시기에 부끄러운 일이지만 나만을 위한 ‘추억만들기’라고 이해해 주시면 고맙겠다. 지나온 길을 돌이켜 보며 이름을 불러본다면 감회가 더욱 새로울 듯 하다.

 

 

2. 길 따라 가다보면

성삼재는 마한 때 성씨가 다른 세 명의 장군이 지켰던 고개라 하여 성삼재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전해진다. 고갯마루에 주차장과 휴게소, 전망대 등이 조성되어 있다. 성삼재에서 천은사까지의 구간에는 1988년 개통된 지리산 횡단도로(지방도 861번)가 개설되어 있는데 거리는 약 10㎞이다.

성삼재를 기점으로 하여 동쪽으로 노고단~임걸령~삼도봉~토끼봉~명선봉~형제봉~촛대봉~연하봉~제석봉~천왕봉의 지리산 주 봉우리들이 연결되어 있다. 성삼재에서 노고단까지는 걸어서 약 40분 거리이다.

원래 백두대간의 출발은 중산리에서 시작해 바로 천왕봉을 오른 다음 긴 능선을 따라 형제봉을 거쳐 노고단까지 온 이후에 성삼재로 내려오는 것이다.

하지만 이 길은 장장 35킬로미터에 달해 초행자들이 걷기에는 너무 멀고 많은 시간이 걸려 다음으로 미뤄두었다. 종주대의 체력이 어느정도 단련되고 산행에 익숙해 진 후에 무박으로 가게된다고 한다.

그래서 대부분 홀로 백두대간에 도전한 우리 17기 대원들은 노고단 아래 성삼재에서 첫 발을 내딛게 됐다. 출발은 노고단을 오르는 반대 방향이다.

성삼재에서 포장도로를 따라 약 50여미터 내려가다 보면 왼쪽에 작은 등산로를 만나게 된다. 이곳에서부터 원대한 백두대간 종주가 시작되는 것이다.

 김병억 편집장

나는 아쉽게도 이곳에서의 기념촬영을 하지 못하고 지나쳤는데 다른 분들은 이곳을 그냥 지나치지 말고 꼭~ 기념촬영을 하시길 권한다. ^^
 

등산로 입구에 들어서면 이 날의 최고봉인 만복대까지 계속 오르막길을 걸어가게 된다. 여름이라 나무와 풀들이 길을 막아서기도 하고 그늘을 만들어주기도 하는데 첫날이라 경황이 없어서 서둘러 따라가다 보니 이렇다할 느낌을 가질 여유가 없었다.

전 날 술도 한잔 한 상태라 몸 컨디션이 걱정되기도 했지만 막상 길을 나서니 그런데로 견딜 만 했다. ^^

만복대가 눈앞에 보이는 시점에서 잠시 사진을 찍기 좋은 포인트가 나오는데 바위가 흔치 않은 이곳에 봉긋이 솟아있는 작은 바위가 몇 개 등장한다. 몇몇 분들은 이곳에 올라 멋진 포즈로 사진을 찍기도 하고~

드디어 만복대에 오르면 가까이는 반야봉과 삼도봉이 보이고 저 멀리 아득한 곳에 천왕봉이 자식들을 거느린 온유한 어머니와 같은 평온한 모습으로 땅 아래를 굽어보고 있다.

20여년 전에 딱 한번 가봤던 그곳~. 해돋이를 보겠다고 나섰지만 안개 때문에 뜻을 이룰 순 없었지만 아쉬움은 없었다. 그저 그곳에 내가 서 있다는 것에 스스로 만족하기로 하니 그저 대견스러웠던 기억이 난다.

이곳에서 잠시 쉬면서 기념촬영을 한다. 정상에 오래 머물고 싶지만 올랐으면 내려가야 하는 것이 인생~. 이곳은 오늘 산행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다. 이제부터는 하산길이다. 정령치까지 능선을 따라 내려가는데 주변 경치가 아름답다.

 


정령치는 휴게소와 주차장까지 있는 비교적 잘 정비된 전망대를 갖추고 있다. 등산객이 아니더라도 차를 타고 이곳까지 오면 지리산의 명산들을 한 눈에 바라볼 수 있다.

그래서 가족과 연인 몇팀이 이곳에 내려 경치를 구경하고 있었다. 하지만 생각보다 차들이 많지도 않아 한적함을 느낄 수 있었다. 서울 근교였다면 아마 상상도 할 수 없었겠지.

정령치까지 오면 이제 다시 산을 올라야 한다. 가볍게 생각하고 올랐는데 생각보다 힘이 들었다. 비교적 바위들이 많고 가파라 땀을 좀 쏟아야 했다. 그리고 조금 더 가다보면 오늘의 최종목적지인 고기리로 가는 푯말이 나온다. 와우~ 반가운 거~

그러나 이 하산길이 만만치 않다. 거의 수직에 가까운 내리막길이 꽤 오래 이어진다. 초행자들은 다리에 힘이 풀릴 만도 하다.

나도 이 하산길을 내려가고 나니 허벅지가 뻐근하면서 무거워지고 말았다. 그래서 함께 가던 형님에게 자주 “쉬었다 갑시다~”를 외치게 됐다는 것..

벼랑길을 내려오면 고생은 끝이다. 이후로는 한 시간 정도 능선을 타고 주변의 소나무 구경도 하면서 가게 된다.

그리고 마침내 버스가 기다리고 있는 종착점에 도착~. 나도 해낸 것이다! ‘시작이 반’이라고 했으니 이제 절반만 더 가면 된다. 완주자에게 주어지는 두 돈짜리 금반지를 향하여~! ^^

이날은 종주대가 첫 산행을 시작한 날로 끝날때까지 사고 없이 모두 무사히 그리고 그 가정까지 평안하기를 기원하는 시산제가 열렸다.

불자가 아닌 사람에겐 좀 지루하게 느껴졌을 것인데 그래도 끝까지 참석해 백두대간 17기 대원 모두의 무사와 안녕을 빌었다.

마지막으로 돼지고기가 들어간 얼큰한 김치찌개로 저녁을 먹으며 서로 즐거운 대화의 시간을 갖고 버스에 올랐다.

오늘 처음 홀로 온 사람들이 많아 아직은 서먹했지만 3년이라는 시간동안 고난(?)을 함께 보다보면 고운정 미운정이 듬뿍 들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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