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복리, “우리는 친환경시설 유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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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복리, “우리는 친환경시설 유치했다”
  • 김태홍 기자
  • 승인 2016.10.26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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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훈련장 건립 취소...주민들 ‘부글부글’”

제주환경자원순환센터 부지
“동복리는 혐오시설이 아닌 친환경시설을 유치한 것이다.”

제주환경자원순환센터 인근 전지훈련장 건립계획이 무산되면서 동복리 주민들은 강한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

대표적인 혐오시설이었던 쓰레기매립장이 최첨단기술과 악취저감기술의 발달로 유치 희망시설로 변모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제주자치도 도시계획위원회는 동복리 소각장 옆에 전지훈련센터를 건립하면 이미지가 추락할 수 있다며 심의에서 부결 처리했다.

이에 동복리 주민들은 “제주환경자원순환센터가 혐오시설이었으면 우리 주민들은 유치도 안했을 것”이라며 부글부글 거리고 있다.

제주시는 사업비 39억 원을 들여 동복리 산 56번지 일대 7만7070㎡에 축구장 2곳과 야구장 1곳, 사무실, 공원 등을 갖춘 전지훈련센터 실시계획을 최근 마무리하고 내년 말 준공하기로 했다.

이는 제주환경자원순환센터를 대승적 차원에서 유치한 동복리에 전지훈련센터를 건립, 동부지역 스포츠메카로 육성하기로 한 것이다.

하지만 지난달 30일 제주자치도 도시계획위원회는 동복리 소각장 옆에 전지훈련센터를 건립하면 이미지가 추락할 수 있다며 심의에서 부결 처리했다.

소각장은 민감한 사항으로 최첨단시설로 조성되고 있는데, 위원회는 동복리 소각장을 혐오시설로 인정해버린 것이다.

이에 대해 동복리 주민들은 “도시계획위원들이 얼마나 전문가들인지 모르겠으나 아직도 혐오시설로 인식하고 있다는 게 안쓰럽다”고 말했다.

만에 하나 이런 시설이 만들어지지 못한다면 제주도는 전 지역이 쓰레기장으로 변하게 된다.

당시 새로운 제주환경자원순환센터를 조성하기 위한 후보지로 3곳이 물망에 오르기도 했지만 센터의 성격으로 볼 때 동복리만 한 적지는 없었다.

하지만 혐오시설로 인식되는 시설을 순순히 받아드릴 주민은 없었다. 동복리 주민도 다를 바 없었다.

쓰레기 소각장, 하수 처리장, 화장장, 핵폐기물 처리장 등 꼭 필요한 공공시설물이지만 자신들이 사는 지역에 설치하는 것을 반대하는 님비(NIMBY -not in my backyard)가 팽배해진 현실을 감안한다면 동복리 주민들의 반응은 당연한 것이었다.

그러나 과학문명이 발달한 지금 시설은 크게 발전해 외국뿐만 아니라 국내 대도시는 최첨단시설을 통해 님비현상을 극복해 내고 있다.

일본의 나오시마 산업폐기물 소각장은 나오시마 옆의 섬 테시마에서 발생한 불법쓰레기 투기 사건이 나자 이 쓰레기를 적극 수용하기로 한 나오시마 지역주민들이 협의 이후 나오시마섬에 있던 제련소를 이용하여 환경센터를 건립, 2003년부터 본격적으로 폐기물을 처리하기 시작했다.

이어 ‘쓰레기도 자원이다’라는 운동으로 2003년 다른 지자체에서 반대한 산업폐기물 처리장 건설을 전격 수용해 재활용 사업을 통해 경제적 효과와 고용창출을 연결해 환경 친화적인 섬으로 거듭나고 있다.
나오시마는 하루에도 수천 명의 다녀가는 명소가 됐다.

이 사례를 보면서 동복리 주민들은 제주환경자원순환센터를 유치하면 향후 동복리가 구상하는 ‘자식과 손주들이 살기 좋은 곳’, ‘한창 일할 청년들의 일자리를 제공하는 곳’, ‘지역 어르신들과 도민, 관광객이 편히 쉴 수 있는 곳’으로 동복 힐링케어타운을 꿈꾸었다.

정동면 동복리장
정동면 동복리장은 “제주환경자원센터 유치시에는 소각장 시설이 예전 같지 않은 친환경시설로 조성되고 있어 동복리에서도 유치를 한 것”이라며 “주민들은 관광지로 꾸며볼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정 이장은 “태양광과 풍력단지가 조성되면 신재생 에너지타운으로 조성, 관광과 접목시키면서 자라나는 아이들에게는 친환경교육장으로 변모할 것이라고 주민들은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데 도시계획위원회는 어떻게 생각했는지 모르지만 소각장 이미지 때문에 안된다고 했다는 게”아쉽다고 말했다.

정 이장은 “그 이미지를 없애기 위해 행정에서도 친환경시설로 조성할 계획에 있는데 위원회가 이미지가 안좋다고 하면 우리 주민들은 할 말이 없다”며 “전지훈련장이 소각장 인근에 조성되면 전국적인 벤치마킹이 될 수도 있다. 불편한 시설도 어떻게 조성하느냐에 따라 시설이 달라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사업은 주민들과 밀접한 사업이기 때문에 도시계획위원회가 전문가들로 구성됐겠지만 주민대표성을 가진 주민들을 참석시켜 충분한 설명을 들어야 하지 않느냐”며 “도시계획위원회가 얼마나 전문가인지 모르겠으나 지역에 대한 전문가는 지역주민들이 아니냐”고 말했다.

정 이장은 “제주환경자원순환센터 소각장 굴뚝에는 타워시설을 갖춰 전망대와 레스토랑이 들어서고, 주변에 수영장과 온천시설이 조성되면 전지훈련센터 유치로 시너지 효과가 창출될 것인데 도시계획위원회와 행정이 여전히 소각장을 혐오시설로 인식하는 게 문제”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정 이장은 “동복리 주민들은 제주도민들을 위해 대승적 차원에서 자원순환센터를 유치했는데 전지훈련장 부결로 분노와 허탈에 빠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한편 정 이장은 제주환경자원순환센터 유치 당시 기자회견에서 “행정은 연속성이다. 민선6기 새로운 도정이 출범하지만 현재 도정과 약속한 것은 차질 없이 이행되길 바란다”며 “동복 주민들이 갈등 끝에 제주도의 현안을 맡은 것이나 마찬가지인 만큼 책임자가 바뀌어도 관심을 갖고 추진해 달라”고 당부한 바 있다.

동복리 주민들이 민주적 절차에 의해 제주환경자원순환센터 유치찬성을 결정한 것은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님비현상을 주민 스스로 극복해낸 사례라고 높이 평가받고 있다.

따라서 “행정당국은 동복리와의 약속을 철저히 이행하면서 조성하고자 하는 시설이 제주의 자산이고 미래이면서 도민을 행복하게 하는 동력이 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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