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름이야기]동알오름
상태바
[오름이야기]동알오름
  • 홍병두 객원기자
  • 승인 2017.07.19 21:5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표고: 45m 비고: 30m 둘레: 1,283m 면적: 82,517㎡ 형태: 말굽형

 

동알오름

별칭: 동난악(東卵岳)

위치: 대정읍 상모리 153번지

표고: 45m 비고: 30m 둘레: 1,283m 면적: 82,517㎡ 형태: 말굽형 난이도: ☆☆

 

 

 

문명의 이기를 거부한 채 고고한데 처하기를 원하는 산 체...

 

보다 정확하게는 새끼오름에 속하는 알오름이다. 동서로 나눠진 두 알오름을 구분하여 동알오름(東)과 섯알오름(西)으로 부르는데 두 화산체는 거리를 두고 있다. 이들은 절울이(오름)라고 부르는 송악산의 알오름이면서 하나같이 나지막하게 솟아 있다.

한자 역시 동난악(東卵岳)과 서난악(西卵岳)이라고 표기를 하고 있다. 섯알오름의 동쪽에 위치해 있어서 동(東)알오름이라고 부르는 것도 이치적으로는 맞는 셈이다. 송악산은 두 알오름 외에도 남쪽으로 몇 개의 화산체를 거느리고 있는데 별도로 구분을 한 것은 동. 서알오름뿐이며 모체의 응회환 외륜의 북쪽에 있는 이 두 오름 외에 아담하고 낮은 알오름이 하나 더 있으나 별도로 구분을 하지는 않고 있다.

이곳 세 오름을 합친다 해도 전반적인 산 체의 높이나 크기가 작아서 뚜렷한 기준을 구분하지는 않는 편이다. 말굽형으로 구분을 하고 있으나 일부에서는 원형의 분화구가 오랜 세월 동안 침식이 되면서 원래의 형태가 변하여 말굽형으로 남아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행정상으로 대정읍 상모리에 위치했지만 송악산 주변이나 사계 해안 인근 정도로의 인식이 더 쉽다. 화산체가 형성이 될 당시에 용암이 흘렀을 것으로 추측이 되는 곳은 현재 대부분 농작지로 개간이 되어 있다. 나지막하게 이어지는 두 오름을 두고서 탐방을 운운하는 것은 부끄럽기도 하겠지만, 그보다는 이들 오름에 부여가 된 큰 의미가 있어서 무시하거나 외면해서는 안 될 곳들이다.

이 두 알오름을 중심으로 하는 일대는 지질학이나 화산학을 떠나서 제주의 역사가 살아있는 현장이다. 동알오름은 과거 일제시대에 일본군들의 고사포 진지로 억울하게도 산 체의 머리 자리를 내주었으며, 섯알오름은 자신의 일부를 열고서 제주 4.3 당시 비명에 간 영령들이 영혼을 받아들여야만 했던 비극을 안고 있다.

 

그러기에 현재에 이르러서 동. 서 알오름을 만나는 것은 하나의 오름 탐방으로서의 묘미를 느낀다기보다는 과거를 돌아보고 제주가 처했던 아픔의 현장을 찾아보는 정도로 이해를 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절울이(오름. 송악산)를 오른 후 둘레길을 거쳐서 함께 한다면 더없이 좋은 행보가 될 것이다. 역사와 문화 탐방을 함께하는 도보여행을 통하여 지난 세월의 아픈 흔적도 느끼겠지만 제주를 아는데 보다 많은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송악산 일대는 최고의 전망과 풍경을 자랑하는 곳이면서 제주의 아픔이 서린 곳이다.

이 동알오름의 일부는 중국 자본에 의하여 리조텔 등이 들어서게 된다. 머지않아서 일부 지역에는 높고 큰 콘크리트 건물 등이 가로막을 것이고 자유로운 출입과 전망이 불투명하게 될지도 모른다. 동알오름은 그야말로 과거와 현재에 이르기까지 큰 수난을 겪고 있는 셈이다.

 

 

-섯알오름 탐방기-

송악산 둘레길에서 낭만과 즐거움을 안고 이어지는 알오름으로의 발길도 가벼운 행보가 될 법도 하련만, 화창한 날씨와 트인 전망들조차도 무색하게 입구에서부터 마음이 무거워졌다. 동알오름에는 일제 강점기의 군사시설물이 있고 섯알오름에서는 4.3의 아픔이 서린 백조일손 유적지가 있기 때문이다.

알오름으로 이어지는 길은 제주올레(10코스)가 연계되고 있는데 시간적 여유가 된다면 송악산~알오름~알뜨르 비행장으로 이어가는 도보여행도 좋은 여정이 된다. 겨울의 중심이라지만 화창한 날씨는 계절을 외면하고서 지나는 발걸음에 도움을 줬다.

파란 하늘과 하얀 구름뿐만 아니라 맑은 공기조차도 마치 경쟁이라도 하듯 응원을 보내왔다. 돌아서서 주변을 전망하는데 산방산과 바굼지오름(단산)이 한 눈에 들어왔고 멀리 오름 군락과 열린 하늘은 언제나 한 폭의 그림을 그리는 대상이다.

동알오름은 낮은 산 체임에도 산과 하늘이 다 아름답게 보이게 자신의 허리를 아낌없이 내어줬다. 그러한 동알오름으로서는 자연 그대로 남아 있기를 원하겠지만 콘크리트와 문명의 이기를 짊어진 채 버텨나가야만 한다. 이상한 사람들의 위대한 실수와 어리석은 착각을 하는 일부 에 의해서 말이다.

일제시대의 아픔을 딛고 자연스러움을 갖춰나가고 있는 동알오름이건만 또 한 번의 수난을 맞아야 하는 것이다. 결국 우리는 남의 호텔 근처를 배회하면서 이 풍경을 바라봐야 하거나 아예 가려진 곳에 쪼그리고 앉아서 기웃거려야 한다. 정체성을 알 수 없는 변화에 외면으로만 일축하기에는 아쉬움이 너무 크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