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탐방) ”장어나 생선은 숙성시켜야 영양가가 높아지고 식감도 더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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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 탐방) ”장어나 생선은 숙성시켜야 영양가가 높아지고 식감도 더 좋아..“
  • 고현준
  • 승인 2023.07.17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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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나고야식 장어덮밥 전문 털보네 장원랜드 이대한 상무에 ‘셰프의 세계’를 듣는다

 

 

셰프의 세계는 어떨까..

최근 먹방이 많아지면서 누구에게나 꿈틀거리는 셰프에 대한 욕망이 생길 정도로 인기가 높다.

마치 예술가의 손으로 작품을 만들 듯, 셰프의 손길이 가미되면 먹음직스런 음식이 뚝딱 만들어지는 모습은 가히 경지에 오른 도의 세계를 보는 것 같다.

제주시 신제주에서 1100도로를 따라 올라 가다 보면 만나는 털보네 장원랜드는 숙성시킨 일본 나고야식 장어요리를 전문으로 하는 고급진 식당이다.

멀리서 보면 엄청 비쌀 것 같은 곳으로 보이가도 하지만, 실은 가격도 저렴하거나 적당한, 보통 사람들이 찾을 만한 식당이다.

장어요리만이 아니라 숙성시킨 생선으로 만든 스시는 물론 일본식 덮밥과 김치돼지고기 구이 등 다양한 음식을 만날 수 있는 드문 식당이기 때문이다.

이곳에서 대표 셰프로 일하고 있는 이대한 상무는 일본에서 정통으로 일본식 음식을 배워 온 음식에 관한 한 전문가다.

제주에 내려 온 지는 1년 밖에 안 됐지만 그의 음식을 대하는 태도와 조리 실력을 아는 사람들은 이미 단골이 되어 이곳을 즐겨 찾는다.

대학에서는 교수로써 음식에 대한 강의를 하고, 각종 대회에서는 시험관을 오래 맡고 있는 그는 이미 APEC 정상회의 때 열린 전국 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던 제주에 숨어있는 일본식 음식의 고수다.

그래서 그와 만나 셰프의 길은 어떤 것인지..그리고 제주에서 펼치게 될 셰프로서의 계획은 어떤 것인지 듣는 기회를 만들었다.

그는 제주특산물을 이용한 제주도만의 특색있는 요리를 개발하고자 하는 꿈을 꾸고 있다고 한다.

그의 제주에서의 다음 행보가 더욱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다음은 지난 7일 오전에 찾은 털보네 정원랜드에서 이대한 상무와 나눈 일문일답 내용이다.

 

셰프로 한 길만을 걸어 온 이대한 상무

 

 

- 이른 시간인데 많이 바쁜 것 같다..

“아침에 일찍 경매시장에 나가서 한번 보고, 가게에서는 또 하루를 준비하느라 아침이 좀 분주한 편이다. 그렇기 때문에 아침에는 일찍 일어나게 된다.”

 

-셰프의 세계를 궁금해 하는 사람이 많은데 셰프생활은 어떻게 시작됐나..

“20대부터 시작했다. 처음에는 롯데호텔 웨이터로 시작했다. 그러다가 일본사람 때문에 주방에 들어가서 일을 하게 되면서 셰프의 길로 들어섰다.”

 

-음식은 일본에서 배웠나,,

“그렇다. 일본에 약 7년동안 있으면서 많이 울고 많이 배웠다. 아무래도 이 일을 하려면 본고장에 가서 배우지 않고는 안된다고 생각했다.

일본사람들의 철저함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지만 조금이라도 실수를 하면 절대로 용서를 하는 법이 없었다.”

 

-어떤 곳에서 배웠는지..

“동경에 있는 긴자에서 벤케이라는 곳인데 당시 한국 롯데호텔 안에 일본식당이 2개가 있었는데 하나는 모모야마 또 하나는 벤케이가 있었다.

그 벤케이 본사에 있었다. 그곳 만이 아니라 두부 등 음식과 관련된 모든 일을 배웠다.”

 

-일본과 한국셰프 생활이 다른 점은..

“여러 면에서 많이 다르다. 첫째 마음 가짐부터가 다르다. 당시 한국에서 요리사라고 하면 비속어에 나올 정도로 낮은 대우를 받을 때다.

마치 못 배운 사람이나 하는 일이라는 의식이 팽배해 있었다. 그런데 일본에서는 그런 게 전혀 없었다.

한국에서는 남자가 주방에서 일한다는 자체를 이상하게 생각할 정도였으니 문화의 차이가 매우 컸었다.

지금은 많이 좋아졌지만 당시는 그런 일들을 견디기가 많이 힘들었다. 어디 가서 요리사라는 직업을 떳떳하게 밝히지도 못했으나 지금은 많이 달라졌다.”

 

-어떻게 극복했나..

“요리사라는 직업 한길을 걸어오면서 주위를 보면, 자기가 선택한 길이 옳다는 마음가짐으로 일을 하지 않으면 중간에 이직을 한다든지 하는 일이 벌어진다.

물론 주방 일은 힘이 드는 일이다. 청소에서 칼 가는 일까지 단계 단계를 열심히 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견뎌온 것 같다.”

 

-셰프 생활은 오래 했나..

“거의 40년이 다 돼 가는 것 같다. 시간이 너무 빨리 간 것 같다. 지금도 나이를 먹었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나이를 잊은 지가 꽤 됐다. 누가 나이를 물어보면 그때야 내 나이를 세게 된다.”

 

-털보네 장원랜드는 어떤 식당인가..

“털보네 장원랜드는 장어전문 요리점이다. 일본 나고야식 장어요리를 시츠마부시라고 하는데 이 요리 만큼은 제주에서 선두를 딜리는 곳이라고 자부하고 있다. 우리는 장어를 보통 활어로 먹는데 이 식당에서 제공하는 요리는 늘 활어를 잡아 숙성을 시킨다.

우리나라에서는 보통 산 채로 잡아 그 자리에서 구워 먹는 걸 최고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그 깊이를 들어가 보면 숙성시킨 후에 굽는 과정이 얼마나 좋은 지 알면 좋겠다.

식감이 부드럽고 또 건강에도 최고다. 숙성 후 생기는 영양가도 한층 더 올라간다. 우리가 생선을 숙성시킨다고 하지만 숙성을 시켜야 하는 생선이 따로 있다. 왜 숙성을 시켜야 하는지, 입에 들어가는 그 느낌부터가 다르기 때문이다.

우리도 활어를 잡아 제공할 수는 있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손님들이 촉감을 직접 느끼고 난 후 부터는 숙성 장어요리를 더 좋아한다는 점에서 이를 잘 알 수 있다.”

 

-일본에는 생선을 숙성시키는 문화가 따로 있다는 것인가..

“그렇다. 일본으로 가기 전까지 한국에 있을 때는 활어를 선호했는데 일본에 가 보니 전부 숙성시킨 음식들이었다.”

 

-이 식당의 대표적인 음식은 어떤 것이 있나..

“시츠마부시라는 장어요리가 메인이고 가장 많이 선호하는 음식이다. 지금은 많이 알려져 일부러 드시러들 오신다. 이외에도 손님들이 너무 좋아하는 숙성시킨 생선으로 만든 스시가 있고 카이센동이라는 해물덮밥이 있는데, 스시는 숙성을 많이 시켜 제공하기 때문에 손님들이 다들 좋아하는 메뉴 중 하나다.

활어를 드시던 분들도 이곳에 와서 드시고 나서는 음식에 자부심을 느끼게 된다고 말한다, 우리는 활어를 잡아 다시마로 숙성을 시키기 때문이다. 활어를 쓰지 왜 구태여 숙성을 시켜야 하느냐 라고 말하는 가끔 사람도 있지만 숙성시킨 고기와 활어는 맛에 차이가 많다. ”

 

-장원랜드는 생긴 지 멀마나 됐는 지..또 그동안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올해 2년째다. 오시는 분들은 꾸준하게 오신다. 시내와 떨어져 있어서인지 아직도 이곳을 모르는 분들이 많다. 와 보고 나서야 이런 곳이 있었느냐는 사람도 있다. “

 

-셰프의 길을 선택한 데 대한 후회는 없었는지..특히 그동안 있었던 기억나는 일들을 소개한다면

”나는 지금까지도 내 직업에 자부심을 갖는다. 한번도 잘못된 선택을 했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 특히 최근에는 부산에 있는 대학 조리학과에 나가 요리를 하면서 직접 강의도 하게 돼 보람이 더 커졌다. 그동안 시험감독관도 꽤 오래 해 왔다.

그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한국에서 APEC 정상회의가 열렸을 때 당시 전국 요리대회가 있었다. 당시는 우리나라의 양식, 한식, 중식 등 전 요리가 다 경연에 나섰는데 그 때 대상을 받은게 아직도 내 가슴 속에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다.

특히 개인적으로는 돌아가신 김종필 전 총재께서 내가 만든 요리를 즐겨 드셨고, 음식에 대한 칭찬과 함께 많이 아껴 주신 일도 고마운 기억으로 남아 있다.

 

-셰프의 자세는..

“이것 저것을 따지면 요리를 배울 수가 없다. 어디에서 일하건 자기가 직접 운영하는 식당으로 생각하는 마음을 자기 업무에 충실하는 게 프로정신이다.”

 

-어떤 보람을 느끼나..

“매상을 떠나서, 손님들이 내가 요리에 대해 맛있다는 평가를 해 줄 때 하루의 피로가 다 풀릴 정도로 보람을 느끼게 된다. 지금은 안 그렇지만, 예전에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불만을 직접 표출하는 경우가 많았다. 고객의 입장에서도, 우리나라 식당도 이제는 많이 성숙한 문화로 잡아가고 있다는 생각을 한다.”

 

-남은 계획이 있는지..

“내가 제주도에 내려온 목적이 하나 있다. 처음에는 나도 요리를 잘 만들어서 돈만 많이 벌면 되는 것으로 생각해서 시작은 했지만, 식당을 운영할 때 특별세무조사를 한번 받은 적이 있다. 요리를 해서 돈을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관리도 철두철미하게 해야 한다는 교훈을 그때 얻었다.

식당을 할 때는 가장 좋은 재료를 사서 가장 맛있는 요리를 제공하는 게 첫 번 째 목적이라고만 생각했다. 경매에서 나와 소비자들에게 넘어가기 전에 재료를 샀는데 그때 자료를 다 챙기지 못한 것이 실수였다. 후배 조리사들에게는 나중에 사업을 할 때 그런 점등을 세심하게 잘 살피라고 조언한다.”

 

-제주에는 언제 왔나..

”1년 됐다. 하지만 생선이 나오는 곳 외에는 아직 보지 못한 곳이 많다. 여행할 시간이 없을 정도로 바쁘게 살았다.

처음에는 지인의 소개로 왔는데 제주가 너무 좋았다. 그래서 제주에 내려가 제2의 꿈을 펼쳐보자고 해서 내려오게 된 것이다.꾸준하게 변함없이 꾸려가는 길이 성공의 길이라고 생각하며 지내는 중이다.“

 

-제주음식에 대한 평을 한다면..

”제주도에 온 후 아쉬운 점이 하나 있다. 제주도 특산물인 옥돔이나 자리 등 이들 특산물로 만든 음식을 하나 개발하고 싶다는 것이다. 물론 다른 음식도 좋은 게 많지만 제주도에 가면 이건 먹어야 돼 하는 그런 음식 하나를 꼭 개발하고 싶은 욕심이 있다.

일본에서는 두부요리만 360가지가 된다. 그런 요리를 만들어 내는 것을 보고 우리 만의 건강식도 새로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제주도는 관광지이기 때문에 그런 특산물로 만든 음식물 컨셉을 잘 갖춰놓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개인적으로 하게 된다.

예를 들면 자리(돔)의 경우 자리물회, 자리회로만 먹을 것이 아니라 자리돔 하나로도 얼마든지 많은 요리를 개발 할 수가 있을 것이다.

물론 제주도 고유의 전통적인 예전 음식문화는 지켜 나가면서 새로운 컨셉을 더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마지막으로.. 이건 꼭 하고 싶다는 일이 있다면..

”요리의 길을 걸어오면서 제주에서 앞으로 좋은 선, 후배들과 함께 제주도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는 일을 하고 싶다는 의지가 생겼다.

아침에 경매시장에 나가보면 제주도에는 물고기가 다양하지 못하다는 걸 느낀다. 비록 넉넉하지는 않겠지만, 제주에서만 나는 특산물을 이용한 요리도 함께 개발할 수 있도록 더 노력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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