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록담 마애명에 배비장전 주인공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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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록담 마애명에 배비장전 주인공이..
  • 고현준 기자
  • 승인 2013.04.10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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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포커스)한라산연구소 금석문 등 인문학적 조사 처음 시작

 

 

한라산 백록담과 탐라계곡 그리고 방선문 일대에 널려있는 마애명이 제주도의 새로운 명물로 부각됨으로써 또다른 연구과제로 떠오를 전망이다.

10일 한라산연구소(소장 양영환)에 따르면 그동안은 진행되지 않았던 한라산의 인문분야 연구를 제주도 최초로 지난해부터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한라산에 대한 자연과학분야의 연구는 그동안 지속적으로 이뤄져 왔으나 인문분야는 개인적 연구로 진행한 일은 많지만 도가 공식적으로 이를 추진하는 일은 처음이라는 것.

 

이같은 내용은 한라산연구소가 지난 2월 조사연구 발표한 '한라산의 마애명 현황'에도 그대로 담겨져 있다.

한라산과 평생 함께 해 온 한라산국립공원관리사무소 신용만 씨와 한라산연구소 고윤정 주무관과 등이 주축이 돼 진행한 이번 연구에서는 특히 한라산을 올랐던 등반로가 방선문-들렁귀-탐라계곡-백록담으로 이어지는 옛 한라산 등반구간에 대한 집중연구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백록담을 오르려면 현재는 성판악과 관음사코스를 통해서만 가능하지만 예전에는 주로 위와 같은 루트로 백록담을 찾았었다는 얘기다.

 

따라서 한라산연구소는 이번 조사에서 이 구간에는 98건의 마애명이 있는 것을 확인했다.

이중 백록담에만 30개의 마애명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는 것.

백록담 마애명은 주로 이곳을 탐방한 목사 등 사람들의 이름이 새겨져 있고(28건.89명) 그 주변 지형에 맞는 싯귀도 2건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제주목사나 유배인 그리고 정의.대정현감 등의 이름중에는 배비장전이 주인공이기도 한 조정철 목사가 유배왔다가 돌아간 후 다시 목사로 부임해 와 1811년 백록담에 올라 신미년이라는 간지를 적어놓아 이를 확인해 주고 있다는 내용도 들어있다.

▲ 방선문

또한 탐라계곡에는 4개의 마애명이 있고 영실지역에서는 1건도 발견되지 않았다는 점도 특이하다.

또 하나 특이한 점은 방선문계곡에 있는 마애명이 모두 64건으로 가장 많다는 점이다.

이중 이름을 새긴 것이 48건에 210명이며 5언율시 등 5건 등영구나 방선문 등 제액이 4건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내용에 대해 신용만 선생은 "이번 연구는 한라산의 인문학과 역사지리학적 접근으로는 처음 시도된 것으로 한라산 관련 역사지리학 연구를 확대하는 계기가 됐다"고 강조하고 "특히 마애명 조사를 기초로 향후 제주도의 금석문 연구에도 토대를 마련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평가했다.

▲ 백록담

이에 함께 연구를 진행한 교윤정 한라산연구소 주무관은 "이번 조사를 통해 얻어진 형황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올해안에 한라산천연보호구역내 주요 마애명지에 대한 탁본조사를 실시하고 별도의 학습책자를 발간할 계획"이라고 밝혀 한라산의 인문학적 연구에 박차를 가할 것임을 시사했다.


고 주무관은 “그동안 한라산에 대한 인문학적 연구는 개인적으로 이뤄져 왔으나 건수 등에 차이가 많아 한라산에 대한 것만이라도 확실히 조사하자는 뜻에서 이번 연구가 진행된 것”이라고 소개하고 "올해 본격적인 학술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마애각 조사를 하면서 금석문 연구에 단초를 제공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다며 석공 등 각수(돌에 글을 새기는 사람)에 대한 연구 등 세분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해서나 초서 그리고 돌에 글자를 새기는 방식 등 앞으로 연구해 나갈 분야도 많아 한라산에 대한 인문학적 연구에 새 지평이 열릴지 기대되고 있다.

따라서 한라산에 산재한 수십개의 마애명이 앞으로 국내 금석문 연구에 어떤 결과가 나올지 주목된다.

▲ 탐라계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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